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관광객이 밟고 간 자리, 자연은 울고 주민은 신음한다

지금 제주에서 벌어지는 일들

by Miracle Park


# 환경파괴와 공동체 붕괴의 최전선, 제주

“어머, 제주도다! 너무 예쁘다!”
“바다가 진짜 미쳤다… 사진 한 장만 더 찍자!”
“카페 감성 대박… 여기 꼭 와야 돼~”



그렇게 관광객은 셔터를 누르고, 자연은 속으로 울었다.
한때는 ‘한국의 마지막 청정지역’이라 불리던 제주.
하지만 지금은 청정보다는 청소가 더 급한 섬이 되어가고 있다.



# “남는 건 인생샷이 아니라 쓰레기였다”

관광객이 많아지는 건 분명 좋은 일인 줄 알았다.
실제로 제주도는 지난해에만 약 1,400만 명이 다녀갔다.


제주 인구의 20배다.


그들이 하루 만에 남기고 간 쓰레기 양은?
하루 평균 1,200톤, 일주일이면 63 빌딩보다 많은 양이 바다와 숲을 향해 쏟아졌다.

특히 해안도로에 몰려든 캠핑족들,
밤새 삼겹살 굽고, 맥주 마시고, 아침엔 조용히 떠난다.
하지만 그 자리에 남는 건 캔, 비닐, 그리고 소주병이다.
제주 바다, 지금은 해조류보다 페트병이 더 잘 자란다는 말까지 나왔다.



# “도로는 넓어졌지만, 주민 삶은 좁아졌다”

관광객을 위해 숲은 밀려나고, 도로는 넓혀졌으며,
곳곳에 호텔, 리조트, 카페, 펜션이 빽빽하게 들어섰다.
하지만 이 속도전의 한가운데서 마을 공동체는 조용히 해체되고 있었다.

예전엔 마을 사람들이 같이 김장하고, 같이 바다 갔다.
지금은 옆집이 게스트하우스인지, 부동산 투자처인지도 모른다.


10년 전만 해도 물 좋고 사람 좋던 서귀포 어느 마을은
이젠 주민보다 단기 숙박객 수가 더 많아졌다.



# “돈은 돌고 있지만, 지역은 망가지고 있다”

카페 거리는 번쩍이지만,
그 카페의 수익은 대부분 ‘육지 사장님’ 통장으로 직행한다.


알바 자리는 늘어났지만, 농지와 주거지는 사라지고 있다. 지역의 진짜 주민들은 살 땅을 잃었고, 제주 청년들은 섬을 등지고 서울행 비행기를 탄다.

“관광객 많으면 좋잖아?”라는 질문엔
어느 할머니가 이렇게 대답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이제 나는 우리 동네 바다도 못 가. 자리 뺏긴 건 바닷가만이 아니여. 내 일상을 뺏겼지.”




# “우린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제주는 지금, 관광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파도를 맞고 있다. 하지만 이 파도는 누구를 살리고, 누구를 떠밀고 있는가?


지금 우리가 선택하지 않으면, 제주도는 더 이상 ‘지켜야 할 자연’이 아니라, ‘복구해야 할 사고 현장’이 될지도 모른다.

이제는 물어야 한다.


“우리는 제주를 소비하고 있는가, 함께 살아가고 있는가?”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