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972 자아최소화

by Noname

대학교 졸업반

나는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우연히 강정마을 주민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웹사이트를 보게 되었다


그 당시 나는 타인을 도울 수 있는 길을 IT를 통해 만들 수 있다는 기대와 설레임에

웹기획을 하기로 마음 먹었고


‘타인을 도울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을 쌓기위해

회사에서 더 많은 업무를 요구하여 파견직이었음에도 중요한 일들을 할 수 있었다


참 편견 없고 순진했다

파견직으로 일을 하면서도 내가 누군가를 도울 실력과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데에 감사했고

야근을 마다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즐거웠다

업무 종료 후와 주말에는 별도의 스터디와 강의, 학원을 찾아다니며 스킬을 쌓았다


그러고는 어린 시절부터 마음의 부채처럼 갖고 있던

기후변화에 일조하는 한 인간으로서의 양심에 의하여

아프리카로 봉사활동을 떠났다


물론 8년 넘게 한국에서도 봉사활동을 한 후 였다


그런데 여전히 내 능력은 부족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정보관리기술사를 준비해서

전문성과 공신력을 갖추기 위해


정말 즐거운 마음으로 공부했다

물론 힘들어서 눈물나던 때도 있었지만

공부하고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하면서

내가 습득한 간접 경험과 지식으로 아프리카로 돌아가 그들을 퀀텀점프 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

어떻게 도울지릉 생각하며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아버지의 병환이 깊어지고, 그 기간이 4년 가까이 지속 됐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는 허리디스크가 와서 꽤 오래 쉬었다


어차피 35세 이상의 인생은 봉사하며

보너스 인생으로 생각하고 살겠다던 나는

갑자기 자아가 부풀어 올랐다


언제 아플지 모르는데 안정적으로 경제적으로 여유롭데 살고 싶다는 욕심이 피어 올랐다


내 욕심은 끝이 없었다

늘 부족하고 늘 배우고자 한다

내 욕심이 커지는 만큼 내가 가진 능력들은 하잘 것 앖어 보였다


나는 내가 가진 현재의 능력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렇게 이기심이 한껏 가득 차 넘치는 상태로는

그 시절의 행복감을 맛보긴 쉽지 않다


이나모리 가즈오 선생님의 ‘왜 리더인가’를 읽으며

내가 얼마나 또 사사로운 것들에 휩쓸려있는지


늘 이렇게 자아반성을 하지만

늘 이렇게 휩쓸려 다니는 걸 보면 참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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