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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초등생활이 그러했듯 너희들 또한

by 김지만


8살에 초등학교 입학한지, 20년 만에 다시 초등학교로 들어갔다.


교탁, 책상, 칠판 대부분 비슷했고, 어떤 부분은 조금씩 달랐다.


직업상 내 고객은 초등학생이다.

초등학생들로부터 이쁨받는 것이

나에게는 중요한 과제다.

앞으로 좋은 관계가 되고싶어서 그렇다.


그래서 이쁨 받는 방법을 연구해보았다.


1. 성적을 모른다.

2. 나중에 뭐할지 물어보지않는다.

3. 내가 아이들을 좋아하는 걸 본인들도 안다.

4. 관심분야를 잘 들어주고 적절하게 물어본다.



그리고 보건실 한 켠을 운동방으로 만들거나,

수업을 어떻게 더 잘해보려고 연구해보기도 했다.

혼자 있는 보건실이지만, 건너건너 함께 물어보기도 하고, 멘토쌤께 여쭤보기도 했다.


이렇게 귀여운 고객님들에게 선한 가치를 주려는 한편,

방학 때는 본가인 제주도에 내려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해외에 있는 여러 친구들을 만나러 다녔다.


내가 바라는 균형 잡힌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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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초등학교 때 선생님들을 보면서 선생님들이 멋져보였고,

매번 획기적인 행사를 열고, 기발한 발상으로 초등학생들인 우리의 관심을 휘어잡는 선생님들이야말로

그당시 우리들의 연예인이었다.


그들 중 아직까지 기억나는 선생님들이 있고,

그 분들이 평소의 말씀이나 행동이 아직까지 종종 행동에도 영향을 미칠 때가 있다.


어릴 때의 잔상은 굉장히 깊은 곳에 박혀서

학생의 모습을 서서히 바꾸는 것 같다.


하루하루의 변화는 눈에 띄지 않지만,

8살부터 13살까지 학생이 커나가는 걸 보면서,

예전엔 이랬는데 이렇게 많이 바뀔 수 있구나

를 몸소 느끼게 되기도 한다.


초등학생의 내가 그러했듯,

내가 본받을 만한 분들은 선생님들과 어른들이었기에,

이 학생들 또한

좋은 것을 보면서 영향을 받고,

나쁜 것을 보더라도 자신만의 렌즈로 잘 담아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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