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돌봄 팁, 때론 거절과 거리두기가 관계와 나를 살린다!
7월 말 8월 초 휴가기간이 끝나가고 있다. 장기 프로젝트 울림 돌봄 글쓰기 강좌 진행도 쉬어 갈 수 있었고 짧은 여행도 할 수 있었다. 영화 토론과 돌봄 글쓰기 강좌 4강 PPT자료를 준비하며 '자기 돌봄'을 즐길 수 있었다.
돌봄 제공자의 삶에 익숙한 여성에게 자기 돌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친 주제가 아니겠다. 온 세상을 다 돌보고 구원한들, 일을 아무리 잘한다 칭송받은들, 자기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인가. 자기 돌봄은 평생 배워야 할 주제다. 중년 여성의 자기 돌봄 이야기를 크게 4가지로 갈래로 정리해 보았다. 몸 돌봄, 마음 돌봄, 관계 돌봄, 그리고 의미 돌봄.
하다 보니 새삼 자기 돌봄에 글쓰기의 힘과 효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음 돌봄에도 관계 돌봄에도 의미에도 다 글쓰기가 들어갈 수 있어서다. 글쓰기를 흔히 마음 근육 기르기라고 한다. 마음에 쌓인 찌꺼기는 털어내고, 마음을 새롭게 하고, 치료하고 강하게 하는 글쓰기의 힘이다. 글쓰기는 삶을 정리하고 의미를 발견하게 한다. 나를 알게 하고 나로 살게하는 힘이다.
내가 하고많은 활동 중에서 글쓰기에 재미를 들인 건 기적이고 복이고 하늘의 선물이라 생각한다. 돈도 안 드는, 내 맘대로 자유롭게, 누구의 뜻에 휘둘리지 하고 않고 할 수 있는 일이다. 취미이자 일이자 경제활동이면서 자기 돌봄이 되고 치유와 변화와 자아 확장이 되는 글쓰기. 내가 나이 먹을수록 더 좋아하며 하는 글쓰기. 쓸수록 나를 만나고 더 자유를 누리게 하는 글쓰기. 복을 다 셀 수가 없다.나는 전생에 나라를 몇 개 구한 게 틀림없다.
글쓰기가 몸 돌봄에도 속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편의상 안 넣었지만 글쓰기가 내 몸을 더 건강하게 돌봐 주었다 말하겠다. 몸 돌봄과 글쓰기는 서로 돕는 관계 아닐까. 무라카미 하루키나 김훈 등, 글쓰기를 규칙적으로 꾸준히 하는 작가들 치고 몸 건강 돌봄에 철저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몸을 돌보는 게 글쓰기와 연결되니까. 새로운 몸이 마음을 새롭게 하고 글을 쓸 근육이 되니까 말이다.
자기 돌봄을 위한 팁, 내 나름 정리해 본 강의 자료다.
1. 몸을 위한 돌봄
기본 체력 관리: 매일 30분 이상 걷기, 가벼운 근력 운동.
식생활 관리: 자연식물식, 가공품 최소, 수분 관리.
기본 루틴 관리: 수면, 규칙, 몸의 회복 루틴 관리.
2. 마음을 위한 돌봄
정서 기록하기: 일기, 글쓰기, 미련과 찌꺼기 비워내기.
새로운 배움: 악기, 외국어, 글쓰기 등 뇌 자극 활동.
나만의 즐거움 목록: 좋아하는 카페, 영화, 글쓰기, 여행.
3. 관계를 위한 돌봄
건강한 경계 세우기: 가족·친구 무리한 요구 거절하기.
세대 교류: 손주·후배·젊은 세대와의 소통과 교제 관리.
성찰적 관계 정리: 배움 활기 관계 유지. 피로 관계 거리 두기.
4. 의미를 위한 돌봄
삶의 기록 남기기: 자전적 에세이 쓰기. 가족사, 앨범 등 정리.
사회적 기여와 가치관: 봉사, 재능기부, 신앙 신념 등 재점검.
작은 목표 세우기: 한 달, 한 해, 하고 싶은 일 프로젝트.
자기 돌봄, 이건 나이 먹을수록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 하겠다. 내 맘이 편치 않으면 온 세상을 얻은들 우슨 유익이겠는가. 내가 원치 않으면서 어, 어, 상황과 사람들에게 떠밀려서 어쩔수 없는 결정을 한다거나, 불편하고 부담이 되는데도 체면 상 유지하는 관계, 이런 건 앞으로 벌고 뒤로 밑지는 장사다. 내 마음이 원하는 소리를 듣고 따라야 한다. 거절하고 끊어내고 비우는 자기 돌봄, 내가 쫌 한다. 며칠 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 당장 인심 나빠 보일지라도 무리한 요구는 거절하는 용기, 내 의사를 분명히 드러내 말하는 자기 돌봄이었다.
이미 하고 있는 한 토론 모임에서 공부 모임을 하나 더 만들면 어떤가 하는 제안이 있었는데 내가 거절했다. 열심히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 중심으로 어떤 주제의 책을 읽고 스터디하자는데, 지켜보니 내가 맡아 달라는 분위기였다. 책을 더 읽고 공부를 더 하겠다는데 취지야 나쁜 게 아니었다. 그러나 내 형편에서 규칙적인 모임 하나 더 늘리고 책임 맡는 게 맞나?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라는 게 내 마음의 소리었다. 좀 더 논의해 보거나, 더 하고 싶은 사람들끼리 하라고, 내가 다 맡을 이유는 없다는 게 내 마음이었다.
작가 활동가로 살다 보니 책 모임 글 모임이 많다. 고정 매달 한 번 진행하는 게 5개인데, 비정기적으로, 강사료 받는 활동에 고정 원고까지 한 주 빼곡하게 소화하는 경우가 있다. 몇 해 전부터는 모임 수 늘지 않도록 신경쓰게 되었다. 너무 바빠 읽고 쓸 시간 부족한 작가, 끔찍하다. 분주하고 스트레스가 되고 삶의 질이 떨어지면 말짱 꽝 아닌가. 자기 돌봄에 거절, 잘라 내기, 거리 두기, 중요하다.
용기 내어 거절한 내가 좋다. 내 마음을 정직하게 고백하는 것 말곤 선택지가 없었다. 모든 걸 내가 다 할 이유가 없고말고. 좋은 취지라도 제한된 시간에 취사선택 집중하며 살아야 오래 간다. 오해 없이 내 거절이 받아들여진 것도 고마웠다. 거절 한 번 할 때마다 내가 너무 맘에 들고 더 좋아지는 건 뮐까. 자기 돌봄을 잘 하며, 결코 끌려다니며 살고 싶지 않으니까. 나같이 사람 좋아하고 관계망 있는 사람은 나이 먹을수록 이런 자기 돌봄이 중요하다. 허명에 속지 말고 불편해도거절하는 용기가 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