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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무게

후회는 그리움의 또 다른 이름

by Miracle Park

그리움의 무게

그리움은 보이지 않지만, 어깨를 누른다. 엄마가 떠난 뒤로, 세상이 조금 기울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얼굴이 사라졌다는 사실, 그걸 인정하는 데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어느 날은 괜찮을 줄 알았다. 엄마가 남긴 사진들을 보며
"아, 이런 추억도 있었지" 하고 미소 지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사진 속 웃음이 너무 생생해서, 그 웃음이 더 이상 현실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 순간마다 마음이 무너졌다.

엄마와의 마지막 대화를 떠올릴 때마다 "조금 더 따뜻한 말을 할 걸, 조금 더 안아줄 걸" 하는 후회가 찾아왔다.
후회는 그리움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놓쳐버린 순간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져,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반복되었다.

어떤 날은 바람이 불었다. 엄마가 좋아하던 꽃 냄새가 풍겨왔다. 그 순간, 문득 엄마가 그 자리에 서 있는 것 같았다.



엄마도 이 바람을 느끼고 있을까?



그리움은 가끔 이렇게 시간을 뛰어넘어
내게 말을 걸어왔다.

사람들은 말한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하지만 그리움은 시간을 따라 흐르지 않는다. 그리움은 오히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엄마와 보냈던 시간으로 돌아가 그 순간들을 끊임없이 꺼내 보여준다. 마치 잊어버리면 안 된다고, 그 기억을 꼭 간직하라고 말하는 것처럼.

그리움의 무게는 단위로 잴 수 없지만, 사랑의 크기만큼 무겁다. 엄마가 남긴 빈자리의 크기만큼, 그 빈자리를 채우는 기억의 깊이만큼. 그래서 그 무게는 가볍지도, 쉽게 사라지지도 않는다.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그리움은 고통스러운 감정이기도 하지만, 그 안에 따뜻함이 있다는 걸.
엄마를 사랑했던 마음이 아직 내 안에 살아 있기에, 그리움은 계속 내 곁에 머문다.


그건 엄마가 남긴 마지막 선물일지도 모른다.

엄마가 떠난 그날, 나는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그리움은 이별의 끝이 아니라,
사랑의 연장선이었다는 것을.


이 문장을 읽으며 엄마의 모습이 떠오른다면,
당신도 나처럼 그리움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무게 덕분에 우리는 사랑을 기억하고, 그 사랑으로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엄마가 내게 알려준 마지막 교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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