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철도 999

by 차거운

어느 날 짜라투스트라가 시장에 갔더니

레비아단을 파는 상인이

푸른 에메랄드로 치장한 괴수들 몇 마리를

우리에 넣어 두었다

이빨은 날카롭고 울음소리는 감미로웠다


세상에 혼돈의 누룩을 뿌리며

복수의 여신은 혼란을 부추긴다


비단을 파는 허 생원이

조 선달과 철시를 상의하며

잘 손질한 유물론 한 필을

술 밑천으로 빼 놓는 것을 보았다


심신이원론을 한지에 크게 쓴

르네 데카르트가

시장 입구에서 오늘의 매출을 기록한다


여기는 어디인가

호모 사피엔스들의 행성이다

구텐베르크 은하계 한 구석

찰나의 시간을 살아가는 하루살이들의 나라

산해경에도 나오지 않는 나라다


의미의 블랙홀은 이 행성의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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