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하얼빈 15화

천전리 암각화

by 차거운

반구대 암각화 근처

태화강 머리맡

물가 판판한 바위 벽면에

아껴 쓴 종이처럼

몇 세월이 겹쳐진 저 바위그림의 형상들

흐릿한 문자들 마음들

차분히 거닐며 들여다 보고 오기를


신석기의 사슴 물고기가 있고

표적 같은 동심원 마름모 물결무늬는 청동기

신라 언제 적 흔적일까 돛단배 말 용의 형상들

법흥왕 시절의 새긴 사연들


한 시대가 누운 자리에

다른 시대가 자리 펴고

그 위에 또 그 위에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은

시간의 탯줄로 이어져 있으니


오늘은 바다로 갈거나 아니면

깊은 산으로 가서

구름과 돌과 바람이

들려주는 노래 한 가락 들을거나


저 돌에 남은 뫼비우스의 띠

클라인 씨의 병과도 같은 시를 읽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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