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가 된다
막내 소짜는 북클럽을 하는데,
어린 왕자가 이 달 책으로 선정되었다.
책을 읽어 가다가,
내게 어린 왕자가 작가냐고 물어왔다.
책을 읽다가 중간에 물어보기는 처음이고,
어렵다고 해설을 찾는 것도 처음인듯하다.
그러다가 잠자리에서 조용히 흐느꼈다.
엄마가 죽는 것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했다.
딱히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어린 왕자를 읽으니, 그런 생각이 든다고 했다.
나는 소짜를 안아주며,
사람은 슬플 수도 있고,
그 슬픔이 이유를 모를 수도 있는데,
그것도 삶의 한 부분이고,
엄마가 죽고 난 후에도
Life goes on..이라고 말해 주었다.
최근에 박구용 교수가 어린 왕자에 대해
라디오 프로에서 해석한 말을 인상 깊게 들었다.
그 밑천으로 소짜에게
애 어른 할 거 없이 인간은 경직되면 말짱 황이니,
열린 마음에 관한 조언도 이 책에 포함되었다고 했다.
그렇게 흐느끼는 소짜를
조금씩 슬픔에서 조심조심 한 걸음씩 떼어 놓았다.
언젠가
진짜 슬픔을, 상실을, 아픔을..
피하지 못할 사람의 희로애락을..
닥치고 맞이할지라도,
아직은 어린 소년이니까,
이 밤의 눈물은 몇 방울로 족하다.
나는 조곤조곤 사람의 결과 취향이 비슷한 우리는
베스트프렌드라서 다행이라는
이상한 어린 왕자의 결론을 내렸으며,
어린 왕자의 결말이 자살을 암시한다는 해석은
게으른 작자들의 쉬운 리뷰라고 일축했다.
소짜는 엄마의 삼 형제 중에
자신이 베스트프렌드로 선정된 것에 기쁜 듯했다.
그리고 진짜 비밀이라며,
최근에 생긴 자신의 몸의 변화를 말해주었고,
털어놓으니 마음이 가볍다며, 새근새근 잠이 들었다.
#어린왕자
#어린왕자는_아리다
#아려야_어린왕자다
#아이들은_자라고
#내가_했던_질문을_하지
#우리엄마는_더_멋진_답을_했었는데
#난_목요일이면_옥장판위에서_이런글이나_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