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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반북스 Dec 15. 2021

기후의 힘

[작은 친구들 10호] 으네제인장의 추천도서

* <작은 친구들>은 동물책 소규모 서점 동반북스와 친구들이 만들어가는 매거진입니다. 우리에게 영감을 준 털복숭이 작은 친구들을 사랑하고 그들과 함께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정기 간행물입니다. 월1회 발행되며 4컷 만화와 크루들이 추천한 도서를 비롯해 채식레시피, 일상의 온기를 담은 에세이를 싣습니다.





‘지구 온난화는 허구인가’


환경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다가도 가끔은 의심이 들 때가 있다. ‘지구온난화는, 기후위기는 가짜인가’하는 의심 말이다. 2019년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파리협정에서 탈퇴한 이후로 그 의심은 더 커졌다. 사실이라고 철썩 같이 믿고 있던 일이 어쩌면 누군가에 의한 선동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꼭 나쁜 것 만은 아니다. 그러나 비록 그 의심을 인정하기 힘들다 하더라도 의심을 모르는 척 묻고 지나가는 것보다는 풀고 나가는 편이 좋다. 


지금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기후변화, 기후위기라고 불리는 이 이상 현상은 지구가 지금까지 겪어온 여러 변화 중 하나인 걸까, 아니면 위기라고 느낄 만한 기이 현상인 걸까. <기후의 힘>은 지구에서 일어났던 여러 기후변화와 그 기후변화가 우리나라에 끼친 영향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리고 마지막 ‘4부 기후 변화와 미래’에서는 ‘지구 온난화는 허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지금 일어나고 있는 기후변화가 왜 지금까지 일어났던 변화들과는 다른 기후변화 인지에 대해 설명한다. 



이 책은 기후의 역사를 통해 지구온난화를 향한 의심을 풀어주는 것에 더하여, 기후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인류의 역사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우리나라에 농경문화가 처음 들어오게 된 시기나, 제주의 환경과 문화가 지금의 모습에 가깝게 변화한 시기, 그리고 그 일들의 배경이 되는 기후 역사에 대해서는 물론, 송국리 문화가 사라지게 된 요인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책을 읽으며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소빙기’에 대한 이야기로, 빙하기는 아주 먼 옛날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아주 가까운 역사에도 존재하고 있었다. ‘소빙기’는 세상이 아주 꽁꽁 얼 정도의 추위는 아니지만 중세 온난기 이후 전 지구적으로 기온이 떨어진 현상을 일컫는 말로, 전 세계적으로 인류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유럽의 마녀사냥, 중국, 인도, 아일랜드 등의 대기근 역시 ‘소빙기’라는 기후변화가 일으킨 역사적 사건이며, 우리나라의 고구려, 백제, 고려 역시 기후변화로 인한 흉작과 기근이 원인이 되어 나라가 쇠락하는 데에 기여한 것으로 나와있다. 


이렇게 보면 과거에는 인류가 일방적으로 자연에게 영향을 받아온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지만 꼭 그렇지 만은 않다. 특히 ‘6장 거대 동물이 갑자기 사라지다’를 보고 있으면 예나 지금이나 인류는 다른 생물에게 몹쓸 짓을 많이 해왔다는 걸 알 수 있다. 거대 동물이 모습을 감춘데에 기후가 영향을 끼치기도 했지만 그 모든 동물이 단지 기후 변화로 사라졌다고는 할 수 없을 만큼 인류는 많은 동물을 학살했다. ‘과잉 살육 가설’에 의하면 인류는 생존을 위해서 다른 동물을 죽이기도, 또 심심하다는 이유로 동물을 죽이기도 하며 결국엔 일부 동물들을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만들었다. 


인간은 직립보행을 시작함으로써 두뇌를 활발히 사용하기 시작했다. 두뇌 발달은 인류의 발전을 일으켰지만 자연의 영역에도 영향을 끼치며 지금은 자연적인 요인으로만 일어나던 기후 변화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인간이 만들어낸 기후변화가 자연적으로 발생한 기후변화 만큼의 위력을 발휘하게 될지 어떨 지는 모른다고 한다. 그러나 만에 하나 인위적인 기후변화에 자연적 요인까지 더해지게 된다면 인류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걸까. 


인류는 끊임없는 개발과 발전에도 불구하고 자연이 만들어내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쪽이 아닌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쪽으로 변화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지구온난화는 과거에도 일어났던 자연적인 기후변화가 아니며, 대형 포유류에게 그랬던 거처럼 지구 자연 환경을 상대로 생존을 이유로, 또는 욕심을 이유로 파괴를 거듭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수많은 문명 중 하나가 되고 싶지 않다면 우리는 조금 더 기후에 대해 연구하고 대비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며 기후의 역사를 살펴보았고, 지구 온난화와 지금의 기후 변화가 기후 위기로 보여지는 것이 허구가 아니라는 믿음을 되찾게 되었다. 힘이 있는 누군가가 큰 목소리로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마치 그의 주장이 사실인 거처럼 보일 때가 있다. 트럼프를 볼 때의 내가 그랬다. 지구 온난화를 이야기하는 이와 지구 온난화를 허구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 중 누가 사실을 이야기 하고 있는지 의심이 된다면 이 책을 읽기 바란다.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그들의 반대는 과학적인 증거에 근거한다기보다는 다분히 정치적인 이유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지구 온난화에 의문을 가지지는 않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혹여나 나처럼 의심이 피어오를 때가 생긴다면 <기후의 힘>을 통해 지구 온난화의 과학적 증거를 확인해 보며 의문을 해결하길 바란다.



글쓴이. 으네제인장

© 동반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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