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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삶, 질문

#11

by 복지학개론

누군가에게 질문을 한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

그 관심이 적당하면 감사하지만 과하면 화가 된다.

뭐든 적정선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질문은 새로운 정보를 얻기 위해 시도하는 것이고 새로운 정보의 습득에 따라 말과 행동은 달라지게 된다.

간혹, 사람들과 소통이 없는 특정 상대방의 사정을 물어보고 긍정의 대답을 얻게 된다면 특정 상대에게 다가가려 노력한다. 만일 돌아온 대답이 부정적이라면 사람들은 특정 상대를 피하려 할 것이다.

만일 가족관계에서 이런 정보를 얻기 위해 질문을 해야 하는데 전혀 하지 않고 지내는 사이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무관심인가 무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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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하자는 겨?"





성장이 늦는 아이를 자녀로 둔 부모에게 주변 사람들은 질문을 던지곤 한다.

"아이는 왜 그래?"

"언제부터 그랬어?"

"좋아질 수는 없는 거야?"

기타 등등... 되려 어떨 것 같으냐고 물어보는 경우도 있을 정도였다.

그런 게 싫다기보다 어떤 선입견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싫었고 그들이 나에게 나름의 벽을 쌓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물론 이 느낌은 나 혼자 가지는 감정이었지만.

아무튼,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와 갑자기의 소식을 전해 듣고 비슷한 질문들을 해온다.

그런 일이 자꾸 벌어져 이제는 그러려니~ 하며 넘기지만 나에게 절대 질문을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아주 가까이 있고 나와는 피로 이어진 사람.

바로 큰 아들이다.

하루는 내가 먼저 큰 아들에게 물었다.

"아들, 너는 왜 동생에 대해 묻질 않니?"

내 이야기를 들은 큰 놈이 별일 아니라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한다.

"애기니까."

우리 부부는 갑자기를 항상 아기라고 부르고 있고 큰 놈에게도 애기라는 말은 동생 갑자기를 수식하는 단어가 되어버렸다.

"그래도 동생이 말도 못 하고 자꾸 때리고 하는 행동이 이상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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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큰 아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평온한 표정으로 대답한다.

"애기니까."

혹시 7살이나 된 동생이 진짜 아직도 갓난아기로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의심이 되기 시작했다.

"아들, 혹시 동생이 갓난아기처럼 느껴지거나 뭐 그런 건 아니지?"

"에이~ 갓난아기가 어떻게 저렇게 걸어 다녀. 동생은 아직 어린 아기라는 뜻이지."

휴... 나이에 대해 헷갈리고 있는 것은 아니라 다행이었다.

"너는 동생이 빨리 말했으면 좋겠지?"

"응, 그래서 같이 게임도 하고 싶은데. 애기는 말이 너무 늦어!"

"동생이 말이 너무 느려서, 한~ 참 후에 말문이 트여도 미워하지 않을 거지?"

"당연하지, 애기니까."

"......"

어려서부터 동생을 참 예뻐라 하며 말 못 하는 동생과 놀아주겠다고 애쓰던 녀석이다.

너무 빨리 어른이 된 것은 아닌지 안쓰럽기만 하다.

큰 녀석에게는 바라는 게 없다.

그저 튼튼하고 건강하며 올바르게 성장해 주길 바랄 뿐이지.

그런데 나도 사람인지라 그런 큰 놈에게 바라는 걸 꼭 굳이 꼽으라 하면...

훗날 동생의 상태를 알게 되었을 때, 내가 다시 한번 괜찮으냐고 물어보게 돼도 이렇게 대답해주길 바란다.

.

.

.

"아들 동생은 이렇고... 저렇고 해서... 괜찮아?"

"응, 애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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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울리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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