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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실 Nov 01. 2020

그대 부디 누군가의 그늘이어라

마지막 이야기

나는 아이들이 언제든 찾아 와 쉬어갈 수 있는 그늘이 되고 싶어. 그림자 말고.


그림자는 뭐고, 그늘은 뭔데? 비슷한거 아니야?


그림자는 가려진 존재고, 그늘은 그저 빛이 닿지 않는 부분이지. 


그러니까 그 차이가 대체 뭐냐고.


그늘은 빛이 닿지 않는 어두운 부분일뿐이지만, 그림자는 빛을 가린 물체 때문에 생기는 '검은 그늘'이잖아. 

잘 생각해봐. 보통 쉬고 싶을 때 사람들이 찾는건 그늘이야, 그림자가 아니라. 그늘은 자기가 빛을 받진 못해도 자기를 찾아온 사람들에게 쉬어갈 곳이 되어주거든. 결국 스스로 어두워짐으로써 누군가를 밝혀주는거지.


그럼 그림자는?


그림자는 물체가 없으면 사라져버려. 스스로 존재할 수 없는거지. 빛을 가리고 있는 물체에 의해 모양이 결정되는게 그림자니까. 언제나 빛이 있는 곳에 존재하지만 실상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것.  

그러니까....이 세상에 그림자여도 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서로가 서로에게 그늘이 되어줘야하는거지. 


막막한 현실과 공고한 차별의 벽 앞에서 치열하게 분투했을 당신 

때때로 몰아치는 그림자 취급에 남몰래 눈물도 흘렸을 당신

지금도 부던히 누군가의 그늘로 애쓰고 있을 이름 모를 당신에게,

뜨거운 안부를 전한다. 


그리고 치열한 당신의 오늘을 응원한다.

그대 부디 누군가의 그늘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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