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릭리 May 14. 2022

내가 다닐 회사를 선택하는 것도 투자다

조금 더 알고 선택했더라면 지금의 나는 어땠을까? 

직장을 다닌 지 10년 차다. 내가 입사할 때인 2011년만 해도 내가 다니는 회사는 최고의 평판을 가지고 있었다. 모두가 취업하고 싶은 기업이었고, 현대자동차 그리고 삼성전자도 마다할 정도의 연봉과 우수한 직장 위치를 가지고 있었다. 연봉은 업계 최고였고, 직장의 위치는 강남구에 위치하고 있었다. S그룹의 한 계열사의 이야기다. 입사했을 때 부모님 모두 좋아하셨고 주변 친구들의 모든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마치 인생 시작부터 성공한 기분이었다. 여기저기서 소개팅도 많이 들어왔고, 이 회사를 다닌다고 하면 일명 '능력남'으로 인정을 받았던 것이었다. 이런 인정을 받으며 회사에는 당연히 충성을 다했고 내 몸을 회사에 갈아 넣었다. 그렇게 내 회사가 뛰어나다는 생각을 가지고 한 3년 정도 일했을 때였다. 회사는 엄청난 숫자의 적자를 발표하게 된다. 그렇게 회사의 주가는 반의 반토막 이상 나게 되었고 어느새 사람들은 우리 회사를 기억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렇게 주식시장과 일반 사람들로부터 우리 회사의 존재감은 낮아졌고, 회사의 연봉 및 복지정책도 다 같이 하향 축소되었고 더 이상은 우리 회사가 최고라는 생각은 모든 임직원들의 머릿속에서 사라져 갔다. 사람은 간사하다. 회사가 잘 나갈 때는 마치 내가 잘 나가는 듯 양 착각하게 된다. 그리고 회사가 잘 나가지 못할 때는 나 스스로도 위축되고 자존감이 축소된다. 참 웃기지 않은가? 지금의 우리 회사는 더 이상의 성장을 이루고 있지 않다. 경쟁은 점점 심화되고 있어, 특별한 전략 없이는 이 시장에서의 폭발적인 성장은 더 이상 불가능한 상태이다. 매출을 유지하며, 양질의 이익을 얻어내는 것 말고는 딱히 다른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미래가 있을 것인가? 에 대한 질문이다. 10년 차에 많은 생각이 드는 지금이다. 


그러면, 지금 내가 10년 전으로 돌아가서 직장을 선택한다면 어떻게 할까? 2022년에 살고 있는 우리는 현재 어떤 산업이 유망하고 앞으로 어떤 산업이 각광받을지 잘 알고 있다. 물론 미래는 우리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어떤 산업이 성장하리라는 것은 알고 있다. 앞으로는 전기차, AI, 클라우드, 자율주행, 자동화 等의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것은 매일 쏟아져 나오는 신문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통적인 산업인 건설, 은행, 제조업의 경우 성장에 한계가 있다. 반짝 매출과 이익이 늘어나서 각광을 받을 수 있으나 지속적이지는 않다. 지속적일 수 없다. 만약 그게 지속적이라면 실상을 한 번 제대로 파악해볼 수 있다. 매출을 부풀리거나 이익을 속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이걸 우리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알 수 없다. 


어떤 회사를 다니는지는 내 인생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어쩌면 30% 또는 그 이상이라고 하고 싶다. 내 경험을 비추어볼 때, 내가 구직활동을 할 때 엄청나게 잘 나가고 있는 회사는 어쩌면 그 뒤로 저성장을 경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내가 취업할 때는 그 회사가 너무 잘 나가고 있어서 그 어떤 단점도 들리지 않는다.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되는 함정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오히려, 사람들에게 각광받지 못하고 있는 회사. 사람들이 저길 왜 가?라고 하는 회사를 유심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 회사가 진정 실력이 있는 회사라면 내가 근무하는 동안 어떤 Potential이 터질지 모르는 일이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요즘 사람들이 당근마켓을 참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당큰마켓이 처음 론칭했을 때 이렇게 인기가 있지 않았다. 당근마켓도 회사가 인기가 없어서 사람을 구하기 힘들 정도였다. 얼마나 사람을 구하기 힘들었는지 구인광고를 냈는데, 회사 Stock Option의 0.1%를 준다고 한 것이다. 당근마켓의 현재 가치는 3조다. 0.1%면 무려 30억에 달하는 가치다. 물론 그때 당시 당근마켓의 구인광고를 보고, 미래를 예측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또한, 0.1%가 그래서 얼만데? 푼돈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 가치를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직장을 들어갈 때 내가 들어갈 시점 기준의 회사만을 가지고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5년 뒤, 10년 뒤를 내다볼 수 있어야 한다. 주식은 단타를 치기도 하지만, 직장은 단타가 아니지 않은가? 최소 10년 이상을 다니는 장기투자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취업할 회사를 고를 때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택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은 하나다. 어릴 때부터 경제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부모라면 아이에게 경제교육을 가르쳐야 하고, 내가 이제 막 취업을 앞둔 학생이나 젊은 나이라면 경제공부를 게을리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직장 10년 차에 되돌이켜 생각해봤다. 그때로 돌아가 내가 경제에 대해서 많이 알았더라면 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그리고 지금의 나는 많이 변해있었을까? 여러분들의 인생에 지혜로운 선택이 함께하길 기대한다. 

이전 19화 윗 분에게 잘 보이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