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중 모래성 16화

모래성(2)

by 김흑곰

약을 먹으면서 잠에 든 지 며칠이나 지났을까

효과는 생각보다 좋았다.


도중에 깨어나지도 않고 악몽이나 불안감 없이 밤을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었다.

약을 먹고 자면 거이 12시간은 넘게 정신이 몽롱해지고 자꾸만 눈이 감겼다.

일을 하다가 사람이 선채로 잠들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그렇다고 약을 안 먹으면 불안감에 잠에 들 수도 없었다.


결국 병원에 다시 연락해서 수면제를 빼고 복용하기로 했다.


수면제를 빼서 그런지 잠은 오지 않았지만 적어도 전보다 내 불안감은 덜했다.


'그래 이 정도로 만족하자'


밤은 정말 고요했다. 간혹 지나가는 차소리만 들릴뿐

뭔가 그 고요함이 싫었던 거 같다.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무서웠다는 게 맞겠지


그 늦은 시간에 전화하거나 이야기할 사람도 없었고 뭘 할까 하다가 태블릿으로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틀었다.


노래를 들으면 어떤가 했지만 그냥 노래 말고 사람들 이야기하는 소리가 듣고 싶었다.


뭘 볼까 하다가 문득 괴담이 보였다.


괴담은 그냥 몇 시간씩 나오기 때문이었을까? 그걸 틀어놓고 눈을 감고 있었다.

웃기는 소리 같지만 들리는 건 무서운 이야기였지만 그냥 그게 나에게는 백색소음 같았다.


그렇게 몇 시간을 틀어 놓고 있으면 이따금 잠에 들 수 있었다.


만약 괴담을 틀어도 잠이 안 오는 날이면 더욱 글을 쓰곤 했다.


맘에 안 들어서 대부분 누군가에게 보여주지도 않고 다음날이면 지워버리곤 했지만 그 순간만큼은 나름의 위로가 되었다.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있는 거보다 차라리 그게 더 좋았으니깐


나는 그렇게 겨우 겨우 읽고 긴 밤을 나름대로 보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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