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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쓸채은 Nov 25. 2023

아이의 평생 습관으로 이어지는 루틴 만들기

요즘 루틴 만들기가 유행입니다. 여러 SNS에서 모닝 루틴, 운동 루틴, 독서 루틴 등의 이름으로 자신만의 루틴을 자랑하기도 합니다. 그럼 습관과 루틴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습관은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하며 저절로 익혀진 행동 방식을 말합니다. 반면 루틴은 특정한 작업을 실행하기 위한 일련의 명령, 프로그램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습관은 의도하거나 의식하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발현되는 것이고, 루틴은 의도와 의지를 가지고 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 자연스레 정수기 앞으로 가 물 한잔 마시는 행동은 습관이고, '아침에 일어나면 물부터 마셔야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정수기 앞으로 가 물 한잔 마시는 것은 루틴인 셈이죠. 이 말을 다시 생각해 보면, 좋은 루틴이 지속된다면 좋은 습관이, 나쁜 루틴이 지속된다면 나쁜 습관이 길러질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고등학생들 중 루틴에 의해 움직이는 아이는 드뭅니다. (공부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아이들 중에는 자신만의 루틴을 세우고 실천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대부분 습관으로 하루를 채우지요. 하고 싶은 일도 많고, 할 일도 많은 고등학생들은 하루 일과가 빠듯하다 보니 외부에서 주어지는 스케줄과 그날 수행해야 할 과제에 따라 무의식적으로 움직이는 아이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렇다 보니 자신의 몸과 마음에 배어있던 습관들에 따라 하루를 살아가게 되는 것이죠.


루틴이 오래 지속되면 습관이 됩니다. 고등학교에서 잘할 아이로 키우기 위해 예비 초등 시절,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부터 준비해야 할 것 중의 하나가 아이의 고등학교 시절뿐만 아니라 평생 습관으로 이어질 좋은 루틴을 만들어 주는 겁니다. 고등학생들을 지켜보며 생각한 좋은 루틴에서 시작해 아이에게 평생 습관으로 자리 잡아야 할 영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잘 먹고 잘 노는 습관(식습관, 운동습관)

2.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는 습관(독서습관, 공부습관)

3. 하루를 채우는 기타 생활 습관(정리, 위생, 시간관리 습관 등)



이 세 영역을 잘 엮어 아이의 하루 루틴을 만들어 주면 아이는 고등학교에서도 자신의 삶을 잘 꾸려나갈 아이로 성장할 수 있을 거예요.



  아이의 신체적 성장을 돕는 잘 먹고 잘 노는 습관 기르기


학교에서 점심시간이 되면 화장실 가는 척하며 교실에 일부러 들러 봅니다. 반 아이들이 점심 식사를 다 하러 갔는지 확인할 겸요. 늘 두세 명의 아이들이 남아 있습니다. 어떤 아이는 급식이 맛이 없다며 군것질 거리로 때우는 아이들도 있고, 어떤 아이는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다며 점심 식사를 거르기도 합니다.


몸무게의 약 2%를 차지하는 뇌가 우리 신체 에너지의 가장 많이 쓴다고 하죠. 공부하는 일이 몸 쓰는 일보다 힘든 일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양소는 섭취하지 않고 앉아서 공부만 한다면 공부가 잘될 리 만무합니다. 또한 식사를 거르는 아이들은 신체 활동에도 소극적입니다. 공부한다는 핑계로 하루종일 책상에 앉아 있기만 합니다. 많이 걷고 많이 움직여야 뇌가 활성화됩니다. 머리를 쓰지 않고 무작정 앉아서 읽고 정리만 하는 것은 공부라기보다는 노동에 가깝습니다. 잘 먹고 잘 움직이며 머리를 쓰며 공부해야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습니다.


예비 초등학생, 초등학교 저학년에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신체적 성장입니다. 신체적으로 성장하는 데 있어 고른 영양소를 섭취하고, 다양한 근육을 움직이며 몸으로 노는 것은 너무도 중요합니다. 제시간에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영양소가 낮은 과자, 불량 식품보다는 밥, 과일, 야채 등의 음식들을 챙겨 먹으려 하고, 하루에 일정 시간 걷거나 뛰고, 신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시간을 확보하고 루틴을 만들어 줘야 합니다.



  아이의 지적 성장을 돕는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는 습관 기르기


며칠 전 3학년 교실에 보강을 들어갔습니다. 수능이 끝나고 출석일수를 채우기 위해 학교에 나온 아이들이라 교실에 앉아 자유로운 시간을 보냅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스마트폰, 태블릿 pc를 보고 있습니다. 그중 단 한 명만이 책을 읽습니다. 수능 전이야 공부할 시간이 부족해 독서할 시간이 없었다 하더라도 수능 후에도 이렇다는 건 독서를 할 마음이 없다는 거겠죠. 어떤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이 아이들, 책과 가까이하기 힘들 겁니다.


독서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 데 있어 일상적인 일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 많이 읽으며 많은 지식을 접하고, 많이 생각할 수 있는 힘을 독서를 통해 기를 수 있으니까요. 워런 버핏은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읽기에 보낸다고 하죠.


독서는 말 그대로 습관이 되어야 합니다. 여유가 있을 때, 틈이 날 때 무의식적으로 책을 집어드는 삶이 되어야 하죠. 그렇게 되기 위해선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고, 뇌가 굳어지기 전인 예비 초등, 초등 저학년 시절에 독서하는 루틴을 만들어 주고 자연스레 책을 읽는 습관이 굳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예전 수능 만점자 중에 고3이 되었을 때도 학교에 일찍 등교해 책을 읽고 하루의 공부를 시작했다는 분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한 독서가 습관으로 자리잡지 않았을까 싶어요. 독서를 하는 모든 아이들이 고등학교에서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등학교에서 잘하는 아이들 중에 독서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은 본 적이 없습니다.


 

   아이의 풍요로운 하루를 만드는 기본 생활 습관 기르기


고등학교에서 아이의 기본 생활 습관 중에 두드러지게 티가 나는 것이 등교 시간과 정리 정돈입니다. 특히 지각의 경우에는 아이들 개인의 건강 문제, 내적 갈등, 가정 불화 등으로 인한 기상 거부로 인해 발생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지각하는 아이들이 계속 지각을 합니다. 이는 어린 시절부터 반복된 수면 시간, 기상 시간, 등교 준비 시간 등이 습관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잠자리에 늦게 드는 아이, 잠자리에 제시간에 들었지만 스마트폰, 게임 등으로 수면이 부족한 아이, 기상 시간 '5분만, 3분만' 하며 아슬아슬하게 기상하는 아이, 등교 준비 시간 거울을 보고 또 보거나 꾸물거리다 늦는 아이들이 그런 아이들입니다.


정리정돈의 경우 본인의 책상 주변, 책상 서랍, 사물함 등이 늘 산만한 아이들이 있습니다. 고등학교의 대부분 교과가 인쇄된 학습지들을 많이 배부하다 보니 학습지를 챙기고 분류하는 것도 일입니다. 일찍부터 정리하는 습관이 되어 있지 않은 아이들은 학습지를 잃어버리고, 학습지를 찾는 데에도 많은 시간을 낭비합니다. 등교 후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자신의 교복을 아무렇게나 벗어두고 교복을 찾아다니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이렇듯 등교 시간을 지키는 것, 자기 자리 주변을 정리 정돈하는 것들은 고등학생쯤 되면 이미 몸에 자리 잡은 습관으로 행하게 됩니다. 고치고 싶어도 쉽게 고쳐지지 않는 것이죠. 그렇기에 이런 사소한 습관들이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예비초등, 초등 저학년 시절에 잠자리에 드는 시간, 자기 가방을 정리하는 시간, 아침에 기상하는 시간 등을 배분해 하나의 루틴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인생을 하나의 직선이라고 본다면 아이들이 살아가는 하루, 하루에 행하는 사소한 행동들은 하나의 점입니다. 이 점들이 무수히 모여 아이의 인생을 완성하겠지요. 이 점들이 어떤 방향으로 찍히느냐에 따라 아이의 고등학교에서의 모습이, 성인이 되었을 때의 모습이 만들어집니다. 아이들의 삶이 보다 긍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작은 루틴을 만들어 주고, 지속하게 해 준다면 우리 아이들은 좋은 습관을 지닌 고등학생으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의 루틴 만들어 주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가 먼저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입니다. 부모와 함께 생활하는 아이들은 부모의 루틴과 습관을 따라 하고 배울 수밖에 없습니다. 부모의 식습관을 아이가 배우고, 부모가 책을 가까이하면 아이도 자연스레 책을 가까이합니다. 부모가 잠자리에 늦게 들면 아이도 늦게 잠자리에 들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의 평생 습관으로 이어질 좋은 루틴 만들기, 같이 시작해 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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