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커피가 그립던 날들.
뜨겁게 끓인 물로 커피를 내린 날, 익숙하고 그리웠던 커피 내음이 풍겼다. 정성스럽게 담긴 한 잔의 컵을 바라보고 있자니 마음이 설레었다.
'따뜻한 커피, 얼마만이야.’ 컵을 마주하려던 찰나.
"으앙으앙으앙으앙으앙" 애절한 알람 소리가 나를 현실로 불렀다.
그때부터 나는 조금씩 깨달았는지 모르겠다. 차갑게 식은 커피를 마시는 날처럼 내가 원하던 일들을 포기해야 할 순간이 생길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모두가 짐작하듯 아이로 인해 나의 삶은 큰 변화를 맞이했다.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던 우주는 아이를 중심으로 움직였고, 엄마라는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은 후 반강제적으로 충실히 살아가기 위해 노력했다.
물론 이런 급작스런 변화에 참을 수 없을 만큼 견디기 힘든 날도 있었다. 하지만 모든 일에 밝음과 어둠이 존재하듯이 상상하지도 못한 경험을 안겨 주던 날도 분명 있었다. 어느덧 엄마의 하루가 차곡차곡 쌓인 지 926일, 아이를 키우는 일이 생각보다 꽤 괜찮은 경험이란 걸 서서히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