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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철근육 Dec 06. 2018

일을 잘 한다는 것 (2)

잘 만든 엑셀처럼 일하기.

시리즈로 쓸 계획은 없었는데 오늘 문득 잡상이 떠 올라 글을 이어 본다.

https://brunch.co.kr/@crispwatch/82




이번 편의 부제는 '잘 만든 엑셀처럼 일하기'로 붙였다. 잘 만든 엑셀이란 무엇일까? 엑셀을 다뤄 본 사람이라면 대개 버튼 하나만 누르면 복잡한 산식이 뚝딱 계산되어 나오는 매크로(Macro, 자동화) 기능을 떠올릴 것이다.

맞다. 모든 엑셀 교재에서 최고봉으로 다루는 기술도 저것이고 (복잡한 플랜트 프로젝트 계산이나 금융공학적 내용처럼) 저것으로 작업을 할 수 밖에 없는 분야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일반적 수준의, 남과 함께하는 업무에선 이것을 잘 만든 엑셀이라 부를 수 없다. 왜냐하면 매크로는 쉽게 검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정한 언어로 쓰인 코딩이 일반적으로 쓰이는 회사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일반적 업무에서 말하는 '잘 만든 엑셀'이라는 것은 타인이 쉽게 로직을 파악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내가 만든 파일을 누군가 열어 F2키로 특정 셀에 입력된 함수들을 봤을 때, '아하, 이 산식은 이런 로직이었군.'이라거나 '엇, 함수가 잘 못 맞물려 있는데?'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회사에서의 일은 나 혼자만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담당자일 때 데이터 정합성 검증을 위해서 다른 누군가가 그 파일을 들여다 봐야 할 때도 있고, 후임자에게 일을 넘길 때 그 파일을 전달해야 할 때도 있다.


이때 로직이 간결하고 매 시트(Spread sheet)가 정리가 잘 돼 있다면 보는 사람이 얼마나 좋겠는가? 따로 매뉴얼이 필요없을 정도로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이 정리해 둔 파일을 보고 그 작성자의 업무 역량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던 기억도 있다. 실제로 그는 에이스라는 평을 받고 있다.




다른 일도 마찬가지다. '보이게 일 하라.'라는 책이 있다. 읽은 지 오래돼 정확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나 역시 저 책 제목을 빌어 설명하고 싶다.


(당신의 사고나 로직이) 보이게 일을 하라.


사고가 보이게 일을 하면 불필요한 질문을 방지할 수 있다. 자신이 일을 하는 프로세스를 스스로 점검하고 개선점을 찾기도 쉽다. 그 로직이 명쾌하기까지 하다면 일을 잘 한다는 평까지 받을 수 있다.


보이게 일을 하자. 그것이 일을 잘 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언젠가 부터 천정 구조물이 보이게 공간을 꾸미는 게 유행이 됐다. 공간도 속내가 드러나게 존재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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