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참을 인(忍) 세 번이면 살인도 면한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내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면, 나는 늘 참기만 했다.
사실 참았다기보다, 그저 그 상황이 두려웠던 것 같다. 누군가 나를 미워하지 않을까, 뒤에서 내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까 늘 신경 쓰는 아이였다.
그러다 보니 장사를 시작하고 나서도 마음가짐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모든 손님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웬만하면 참아야 한다."
그렇게 스스로 다짐하며 버텼다. 하지만 억지로 누른 감정은 결국 병이 되어 돌아왔다. 마음은 점점 메말라 갔고, 어느 순간부터 나는 과격하게 변해 있었다.
사소한 말에도 짜증이 치밀었고, 누군가 툭 건드리면 금세 불같이 화를 냈다.
손님들에게 불친절하게 굴 때도 많았고, 당연히 그런 소문은 사장님 귀에 들어갔다.
혼나는 날이 이어졌지만 이상하게도 달라지지 않았다.
작은 일에도 수십 번 ‘참을 인’을 새기다가, 결국은 폭발했다. 늘 인상을 찡그린 얼굴, 터져 나오는 고성, 그리고 그 뒤를 따라오는 깊은 후회.
화를 다스리지 못한 날이면 가게 뒤편에서 벽을 주먹으로 치거나 문을 발로 걷어찼다.
손발은 금세 도라에몽처럼 부어올랐고, 상처가 늘어갔다.
깁스를 한 채 일한 날도 많았다.
지금 돌아보면 참 어리석은 일이지만, 그 당시의 나는 그 방법 말고는 다른 해소법을 몰랐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내가 미쳐버릴 것 같았으니까.
문제는 그 뒤였다. 감정의 불길이 꺼지고 나면, 고통과 함께 밀려오는 후회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 상황에서 조금만 더 참았으면 됐을 텐데.”
“도대체 나는 왜 이 난리를 치는 걸까.”
퉁퉁 부어오른 손, 나무껍질처럼 거칠어진 손등을 바라보며 스스로를 한심하고 쓸모없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나는 그저 남들처럼, 딱 보통만큼만 되고 싶었다. 덜도 말고 더도 말고, 평범한 사람으로 살고 싶었는데 하지만 내 모습은 언제나 남들보다 뒤처지고 모자라 보였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후회로 가득 찬 날이 지나면 또다시 같은 일을 반복했다. 습관처럼 가게 뒤편에서 주먹을 휘두르는 내 모습을 발견할 때마다 마음 한편이 시렸다. 나는 왜 끝내 그 악순환을 끊지 못했을까.
그 순간적인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그저 뿜어내야만 했던 어리숙한 사람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