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릭리 Jul 31. 2022

경영대학원 MBA를 할까 말까

작은 나의 의견 

나는 한국에서 소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경영대학원을 1년 다니고 중퇴했다. 이유는 해외파견 때문이었다. 그런데 1년 한 것도 경험이라고 주변에서 많이들 질문한다. MBA 한 번 해볼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해? 와 같은 질문들이다. 내가 MBA를 시작했던 이유는 단순히 내 인생에 변화를 만들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MBA를 하면 지금 직장에서 벗어나 커리어 전환을 하는 조금의 희망이라도 찾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처음 학기가 시작해서 MBA를 시작할 때는 그야말로 꿈만 같았다. 다양한 산업분야에 일하고 있는 우수한 사람 들고 함께 공부를 하고 토론을 했다. 그 과정에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고 서로 간의 동기부여로 삶에 대한 의지는 최고치를 달했다. 새벽 1시까지 공부하고 자도 피곤하지 않았다. 계속된 공부와 토론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지루하던 직장생활을 벗어나 새로운 사람들과의 교류는 나에게는 마치 여행 같았다. 그렇게 나는 MBA를 졸업할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해외파견으로 인해 MBA는 중도 포기하고 현재는 다니던 직장에 그대로 다니고 있다. 지나고 나서 보니 만감이 교차한다. 졸업했더라면 어땠을까? 지금의 나보다 더 나아졌을까? 


만약 누군가 나에게 MBA를 해도 괜찮겠냐?라고 물어본다면 이제는 이렇게 대답해주고 싶다.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되면 하세요. MBA는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없을 때 하면 본인의 삶이 무너진다. 그리고 본인의 소중한 사람을 자칫 챙길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두 가지 모두 여유가 있을 때 해야 하는 것이다. 우선 경제적으로 한 번 따져보자. 사실 MBA를 하게 되면 한 학기 비용이 아마도 1,000만 원 들 것이다. 총 4학기라고 쳐도 4,000만 원은 들어가고 많게는 1억까지도 들어갈 것이다. 하지만 이는 학비뿐이다. MBA를 하게 되면 교통비부터 기타 경비까지 생각하면 1억은 넘게 깨진다. 물론 내가 1억을 투입해서 좋은 커리어를 다시 찾고 연봉 1억을 더 뽑으면 되는 거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어디 그게 쉬운가. 1억이라는 돈은 보통 돈이 아니다. 이제 막 자본을 쌓아가는 사람에게는 MBA에 Seed Money를 투입하는 것보다 부동산 자산이나 주식 자산 매입을 통해 부를 먼저 늘리는 것을 추천한다. 결국 MBA를 하는 것도 더 좋은 직장에 가서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함 아닌가? 우리 서로 솔직해지자. 


시간적으로도 물론 여유가 있어야 한다. MBA를 시작하게 되면 기본 과목 공부부터 시작해서 조별 토론 각 종 모임들이 생겨나게 된다. 안 그래도 많은 학비를 투입했으니 아깝지 않도록 내 모든 것을 불살라야 할 것이다. 그러니 MBA에 올인하게 된다. 졸업 최소 조건을 맞추기 위해서도 그게 여간 쉽지 않다. 여유 있게 졸업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집안으로부터 양해를 받을 수 있는 사람. 직장으로부터 큰 제약조건이 없는 사람들이 MBA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MBA를 하게 되면 아마도 주변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고 본인 건강을 해치게 될 수도 있다.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느낀 것은 MBA는 결국 '이론 공부'에 그친다는 것이다. 물론 실습과목도 있고 다양한 Case 사례를 통해 공부를 하지만 그 또한 역시 사례다. 내가 직접 경험한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살아있는 교육이 아니다. 내가 얼마큼 흡수를 잘하느냐에 따라서 내 것이 되고 내 것이 안되고 갈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사실 나는 큰돈으로 MBA를 듣는 것보다 그 돈으로 사업체를 직접 한 번 꾸려보는 것이 더 큰 공부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아니 어쩌면 확신하다. 그게 MBA보다도 더 값진 것을 가르쳐줄 것이다. 나 또한 용기가 없어 그렇게 하지 못했다. 도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직접 MBA를 경험해본 사람으로서 스타트업에 한 번 도전해보는 것이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전 21화 대부분의 회사일은 지나고 나면 별 일 아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