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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다이어트를 위하여 #2 배고픔과 포만감의 기전

by 내맘대로 Mar 2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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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다이어트를 위해 알아야 할 두 번째 지식은 배고픔과 포만감의 원리 입니다. 자주 배고프면 다이어트에 실패하고 포만감을 자주 느낄 수 있으면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단순한 이유를 넘어, 왜 다이어트에 쉽게 실패하는지, 현실적인 다이어트를 위해선 어떤 부분을 고려해야 하는지를 알기 위해 필요한 지식입니다. 단순히 칼로리를 계산해서 적게 먹고, 칼로리를 빼기 위해 많이 운동하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잘못된 이유를 이해하고 자신에게 더 맞는 다이어트 방법을 찾기 위해, 식사와 관련된 우리 몸의 작동 방식을 차근차근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먼저 식욕과 배고픔의 차이를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배고픔은 생리적인 반응으로, 위와 장 속에 음식물이 비어 있는 경우 우리 뇌가 '이제 뭐 좀 집어 넣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느낌을 일으키는 생리적인 반응입니다. 반면 식욕은 배고플 때 주로 발생하긴 하지만, 속이 비어 있지 않을 때라도 누군가 맛있게 음식을 먹는 먹방을 볼 때, 음식 냄새가 사방에 퍼지는 식당가를 지날 때도 솟아 오를 수 있습니다. 한편 배가 텅 비어 있어도 급한 일이나 문제가 발생해 신경이 곤두 서 있다든가, 살이 쪘다고 누군가에게 놀림을 받아 상처를 입었다든가 등등의 이유로 식욕이 줄어들기도 하죠. 즉 식욕은 위장에 음식물이 차있는지 여부에도 영향을 받지만 사회 문화적 요인과 환경, 개인적인 상황에 등에 의한 심리적 영향도 받는 욕구라 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서는 우선 배고픔의 기전에 대해서만 알아보도록 하죠. 혹 이번 글에서 '식욕'이라고 표현할 지라도 여기서는 생리적인 '배고픔'과 동의어로 쓰도록 하지요. 포만감은 배고픔과 반대로 위장에 음식이 가득 차 있어 더이상 음식에 대한 욕구가 사라지는 느낌이라 하겠습니다. 


배고픔과 포만감을 느끼는 전체 기전은 매우 복잡하지만 그것을 다 알 필요도, 정확히 알 필요도 없습니다. 오히려 자세히 아는 것 보다는 간단히 아는 것이 전체를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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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기억하고 있어야 할 세 가지 부위는 뇌 속 시상하부, 위 그리고 장 입니다. 시상하부는 뇌 속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는 뇌의 특정 기관으로 체온, 혈압, 식욕, 수면, 다양한 호르몬 분비 등 기본적인 생리 기능을 조절하는 기능을 맡고 있습니다. 생존에 필수적인 활동을 조절하는 최종 관리 센터나 다름 없죠. 위는 음식이 들어간 후 단백질이 분해되기 시작하는 첫 소화 기관이고, 장은 음식으로부터 모든 영양분이 흡수되는 본격적인 소화 기관들을 합쳐 놓은 기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장 역시 여러 기관으로 세분화할 수 있지만 여기서는 '장'으로 통일하도록 하겠습니다.


위와 장이 텅 비어 있으면 위와 장에서 '그렐린' 이라는 배고픔 호르몬이 분비 됩니다. 이 호르몬은 뇌 속 시상하부로 들어가 우리가 배고픔을 느끼도록 합니다. 다만 이 때 쾌락과 관련된 뇌 속 다른 기관 (VTA) 도 자극 합니다만 우선은 시상하부만 알아보죠. 배고픔 호르몬의 신호를 받은 시상하부는 우리 몸 속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한 절차를 시작하고 우리가 음식을 찾아 먹고 싶어하는 감정을 불러 일으킵니다. 우선 몸을 많이 사용하지 않도록 기운을 좀 빼두고, 허기진 느낌을 일으켜 '먹어야 힘이 날 듯' 한 느낌을 일으키며 음식을 찾도록 만드는 것이죠. 그렇게 우리는 아침, 점심, 저녁 때 기운이 없고 식욕이 당겨서 음식을 찾아 먹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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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이 위에 들어와서 위를 자극하고 팽창시키기 시작하면, 위는 음식물을 장으로 보내기 위한 운동을 시작하고 뇌 속 시상하부에 서서히 포만감의 신호를 보내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음식물이 위를 지나 장에 이르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는 장에서 더 강한 포만감의 신호를 뇌 속 시상하부로 보내게 되죠. 이 때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1) GLP-1 : 최근 비만약으로 유명한 삭센다, 위고비, 마운자로 등과 관련된 호르몬 입니다. 장과 췌장, 뇌에서 만들어지지만 음식물이 위에서 장으로 넘어올 때 장에서 주로 분비되는 호르몬이죠. 이 호르몬은 시상하부에 작용해서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느끼게 만들고, 위에서 장으로 음식물이 넘어오는 속도를 늦춥니다. 밤 사이 잠을 자느라 공복 상태가 되면 아침 일찍 이 호르몬의 몸 속 농도는 매우 낮아지게 됩니다. 비만약의 작용 원리에 해당하는 호르몬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2) CCK (콜레시스토키닌) : 음식물 중 지방과 단백질이 장으로 넘어오면 분비되어 역시 포만감을 느끼고 식욕을 억제 합니다. 위장 운동을 늦춰서 음식물의 소화 속도를 늦춥니다. 지방과 단백질에 반응한다는 부분이 중요한데, 아쉽게도 이 호르몬을 이용한 비만약 개발은 쉽지 않다고 합니다.


3) leptin (렙틴) : 장에서도 분비되고 우리 몸의 여러 곳에 있는 지방 조직 (뱃살, 피하지방 등등)에서도 분비되는 호르몬입니다. 배고픔 호르몬의 식욕 촉진 효과를 억제해서 포만감을 느끼게 만들며, 지방세포에서 지방을 소모시키는 역할을 해서 한 때 다이어트 약 개발과 관련된 호르몬으로 주목 받았던 호르몬입니다. 그러나 막상 이런저런 실험을 해보니 비만약으로 개발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하네요.


4) PYY :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배고픔 호르몬을 억제하고 뇌 속 시상하부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합니다. 역시 비만약으로 개발은 쉽지 않나 봅니다. 


포만감과 관련된 호르몬 중 중요한 호르몬은 요즘 핫 한 비만약 삭센다, 위고비, 마운자로(아직 미출시) 와 관련된 GLP-1과 CCK 입니다. 비만약은 결국 우리 몸 속에 들어와 GLP-1과 유사한 역할을 하는 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CCK는 지방과 단백질에 의해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탄수화물을 먹는 것보다 지방, 단백질 함유가 더 많은 음식물을 먹는 것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원리가 되는 호르몬입니다. 물론 지방, 단백질은 보통 탄수화물보다 부피가 더 커서 위장을 더 많이 자극하는 이유도 있지요.


한편, 음식물이 들어온 후 위 장에서 소화되어 영앙분 흡수가 완료되기까지는 음식양과 종류,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4-6시간이 걸립니다. 이후 거의 공복 상태가 되면 우리 몸 속 위장은 남아 있는 음식물 찌꺼기를 몰아내고 위장을 텅텅 비우기 위해 주기적인 운동을 시작합니다. 이를 MMC 라고 하는데요, 이 MMC는 대략 2시간을 주기로 반복됩니다. 즉 공복에도 우리 몸 속 위장은 2시간을 주기로 MMC 운동을 통해 위와 장을 계속 비우게 되죠. 식사 시간의 주기를 대략 6시간 간격으로 맞춘 것은 음식물 섭취 후 한 번 정도 MMC 운동으로 위장을 깨끗이 비우는 것과 관련이 깊습니다. 


MMC 운동은 다음 식사 준비를 위해 위 장을 비우는 것 뿐 아니라 건강한 미생물 균을 유지하고 담즙과 췌장액 등 소화 효소 분비 조절과도 관련이 깊습니다. 일종의 최종 정비 과정이나 다름 없죠. 위와 장에 음식물 찌꺼기가 남아 있으면 부패해서 건강하지 못한 미생물들이 생겨나고 소화 불량이 나타나기 쉽겠죠. 그래서 가급적 식사 시간은 6시간 이상 간격을 띄우는 것이 중요 합니다. MMC 운동은 공복에 주기적으로 나타나지만, 중간에 음식을 먹으면 바로 중단 됩니다. 따라서 식사와 식사 시간 사이에 아무것도 먹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간헐적 단식' 이라 해서 뒤에 알아보겠지만 긴 시간 공복 상태를 유지하는 것 역시 MMC 운동이 반복되어 위 장을 깨끗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특히 나이 들수록 소화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젊을때보다 식사와 식사 간격을 늘리는 것이 여러 모로 원활한 소화 기능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한편 MMC 운동은 motilin이라는 호르몬과 세로토닌 이라는 호르몬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motilin은 배고픔을 일으키며 장 운동을 활발히 촉진하는 호르몬으로 연구되고 있으나 여기서는 그다지 중요하게 살펴볼 필요는 없겠습니다. 다만 세로토닌은 기억해야 할 호르몬인데, 이 호르몬은 평소 일상 속 행복한 감정, 편안한 감정과 깊은 관련이 있는 호르몬입니다. 세로토닌은 장과 뇌에서 주로 만들어져 온 몸으로 분비되는 호르몬입니다. 컨디션이 좋고 편안하고 행복한 감정이 지속되는 경우 세로토닌 분비가 원활하다고 할 수 있겠죠. 이 경우 위장 기능도 정상적으로 활성화되어 소화에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또한 세로토닌은 어느 정도의 식욕 억제 및 조절 효과도 있습니다. 행복하고 편안한 상태에 있으면 음식에 대한 탐닉이 누그러지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컨디션이 많이 안좋을 때, 우울할 때에는 세로토닌 분비가 줄어들 수 있는데, 이 때 소화불량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은 기분이 안좋거나 우울할 때는 오히려 음식을 적게 먹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반대로 달달하고 기름진 음식, 술 등을 탐닉하게 되죠.


최근 장내 미생물들의 여러가지 역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장에 살면서 우리 몸이 분해하기 어려운 음식물들을 분해하는 역할을 하는 정도로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영양분 섭취 종류와 양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식욕, 에너지 소비량, 호르몬 작용, 우울이나 편안한 감정, 스트레스 등 우리 몸의 다양한 생리적 반응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들이 밝혀지고 있는 것이죠. 특히 다이어트와 관련해서는 이 미생물의 영향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장내에서 분비되는 식욕 억제 호르몬들의 작용에 장내 미생물들이 많은 관여를 하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아직 정확한 기전은 연구 단계에 있습니다만, 한마디로 정리하면 '건강한 세균들이 많을수록 살도 덜 찌고 비만이 될 확률도 낮아진다'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면 장 내에 건강한 세균들이 많이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우선 야채와 잡곡 등 섬유질 식품을 많이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은 우리 몸에서 위장 운동을 활발히 일으키는 한편 소화를 차근차근 긴 시간에 걸쳐 이루어지게 함으로써 쉽게 포만감을 느끼게 만들며, 또한 건강한 미생물들의 먹이로도 쓰입니다. 건강한 미생물들은 몸 속 포만감을 느끼는 호르몬이 더 잘 작동하도록 도와주며, 위에서 잠깐 알아본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서 소화 기능도 원활히 만들고, 식욕도 어느정도 절제하도록 만듭니다. 


장 내의 건강한 세균들을 프로바이오틱스, 그 세균들이 먹는 먹이를 프리바이오틱스라고 부릅니다. 실제로 비만하거나 과체중인 동물들에게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 모두를 먹였더니 먹이에 대한 탐닉도 줄어들고 체중도 줄어든 연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다이어트에 있어 채소 등 섬유질 음식이 꼭 필요한 이유, 그리고 유산균 제제를 먹는 것이 도움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죠. 


우울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식욕이 올라가면서 자극적인 음식이 당깁니다. 자극적인 음식은 대부분 쉽게 살이 찌는 달고 짜고 고소한 음식이나 음료들이죠. 이런 음식들은 우리 뇌에서 '도파민 회로' 라는 쾌락 회로가 작동하도록 만드는데, 이런 잠깐의 쾌락은 우울과 스트레스를 잊을 수 있기 때문에 한 번 습관을 들이면 자주 반복하게 됩니다. 한편 미생물은 여기에도 관여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스트레스를 장기간 받을 경우 이 스트레스 호르몬이 장 내 미생물에 영향을 미쳐 설탕 등 달달한 음식에 대한 욕구를 증가시킨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아직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장 내부에 쓴 맛의 음식 성분을 탐지해서 식욕을 억제시키는 기전이 있다는 가설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쓴 맛 중엔 우리 몸에 나쁜 물질들이 많을테니 진화적인 원리가 숨어 있겠지만 입에서 느껴지는 것 외에 장에도 있을거라는 가설은 비교적 최근에 나왔습니다. 이는 한편으로 녹차와 차, 블랙 커피와 아메리카노 등 당분이 없는 쓴 맛의 차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되는 원리라고 하겠습니다.


이 글에서 말하는 핵심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식사와 식사 사이 시간을 6시간 이상 띄울 것 

2) 위장을 깨끗이 비우는 위장 운동인 MMC 를 위해 중간에 간식을 먹지 말 것 

3) 탄수화물보다는 지방과 단백질이 포만감을 느끼는데 도움이 된다.

4) 건강한 미생물을 키우고 포만감을 쉽게 느끼기 위해 야채 등 섬유질을 많이 먹어야 한다.

5) 스트레스와 우울시에 특히 달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이 땡긴다.

6) 쓴 맛이 나는 커피와 차 등에 익숙해지는 것이 포만감 형성에 도움이 된다.

7) 결국 배고픔과 포만감을 느끼는 건 몸 속 저장된 영양분의 양보다는 위장 속에 음식물이 차 있는지 비어 있는지의 여부가 더 중요하다.

8) 뇌 속 시상하부는 공복이 지속되면 우리가 음식을 탐닉하도록 유도하고 기운을 뺀다.

9) 최근 나온 비만약은 GLP-1 유사 작용 약으로서 꽤 효과가 있다. 



다음 글에선 살이 찌는 원리와 관련된 가장 핵심 요소인 인슐린의 작용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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