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에 대한 불신은 또 다른 무엇에 대한 맹신에서 비롯된다.”
-게오르크 크리스토프 리히텐베르크
SNS에서 독일의 어느 한 사상가의 말을 읽게 되었다. 그때 문득 “으흠, 사장님에 대한 불신이 또 다른 무엇에 대한 맹신에서 비롯된 것이겠군.”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또 다른 무엇에 대한 맹신’은 무엇일까. 하고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다. 불신은 그냥 불신이다. 만약 한 가지 꼭 말해야 한다면, ‘사장님은 악덕이다.’ ‘사장님은 스크루지다.’라는 이미지에 대한 맹신이 아닐까. 에헴.
대체적으로 직원들이 생각하는 사장님에 대한 이미지라면. 일은 정말 잘 못하고, 항상 바쁜척하고, 욕심 많고, 권위적이고, 배려 없고, 눈치 주고, 스케줄은 잘 못 짜고, 설거지 좀 했으면 좋겠고... 에헴. (저만 그런 건 아니겠지요?)
또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사장님들은 직원이나 아르바이트들이 얼마나 속 썩이고 힘들게 구는지. 하고 사람 문제가 너무 힘들다며 한탄한다. 만약 어느 사장님이 독일 사상가의 말을 읽게 된다면. ‘으흠, 직원에 대한 불신이, 또 다른 무엇에 대한 맹신에서 비롯된 것이겠군’ 하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직원은 게으르고, 얄밉고, 성가시고, 귀찮고, 뻔뻔하고, 요구하는 건 많고, 일은 정말 안 하고, 지각하고, 눈치 없고…라고. 에헴.
어떤 일을 해도 비슷하게 느끼는 부분인데. 직원들은 사장이 직원의 마음을 알아줬으면 하고, 사장님도 직원들이 사장의 마음을 알아줬으면 하고 생각한다. 사장이 되어 본 적은 없지만, 대체로 그런 것 같다. 마치 권태로워진 연인 관계 같이 서로에게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앞선다.
그런데 어째서 이 정도로 상반된 마음을 가질 수 있는지 의문이다. 어떻게 보면 서로는 꼭 필요한 존재다. 직원 없이 사장 혼자 가게를 운영 하기는 불가능하다. 직원은 사장 없이는 일을 할 수가 없다. 비록 세상에는 수많은 직원과 사장이 있다고 한들. 저런 사장은 피하면 돼. 더 좋은 사장이 있겠지.라는 생각이나, 저런 직원을 피하면 더 좋은 직원이 들어오겠지.라는 생각은 정말 슬픈 망상과 착각이다. 2년만 일해보면 느끼게 될 것이다. 모든 사장이나 모든 직원은 똑같구나. 어디를 가도 똑같구나. 누가 들어와도 똑같구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럴 때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내가 변하는 수밖에 없다. 내가 한걸음 물러서서 이해하고, 맞춰 나가는 방법밖에 없다.라고 나는 생각한다.
정말 신기하게도 직원의 마음과 사장의 마음은 정반대로 엇갈린다. 대체 이유가 무엇인지. 험악하고 깊은 골짜기가 둘 사이에 있어서, 서로의 의견이 마주하지 못하는 것 같다. 아무래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년간 직원을 경험한 사장님과 다년간 사장을 경험한 직원이 있어서 노사관계 갈등 조직 위원회라도 만들어야 한다. 그제야 서로가 이해하게 될지도. 으흠, 그나저나 다년간 사장을 경험한 직원은… 뭔가 속상하다.
아무튼 이런 부분은 카페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오래전부터 있었던 문제인데. 만약 누군가가 노사 관계 갈등 조직 위원회를 만들어 능숙하게 해결해버린다면, 적어도 노벨 평화상 정도는 받아야 한다.
흠, 뭐, 아무튼. 불신은 불신이고, 맹신은 맹신입니다. 불신과 맹신이 복잡하고 어렵게 얽혀서 머리 아픈 생각은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사장님. 불신은 불신입니다. 에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