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헤스의 천국은 도서관처럼 생겼지
진시황의 천국은 권력이 썩지 않는 불후의 땅
천상병의 천국은 엄마가 기다리는 집일 테고
안데르센의 천국은 눈물 없는 세상이 아닐까
밀림에서 죽은 게바라의 눈은 무얼 보고 있을까
칸트는 아직도 쾨니히스베르크의 거리를 걷고 있겠지
사람들은 여전히 바다를 건너고 장벽을 넘어 풍요로운
가나안으로 몰려들고 있다 젖과 꿀이 흐르는
아직도 천국을 꿈꾸며 자폭하는 영혼이 있고
분노에 찬 주먹을 을 휘두르며 명예로운 폭력을
자랑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각자에게 맞는 잔이 있고
십자가와 멍에가 있고 천국의 희망이
이 가게엔 있다
지금 천국은 바겐세일 중이다
목숨을 대가로 광속 배송도 한다
나는 이 집요한 희망들이 두렵다
이 깊고 황홀한 허기들이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