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하얼빈 08화

철원 평화의 길

by 차거운

여기 지금 함께 걷는 이 사람들은 누구일까

저마다의 삶의 모퉁이를 돌아서

이미 오래 걸어온 고단한 몸으로

이 겨울 철원 평야 등뼈를 타박타박 두드리며

시원하지 후련하지 침묵으로 물으면

강가에는 바스락거리는 마른풀들

간지럽다 깔깔 몸 몸 뒤채고

놀란 청둥오리며 고니며 흑두루미 들이

와다다닥 물 위로 흩어지며 날아오른다


자유롭게

평화롭게

느긋하게


흐르는 것은 물만이 아니어서

철원 노동당사 뼈대만 남아

조금씩 환골탈태 중인가


깃털 하나 떨어뜨리고 날아가는 저

희디흰 무골의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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