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친구들 3호] 이지은의 에세이
* <작은 친구들>은 동물책 소규모 서점 동반북스와 친구들이 만들어가는 매거진입니다. 우리에게 영감을 준 작은 친구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으로 의미 있고 재미 있는 것들을 생각합니다. 매월 15일에 발행되며 4컷 만화와 크루들이 추천한 도서를 비롯해 채식레시피, 일상의 온기를 담은 에세이를 싣습니다.
사람도 성격이 천차만별이고, 좋아하는 것도 각자 다르듯 강아지도 저마다의 성격과 버릇, 취향이 있다. 우리 집 두 반려견 역시 각자의 입맛과 버릇이 다르니 그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우선 16살 말티즈 똘이부터 시작해 볼까. 똘이는 도도하고 시크한 성격이다. 마치 고양이를 연상하게 한다. 요즘 고양이 중에는 개냥이라며, 개처럼 애교 많은 고양이가 있다고 한다. 똘이는 그 반대다. 고양잇과의 강아지다. 산책을 나가면, 자기에게 다가오는 사람에게는 '흥!' 하며 돌아서고, 오히려 무관심한 사람에게 기웃거린다. '왜 나에게 관심을 안 가지냥! 멍!' 하는 속마음이 들리는 듯하다. 어디서든 자신이 사랑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 말이다.
한편, 그녀의 공주병과 달리 집에서는 한없이 악동이었다. 이를테면 우리의 냄새나는 양말을 꼭 쥐고 있는 것이라든지. 주로 우리가 하루 종일 신고 벗어 놓은 양말을 물어뜯는 게 습관이었다. 그 꼬릿꼬릿한 냄새가 나는 양말이 뭐가 그리 좋은지. 행여 우리가 양말을 뺏으려고 하면 그렇게도 기세 넘치게 으르렁대고 물려고 해서 뒤도 안 돌아보고 줄행랑을 쳤다.
다음으로 똘이의 버릇 중 하나는 우리의 머리카락을 냠냠 씹는 것(?). 우리가 소파에 앉아 있으면, 소파 위에서 우리에게 다가와 머리카락을 마치 짭짤한 감자튀김이나 쫀드기를 먹듯 짭짭 씹는다. 그게 마치 애정의 표현처럼 느껴지기도 해서 우리는 자주 똘이에게 머리를 갖다 댔다. 마치 '품에 안아줘' 하는 느낌으로 말이다. 물론 8살인가 10살 이후에 그 버릇은 사라졌다. 최근에 이 글을 쓰면서, 혹시 이런 강아지가 또 있나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았더니, 주인의 머리카락을 씹는 또 다른 강아지가 있더라. 머리를 씹는 강아지를 가진 주인이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의 유튜브에 '혹시 강아지가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 거냐' 하는 고민을 털어놓았다. 훈련사는 강아지가 (머리카락 씹기를) 가족들 간의 놀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는 대답을 해서, 나도 지금 와서야 안심이 되었다.
10살 장모 치와와 믹스견 콩이는 겁쟁이이지만, 우리에게는 애교가 많은 성격이다. 콩이는 언니 친구에게서 데려 온 강아지인데, 처음 우리 집에 왔을 때 큰 눈망울에 겁이 잔뜩 묻어 있었다. 처음에 우리 가족에게 마음을 열지 않아 소파나 피아노 밑에 숨었다. 이제는 가족들에게 마음이 120% 열렸지만, 여전히 사람은 무서워해서 집에 손님이 오면 방으로 도망 가 왈왈 짖는다. 겁 많은 성격이 다소 위험할 수 있는 것은 산책을 시킬 때였다. 처음에는 산책도 무서워하더니, 많이 좋아졌다. 그런데도 여전히 다른 사람이 다가오거나 사람이 많을 때 줄행랑을 치려고 한다. 목줄이 있으니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콩이의 달아나려는 힘이 너무 강해 줄이 몸을 빠져나와 위험한 적이 있었다. 다행히 큰 사고로 이어진 적은 없었지만, 더 몸에 꼭 맞는 목줄을 찾게 되었다.
콩이가 마냥 겁만 많은 성격은 아니다. 우리에게는 굉장히 애교가 많다. 집에서 우리에게 다가와 배를 까고 누워 배를 쓰다듬어 달라고 한다. 또 우리가 ‘점프 앤 키스’ 줄여서 쩜키라고 부르는 행동이 있는데 말 그대로 점프 해서 우리에게 입 뽀뽀를 한다. 강아지가 10살이면 꽤 나이가 많은 편인데도, 여전히 우리에겐 귀여운 막내다.
마지막으로, 사진을 찍히는 그들의 태도에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똘이는 우리가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모델처럼 포즈를 취해 준다. 그러니까 예쁜 얼굴로 가만히 있는다. 그리고 다 찍으면 움직인다. 10초에서 30초간 가만히 있어 주는 건 확실히 그녀가 사진 찍힌다는 것을 아는 듯하다. 반면에 콩이는 귀여운 모습이나 표정을 발견해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바로 움직인다. 그러니까 핸드폰 카메라를 들어 찰나를 남기려는 순간, 바로 우리의 시선을 알고 다가와 예뻐해 달라고 한다. 콩이에게 중요한 건 사진이나 카메라가 아니라 우리의 애정이기 때문이다.
두 강아지는 성격도 다르고 버릇과 취향도 다르다. 좋아하는 음식도 다르다. 그러나 둘이 각자의 성격과 생김새를 가지고 있기에 그들은 각자의 존재로서 완벽하다. 완벽한 귀여움과 하나의 자아를 가지고 있다. 누구나 자기만의 매력이 있듯이 강아지도 강아지마다의 매력이 있다. 그래서 가끔 산책을 나가 다른 집 강아지들을 볼 때, 그리고 그들의 성격이 보일 때 귀엽고 사랑스럽다. 무해한 존재, 강아지의 매력은 끝이 없다.
글쓴이. 이지은
© 동반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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