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알쓸채은 Dec 02. 2023

평생 습관으로 이어지는 아이 루틴 만들기 실전편

지난번 글에서 아이의 루틴이 평생 습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아이의 식습관, 운동 습관, 독서 습관, 공부 습관, 기본 생활 습관 등이 어린 시절 부모가 만들어주는 루틴에 의해 긍정적으로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 저의 요지였는데요.



이 말씀을 드리고 보니 그래서? 어쩌라고?라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구체적인 방법을 짚어 드리지 않은 것 같아 이번에는 아이의 루틴 만드는 구체적인 방법 및 단계를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1단계. 부모가 생각하는 아이 루틴의 아우트라인 설정하기


어린아이의 루틴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른인 부모님의 아우트라인이 필요합니다. 바로 아이의 하루 루틴을 계획하지 말고 우선 부모님께서 우리 아이가 하루 루틴으로 실천했으면 하는 것들을 나열해 봅니다. 이때 중요한 건 아이의 성별, 나이, 성향 등을 고려하여 너무 무리하지 않게 그리고 구체적으로 나열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하루 그림책 2권 보기, 과자류 간식 1회 작은 소포장 1개만 먹기, 간식은 식사 후에 먹기, 하원 후 샤워부터 하기, 하루 10분 공부하기, 영상은 공부 후 30분만 보기, 하루 줄넘기 30번 하기 등.


아이의 평생 습관으로 자리 잡는 것과 이어지면 좋을 루틴들을 자유롭게 생각해 보세요.



2단계. 아이와 함께 하루 계획 세워보기


아이의 루틴 만들기에서 제일 추천드리는 방법은 아이와 함께 아이의 하루 계획표를 만들어 보는 겁니다. 앞서 1단계에서 나열한 루틴들을 대충 아이의 평소 일상과 부모님의 스케줄에 맞춰 대략의 하루 계획을 부모님께서 먼저 구상해 봅니다.


그리고 아이랑 놀이처럼 어릴 때 만들었던 동그란 생활 계획표를 만들면 됩니다. 컴퍼스를 사용하든, 종이를 잘라 컴퍼스를 만들든, 바가지를 엎어 놓고 동그라미를 그리든 아이는 동그라미를 그리고 그 동그라미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재밌어해요.


동그라미를 하나씩 쪼개면서 아이랑 무얼 할까 이야기도 나누고, 은근슬쩍 부모님이 생각하시는 루틴도 하나씩 끼워 넣으시면 됩니다.


단, 계획을 지키고 안 지키는 신경 쓰지 마세요. 일단 아이의 루틴을 짜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고 아이 스스로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아이의 메타인지도 발달할 수 있으니 계획표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가치를 가집니다.



3단계. 실천하기


제가 앞의 두 단계를 거쳐 현재 아이의 긍정적인 습관으로 만든 것은 잠자리 독서와 하루 10분 공부입니다. 사실 루틴이 어른도 마찬가지지만 시간에 딱 맞춰 지켜지기는 쉽지 않아요. 다만 오늘 해야 할 루틴들이 정해져 있으니 실행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어요.


저희 아이와의 루틴 중 짐자리 독서는 아이 4살 때부터 벌써 4년이 되었어요. 잠자리 독서는 아이에겐 일상이 되어 캠핑을 가도, 할머니 집에 가도 책을 챙겨갑니다. 그리고 침대에 누우면 저는 그냥 자고 싶은데 아이는 꼭 읽고 자자고 조릅니다.

 

하루 10분 공부는 6살 때부터 시작했으니 1년이 되어 갑니다. 이 1년 동안 한글도 제가 직접 가르치고 연산도 직접 엄마표로 가르쳤어요. 처음에는 막막했는데 하루 10분만 학습지를 하자라는 루틴을 만들고 한글 학습지 2 바닥, 수학 학습지 2~3 바닥을 하다 보니 이제는 엄마에게 편지도 쓰고, 더하기 빼기도 곧잘 합니다.



4단계. 적절한 보상으로 루틴이 지속되게 하기


지금 아이의 루틴을 만들어 주려는 목적은 초등 시절 좋은 루틴이 고등학교, 어른까지 이어져 아이의 좋은 습관을 형성하는 데 있어요. 그렇다면 이 루틴이 지속되는 게 관건입니다. 루틴을 어떻게 하면 지속할 수 있을까요?


방법은 루틴을 실천했을 때 보상을 주는 겁니다. 루틴은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습관과 달리 의식적으로 해야 하는 행동이기 때문에 이 루틴을 수행하는 뇌는 피로를 느낍니다. 쉽게 말해, 안 하고 싶은 거죠. 그런 뇌에게 루틴을 실천할 때 적절한 보상이 주어진다면? 뇌는 루틴을 즐겁게 여기고 다음번에도 실행하게 됩니다.


보상은 내재적 동기를 부여하는 것과 외재적 동기를 부여하는 것으로 나뉩니다. 내재적 동기를 부여한다는 것은 아이 스스로 그 루틴에 재미를 느끼고 성취감을 느끼고 하도록 하는 방법을 말해요. 칭찬 등으로 성취감, 자신감을 높여주는 거죠. 외재적 동기는 간식, 장난감 등 물질적 보상을 통해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보상은 외재적 동기보다 내재적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장기적으로 좋다고 알려져 있죠.


그런데요. 제가 해봤는데요. 내재적 동기 높이기가 보통의 아이들은 잘 안됩니다. 특히, 남자아이들의 경우 되는 아이들은 루틴이고 뭐고 없이 내버려 둬도 잘할 아이들이에요.


저희 아이는 몹시 평범하기에 외재적 동기 부여를 씁니다. 학습지를 다 하면 보고 싶은 영상을 일정 시간 보게 해 준다든지, 수학 학습지 한 권을 다 끝내면 아이스크림을 사준다든지. 하지만 외재적 동기만 불러일으키는 것은 매우 위험하기에 내재적 동기를 위해 잘했다는 칭찬도 듬뿍듬뿍해줍니다.



5단계. 엄마, 아빠가 좋은 루틴 함께 실천하기


마지막 방법이 제일 쉬우면서도 어렵습니다. 엄마, 아빠가 먼저 좋은 루틴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겁니다.


저희 집 아이 아침 등원이 참 힘들었어요. 일어나기 싫어서 울고 불고. 달래도 보고 혼내도 보고. 엄마, 아빠는 출근해야 하는데 여간 곤란한 게 아니었어요.


그러다 저희 부부가 새벽 기상을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웬일. 아이가 벌떡 벌떡 알아서 기상을 하는 거예요. 게다가 본인도 아침에 일어나서 학습지를 해보겠다고 하기도 하더라고요.


아이는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랍니다. 부모님 먼저 좋은 루틴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 세요. 좀 더 쉽게 아이의 루틴, 습관을 형성하실 수 있을 겁니다.



초등 시기 루틴 만들기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이 많다는 겁니다. 루틴의 양에 너무 집중하진 마세요. 시간이 많기 때문에 하루 1권 그림책을 읽어도, 하루 10분만 공부해도 쌓이면 어마어마해집니다.


하루 1권 x 365일 x 4년 = 1,440권


저희 아이가 읽은 책이 이미 1,440권이 넘네요.

티끌 모아 태산입니다. 우리 아이 좋은 루틴 만들기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해 보세요.  




이전 04화 아이의 평생 습관으로 이어지는 루틴 만들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