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 2) 투고 vs 제안받기
2019년, 처음 브런치에 글 올릴 때만 해도 브런치스토리를 통해 출간하게 될 줄 몰랐습니다. 출판하려면 이미 유명하거나, 투고한 이후 출판사의 선택을 받아야 출간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죠. 하지만 브런치를 시작하고 생각보다 꽤 많은 제안을 받아서 놀랐습니다. 다양한 매체에서 협업 요청을 받기도 하고, 여러 출판사에서 출간 관련 미팅 제안을 받기도 했지요. 그리고 운이 좋게 한 출판사와 연이 닿아 첫 책을 출간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제안을 받지 않고 출판사에 투고했다면 과연 출간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도 합니다. 출판도 사람이 하는 것인지라 기업 인사 채용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기업마다 선호하는 인재상이 다르고 면접관마다 평가하는 관점이 다르듯, 자신과 합이 맞는 출판사와 이어지기란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물론 기획안이 특출나게 매력적이거나 원고가 경쟁력 있다면 출판사에 적극적으로 투고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투고한 이후에 연락 오는 출판사가 여럿이라면 계약할 때도 우위에서 협상해볼 수 있지요.
하지만, 아직 작품에 대한 확신이 적고, 어떻게 기획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했다면 브런치스토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보기를 추천합니다. 아쉬운 점도 일부 있지만, 여전히 브런치스토리는 초보 작가 글쓰기에 최적화된 플랫폼이라 생각합니다. 글을 올리며 대중의 반응도 바로 체크해 볼 수 있고, 운이 좋은 경우 제안을 받아 출판하거나 다른 협업 기회도 생길 수 있지요.
브런치스토리를 통해 출간하고 싶다면, 특히 아래 세 가지를 염두에 두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STEP 1. 구독자 수 늘리기
이전에 유퀴즈 프로그램에 출연한 하이브 방시혁 의장이 했던 말이 있습니다. BTS 홍보에 '유명해서 유명한' 전략을 썼다는 건데요. 사람들은 '유명하니까 나도 봐야지.'의 심리가 있기에, 다양한 수단을 활용하여 일단 유명해지기 전략에 집중했다고 합니다. '도대체 BTS가 누구길래 그렇게 유명해?'라며 궁금한 대중들이 찾아보고 관심을 가지며 더욱 바이럴이 될 수 있었다는 거죠. 유명할수록 더 유명해지는 효과입니다.
브런치스토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래도 편집자가 신인 작가를 발굴할 때는 구독자 수가 중요하기 때문이지요. 구독자 수가 늘어날수록 협업 제안이 더 많이 들어옵니다. 제 경우에도 출간이나 협업 제안을 했던 곳에서 '구독자 수'가 많아서 컨택했다는 말을 종종 듣곤 했고요.
많은 구독자 수는 신규 구독자 확보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이미 유입된 구독자 수를 기반으로 해서 새롭게 유입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우리가 유튜브 구독자 수를 통해 유튜버의 이미지를 인식하고, 조회 수로 컨텐츠에 신뢰를 갖듯이, 브런치스토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구독자 수가 많은 작가와, 조회 수가 높은 컨텐츠는 누구라도 일단 관심을 갖게 되지요. 그렇다면 어떻게 구독자 수와 조회 수를 늘릴 수 있을까요?
STEP 2. 일단 뭐든 써서 올리기
진부하지만 일단 뭐든 써야 합니다. 그리고 쓴 글을 주기적으로 업로드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매주 2회 포스팅이라는 저만의 규칙을 설정해두고 있습니다. 뭐든 규칙적으로 써서 올려야 하는 이유는 어느 글의 반응이 터질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과 대중의 반응은 다를 수 있고요. 가수 성시경 유튜브에 JYP 박진영이 출연해서 했던 말이 있습니다. 음악 작업 이후에 본인이 좋다고 느낀 작품이어도, 반응이 영 별로다 싶으면 바로 접는다는 말이었죠. 철저하게 대중 중심으로 움직이기에, 그렇게 좋은 아웃풋을 낼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제 경우 가장 반응이 좋았던 컨텐츠는 의외로 주식 투자 관련 글입니다. 현재 누적 조회수 Top 10 중에 8개가 모두 투자 관련 글이지요. 특히 코로나 시기 투자 붐이 일어나며, 투자 콘텐츠의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조회수가 급등하며 구독자 수도 증가했고요. 십만이 넘는 조회수도 그때 처음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투자 관련 글은 브런치 메인 화면에도 종종 게시되곤 했습니다. 투자라는 소재가 브런치에서 상대적으로 희소한 영향도 있는 듯합니다. 이렇게 운 좋게 메인에 게시되고 나면 다른 글의 조회 수와 구독자 수에도 파급 효과를 주게 되지요.
STEP 3. 비슷한 성격의 글끼리 그룹핑하기
처음 작업량이 적을 때는 무조건 많이 쓰는 게 중요하지만, 어느 정도 분량이 쌓였다면 비슷한 성격의 글끼리 그룹핑해야 합니다. 추천하는 방법은 큰 카테고리 별로 매거진에 분류하여 글을 발행하는 거지요. 제 경우에는 크게 '일(흔한 job생각/ 흔한 job담소), 인생(흔한 life생각), 글쓰기(난생처음 출간기/ 보통의 글쓰기/ 흔희의 독서처방전), 투자(흔희로운 투자일기)'의 네 가지 매거진으로 나누어 포스팅하고 있습니다. 매거진에 분량이 좀 쌓였다면 갈무리하여 브런치북으로 발간해 볼 수 있습니다.
사실 가능하다면 가장 좋은 건, 어느 주제에 대해 연속성 있는 글을 업로드하는 겁니다. 중구난방 테마로 쓰기보다는 한 가지 주제를 잡아 집중적으로 쓰는 것이 출간에는 더 유리합니다. 이전 포스팅에서 기획력 좋은 글쓰기를 추천했듯이, 확실히 처음에 방향을 잡고 체계적으로 글을 쓰면 전체 완성도도 높아지지요. 다만 한 가지 테마로 여러 글을 쓰려면, 그만큼 일관된 주제 아래 소재도 풍부해야 하고 글감이 충분해야 합니다.
번외로! '과연 출간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글인가?' 생각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왕 출간이라는 목표가 있다면, '출간 가능성이 높은 주제'를 전략적으로 선택하여 연재하는 것이 필요하지요.
초창기 투자 관련 콘텐츠가 반응이 좋아서 '어쩌면 나도 투자 서적을 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한 적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출판사와의 미팅에서 그 생각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당시 편집자님 왈, 투자 관련 책은 '누가' 쓴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하셨지요. 경제 전문가로서 공신력을 갖춘 사람이거나, 괄목할 만한 투자 성과를 이룬 사람이 아니라면 출간은 어려울 것이라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일리가 있더군요. 저 역시 투자 관련 책을 찾아볼 때 '누가 쓴 것이냐'를 의미 있게 보곤 했으니까요. 그 이후 투자 관련 글은 재미로 올릴 뿐, 출간을 염두에 두고 쓰지는 않습니다.
+++ 오늘로써 <난생처음 출간기>의 연재가 모두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미 브런치스토리에서 글을 쓰고 계신 작가님,
혹은 브런치 작가가 되려는 분에게 이 글이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지금의 노력이 언젠가 출간으로 이어지기를 기원합니다.
그동안 지켜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