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혈압도 상승
일할 수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입니다.
지난 달에는 초등학교 때 교회에서 함께했던 친구들을 30년 만에 만났습니다. 얼마나 반갑던지요.
그 친구들은 제가 일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부러워했습니다. 물론 감사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아픔이 있었습니다.
코로나때 문을 닫은 회사도 많았지만, 반대로 매출이 급격하게 상승한 분야의 회사도 많습니다. 집밥에 관련된 식품 회사와 유통업체, 홈 인테리어 업계의 매출은 폭주했었지요. 제가 속한 분야의 매출은 기존 대비 90% 이상이 상승했습니다. 야근은 매일이었고, 서로 일하면서 일어나는 동료들간의 일들을 수습하는데 시간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항공 스페이스 부족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힘을 다했던 것 같습니다. 원래 모든 일은 한꺼번에 생깁니다. 매출이 올라가니, 수기로 계산했던 매출금액을 엑셀로 자동화하면 일도 빨리 되고 편할 것 같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업체에 맡겨야 된다고 말했어야 되는데, 저는 특유의 열심으로 겁없이 엑셀 함수에 세계에 자진해서 들어갔습니다. 결국, 'VLOOKUP'을 겨우 하는 수준의 왕초보였지만, 엑셀 고수 남편의 도움과 몇 일의 밤샘 작업으로 자동화 엑셀 시트를 만들었습니다. 현재는 프로그램으로 업그레이드 되어 제가 만든 엑셀 시트는 사용을 안 하고 있지만, 그 때 엑셀 사용법은 많이 성장했습니다. 고생하면 성장합니다.
저는 회사에서 많이 울었습니다. 물론 마음 속으로 말입니다. 그 때는 아무때나 어디서나 기도를 했던 것 같습니다. 제일 힘들었을 때는 바로 윗 상사의 권고사직의 순간이었습니다. 밤을 새서 일을 하고 일이 힘든 건 참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람에 대한 힘듦은 집에 가서도 그 스트레스가 계속 남아 있었습니다.
저의 스트레스 가득한 마음과 큰 아이의 사춘기가 제대로 만났습니다. 아이는 더 삐뚤게 행동하고 저는 저의 스트레스를 아이에 대한 화로 나타냈던 것 같습니다. 아이와 저는 계속 어긋났습니다. 결국 제가 선택한 건, 바로 유튜브 드라마였습니다. 아무리 회사에서 피곤해도 밤에 찾아오는 저만의 시간, 유튜브 보는 시간은 행복했습니다. 비록 몸은 피곤했지만, 저는 그 시간에 다른 세계에 들어갈 수 있었기 때문에 잠시 이 일들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에, 몇일 밤을 세우면서 드라마 정주행을 하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