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식당 찾아 삼만리? 아니 단순 채식자연식 집밥 한 접시로
오늘 저녁은 손님들과 함께 순식물식 한 접시로 먹었다. 글벗 희연, 수환, 연선, 유진 그리고 숙덕, 이렇게 6명이 우리 집에서 밥을 먹었다. 채식자연식을 추구하면서 손님 대접이 단출해졌다. 어차피 요즘 사람들은 나가면 온갖 화려한 것 먹고사는 걸 모르는 바 아니다. 그래서 나는 우리 집에서 밥 먹게 되는 경우 화려하게 차리려 전혀 애쓰지 않게 되었다. 평소 내가 먹듯 맑고 가벼운 채식 한 접시면 족하다.
현미잡곡밥에 병아리콩 넣은 채소토마토카레가 주식이다. 그 곁에는 들깻가루 넣은 무청찜, 총각김치, 밤마늘조림, 채소샐러드다. 뷔페로 손님들이 먹고 싶은 만큼 자기 접시에 담아 먹게 했다. 미역국은 따로 한 공기씩 먹었다. 내 입엔 세상 균형 잡힌 맛과 영양 구성이다. 채식만으로 무슨 맛으로 먹느냐는 사람을 종종 만나는데, 이 풍부한 맛의 세계를 몰라서 하는 소리겠다. 그런 소리 없이 맛있게 먹은 벗들이 고맙다.
오늘 사용한 식재료 중 새로운 발견은 멕시코감자 히카마다. 본오동 로컬푸드 매장에서 처음 보고 낯설어서 사 봤다. 굵은 팽이를 닮은 누런 뿌리인데 껍질을 손으로 벗기면 새하얀 속살이다. 야콘처럼 아삭거리는데 무와 감자와 야콘을 섞은 맛이랄까. 생으로 채소들 섞어 샐러드도 하고 미역국에도 조금 넣어 봤다. 익히기보단 내 입엔 생으로 먹기 딱이다. 잘라서 아삭아삭 조리 없이 즐길 식재료 하나 추가됐다. 유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