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철근육 Aug 06. 2019

그 회사는 그렇게 돈을 번다고?

독특한 사업들의 수익구조를 살펴보자.

일전에 대형 할인점인 COSTCO가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파는 이유를 수익 구조와 연계해 다룬 뉴스 기사가 있었다. COSTCO의 수익 원천이 물건 파는 데 아니라 가입 회원들의 연회비라는 내용이었다. 가장 저렴하게 판다는 믿음이 있다면 회원이 늘어날 것이니, 싸게 파는 것으로써 소비자도 좋고 회사의 수익도 높일 수 있는 win-win 구조라고 했다.


이 분석을 보자 궁금한 점 몇 가지가 해소됐다. 그들이 가진 환불 정책이 대표적인 예다. COSTCO에서 환불하는 것은 물건을 사는 것보다 되레 더 간단하다. 그냥 가서 환불하겠다고 말을 하면 된다. 심지어 뜯었던 상품도 환불이 되는데 '내가 생각했던 상품이 아니었다.'라고 이유를 들면 된다고 할 정도다. 허나 이것도 무의미한 맥락인게 대부분 환불의 사유를 묻지도 않는다.


이쯤 되면 환불에 따른 피해를 오롯이 납품업체에 전가하는 것은 아닐까 우려가 된다. 하지만 COSTCO가 파는 상품이 대부분 '대용량'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설사 전가를 한다 해도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대규모 납품을 하여 단위당 생산 원가를 낮추었으니, 그중 극소수가 반품된다 하여도 납품 기업의 입장에선 크게 꺼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물론 나는 저 '대용량 판매'를 들어 COSTCO의 수익 구조도 단지 회원비만으로 이뤄진 건 아닐 것이라 추론하고 있다. 회원비만으로 기업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을 반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예는 '점포 확장'이다. 한국에 처음으로 COSTCO가 진출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그들이 보유한 한국 회원은 0이다. 그렇다면 기존 해외 회원비로 쌓아 올린 수익 중 잉여금으로 투자를 한다는 것인데, 과연 그것만으로 투자비 충당이 될지 조금은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물론 대출도 있겠지만, 저 대용량 판매로 인해 구매단가를 낮추고 거기서 판매에 비례하는 수익을 어느 정도는 올린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이것을 점검하는 가장 좋은 방식은 그들의 재무제표를 찾아보는 것이다. 정말로 회원비가 주된 수익 원천이라면 COSTCO의 PL은 대부분 커미션 수익에 낮은 원가일 것이다. 컨설팅 펌과 유사한 구조를 생각하면 된다. 실제로 보면 매출은 제품, 상품 등 다양하게 분류돼 있으며, 원가도 꽤 높게 계상돼 있다. 또한 이들에게서도 이익이 나는데 대부분 그것으로 인건비 등 판관비를 충당하는 듯하다. 즉 연회비 이외의 수익이 온전히 0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 COSTCO 재무제표는 아래 주소를 참고하면 된다. (공식 홈페이지)
    http://investor.costco.com/financial-information/annual-reports   


최근에 COSTCO에 상응하리만치 재미난 수익구조를 가진 회사가 눈에 띄었다. 바로 Cash Back 업체다. (Ebates가 대표적이다.) 이들의 사업 구조도 간단하다. 특정 업체들과 계약을 맺은 뒤, 그 홈페이지로 바로 가지 않고 Cash Back 업체의 홈페이지를 거쳐서 가면 구매한 금액의 일정 %를 내 계좌로 이체해 주는 형태다. Cash Back 홈페이지를 들른다고 해서 본 구매 사이트가 별반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본 구매 사이트는 그냥 그대로다. 먼저 Cash Back 사이트에 로그인을 하고 거기서 'xxx.com'으로 걸린 링크를 타고 가서 늘 하듯이 구매를 하면 된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xxx.com'을 바로 쳐서 접속하지 않고 포털 창에 'xxx'라고 검색해서 해당 사이트를 찾아가는 것과 유사하다.


이들이 따로 광고를 해서 해당 업체 노출을 더 해주는 것도 아니다. 그냥 자신들과 현금 나눠먹기 할 계약을 맺은 업체를 주르륵 나열해 둘 뿐이다. 그런데도 굳이 현금을 나눠준다. 소비자 입장에서야 구매시 일정한 현금 리베이트를 받으니 좋을 뿐이다. 하지만 그런 곳과 계약을 맺는 물품 업체가 당최 이해되질 않았다. 경제학적으로 말하자면 '생산자 잉여를 소비자와 나누려 하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이윤을 극대화해도 모자랄 판인데 왜?


정답은 간단하다. 그 사이트를 통했을 때 구매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매출을 가격(P)과 물량(Q)의 곱으로 봤을 때, 이익을 나눠 가지므로 P가 조금 줄지만 Q가 더 크게 늘어난다면 업체 입장에서 굳이 리베이트 사이트의 손길을 거절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사이트는 소비자에게 무조건 이득일까?


단칼에 잘라 말하긴 어렵지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현금 환급'이라는 달콤함을 제시함으로써 굳이 사지 않아도 되는 품목을 구매하게끔 유혹하기 때문이다. 반드시 사야 하는 품목이 운 좋게 리베이트 사이트와 계약을 맺었다면 소비자로서는 이익이지만, 그렇지 않은 항목이라면 소비자는 자기도 모르게 구매를 한 뒤 그중 극히 일부를 돌려받고서 이익을 봤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경제학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속담을 꼽으라 했더니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가 1위를 했다는 글을 어디선가 본 것 같다. 굳이 경제학자들이 선호한다는 포장을 하지 않더라도 이 진리는 자명하다. 봉사활동 업체도 하다못해 직원들의 월급을 줄 만큼은 돈을 벌어야 (이익을 내든 기부를 받든) 하는 것이다.




마트 진열대에도 심리학이 숨어있다고 하지 않는가.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는 법이다.





이전 02화 어느 중고차 딜러의 쿨한 제안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