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신청
7. 비자 신청
준비할 게 너무 많아!
학교에서 입학 허가서도 왔고 학비도 납부를 했으니까, 학생 비자를 신청하는 게 다음 단계였다. 일전의 유학원에 비자 신청 대행도 맡기기로 했고, 대행비를 입금하니 앞으로 절차를 알려주셨다.
제일 먼저 해야 할 게 신체검사였다. 호주 워킹홀리데이 비자 신청할 때 검진을 받았던 신촌 세브란스 병원으로 가서 검사를 받아서 낯설지 않았다. 신체검사 비용은 18만 원이라고 알고 갔는데, 문제는 내 몸에 있는 타투였다. 타투나 피어싱이 있으면 일반적인 신체검사에서 피검사가 추가되었다. 전혀 모르고 갔던 터라 병원에서 추가 피검사를 얘기하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큰 추가 검사 외에는 큰 문제 없이 검사가 완료되었다. 영수증과 함께 검사 확인서를 받았다.
신체검사는 비자 신청의 첫 단계일 뿐이었다. 이 외에도 유학원이 보내준 질문 목록에 답변을 작성해서 보내야 했다. 대충 현재 거주지 영문 표기와 연락처와 이메일, 그리고 출입국 사실 증명서에 포함된 해외 방문 국가 및 방문 목적도 적어야 했다. 비자 신청하기까지 내가 어디서 무얼 하며 살았는지도 기재해야 했는데 직접 신청한 게 아니어서 어떤 쓸모가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리고 내가 준비해야 하는 서류들도 있었다. 유학원에서는 서류 목록을 보내주었고 거기에 맞춰 서류를 준비했다.
발급받아야 하는 서류 중 복잡했던 것은 영문 범죄 수사 경력 회보서였다. 캐나다 유학 이민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이 문제로 사람들이 골치를 많이 앓았다. 유학원에서 보낸 목록에 명기되어 있듯 실효형이 포함된 것으로 발급받아야 했는데 사실 실효형을 포함한 회보서는 개인 확인용으로만 사용해야 하고 타 기관에 제출하면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도 있는 서류였다. 이 서류와 비자 신청에 관한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어서 앞으로 비자 신청 서류가 바뀔 수도 있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내가 신청할 때는 아니었다.
어쨌든 해야 할 일은 해야 하는 거니까. 당시에 일하던 가장 회사와 가까운 마포 경찰서에 가서 무사히 발급을 받았다. 발급해주시는 담당자도 이미 알고 있었던 모양인지 지켜지지 않을 당부의 말을 얹으셨다.
"다른 기관에 절대 제출하시면 안 됩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범죄 경력이 있는 사람에게 비자 발급을 제한하려는 조치다.
여기에 더해, 나는 호주에서 약 1년가량 워킹 홀리데이로 체류한 적이 있어 호주에서의 범죄 수사 경력 회보서도 준비해야 했다. 이 서류를 떼느라 호주 경찰서까지 갈 수도 없고, 인터넷 곳곳을 뒤지며 방법을 물색했는데 다행히 유학원에서 방법을 알려주셨다. 호주는 온라인으로 신청해 발급할 수 있었고, 생각보다 절차도 어렵지 않았다. 온라인 신청이 잘 마무리되었는지 사뭇 걱정되긴 했지만, 열흘이 지나니 우편으로 서류가 도착했다.
그다음으로는 재정 서류를 준비했다. 내가 돈이 많아서 내 재정을 증명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사회초년생이라고 하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직장 경력도 없고 모아둔 돈도 빠듯하기에 가족의 힘을 빌려야 했다. 아버지의 재직 증명서와 잔액 증명서, 그리고 연금 납부 증명서 3년 치 등등을 부탁드렸고, 아버지와 나의 가족관계 증명서도 함께 떼서 영문으로 공증을 받았다.
웬만한 서류들이 다 준비되었고 가장 큰 산 하나, 영문 학업 계획서가 남았다. 다른 서류들과 마찬가지로 이 서류가 제대로 작성되지 않으면 비자 신청이 반려될 수 있다고 했다. 한국어로도 써 본 적이 없는 학업 계획서를 영문으로 작성하려니 막막함이 몰려왔다.
다행히 인터넷엔 많은 사람의 경험담이 담겨 있었다. 학업을 꼭 포함해야 하는 내용은 학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재정적인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왜 캐나다에서 공부하려고 하는지, 그리고 졸업 후에는 어떻게 할지 등이었다. 특히 졸업 후 계획은 반드시 '졸업 후에 고국으로 돌아와 배운 것을 잘 써먹겠다'는 내용으로 써야 했다. 내가 진짜 계획한 대로 졸업 후 캐나다에서 취직하고 영주권을 따겠다고 쓰면 반려될 수도 있었다.
아래는 내가 학업 계획서 초안을 작성한 것이다.
Dear Immigration Officer,
Hi, I’m *** planning to study in Canada.
When I was 12, I went to England for studying English and that was the first time to go out of my country. It was only 3 weeks that I stayed there, but what I got from there was more than just “to experience the World.” Since then, I’ve always wanted to go out the ‘bigger world’ and that’s why I chose this major, International transportation and Customs.
Canada is known for its marvelous nature and it is the main reason I decided to go to Canada. My parents took me camping when I was a little girl, and as I grew, I felt Korea is not enough for me. Right after I found those spectacular nature photos of Canada, I immediately fell in love with the country.
I put a extraordinary effort for going to Canada for the last 3 years. I worked really hard and at the same time I studied English as well. As I saved enough money for studying in Canada, my parents sent me huge support in both financially and mentally.
The program of this major provides me with a solid technical understanding and practical knowledge of international transportation, customs brokerage and international freight forwarding. I’m eager to learn these skill through the program. I worked at a trading company once for a short period and I found myself enjoyed work. Additionally I wished to learn more about those international business and global economy and I think this is the best choice for me to study in Canada.
As I mentioned before, I worked in a trading company so I’m sure I can study with a pleasure. I enjoy studying new things and learn really fast. I’ll prepare what I study before every class and review them after classes.
After finish this study, I would like to come back to Korean and work at international trading business between Canada and Korea.
이렇게 쓴 초안을 고치고 다듬어서 유학원에 제출하니, 유학원에서는 첨삭해서 비자 신청을 마무리해 주었다.
비자 신청을 마무리한 지 며칠이 지나자, 생체 인식 정보를 등록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서울 캐나다 비자 센터에방문 예약을 하고, 찾아가서 지문 등록하면 되는 거였다. 아주 간단하게 이 단계까지 거치고 나니, 바로 다음 날 학생 비자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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