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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박 8일 묵었던 5개 호텔 돌아보며 마무리

- 7박 8일 서유럽여행 (25/25)



  

30 NOV2008

 내 경험으로 여행을 갔다 오고 나면, 어디서 묵었는지 기억이 없는 편이다.    


기억하기는커녕 생각나는 일이라곤, 거의 없는 것이 정설 아닌 사실. 나는 정말로 어렵사리 떠난 7박 8일간의 유럽여행이었기에 그 7박 8일간 중 6박 동안의 호텔을 기억하면서 7박 8일의 유럽여행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첫째, 둘째 날 같은 호텔. 이탈리아 로마. Papillo Hotel Rome Ring Road

이 호텔은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저녁에 지친 여행객을 밝은 노란색 조명으로 맞아준 지은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곳이었다. 수십 명의 여행객이 들어서기에 호텔 로비는 비좁았다. 그래도 발그레한 오렌지색 조명이 푸근하므로 다가왔다.

방의 조명은 과할 정도로 밝았고, 욕실에는 별도의 비데가 있었다. 우리네 문화와는 다른 부분 중 하나. 특히 변기의 배출 버튼이 손바닥만 해서 정말 이게 맞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아침 식사는 맛깔스러운 이탈리아 빵과 커피와 쿠키가 가득했으나, 식당이 비좁아 좁은 접시 두 개를 올려놓을 만큼의 배려가 없어 옥에 티.

주소 : Via Arola 53, Rome, Italy 
호텔 평가 ★★★☆

[아래 사진은 이탈리아 로마의 Papillo Hotel Rome Ring Road]

세 번째 날.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park hotel villa florita

이 호텔은 베네치아에서 조금 떨어진 외딴곳에 자리 잡고 있다. 주변에 자동차가 지나가는 것을 볼 수도 없을 정도의 한적한 곳인데, 호텔 바로 옆에는 노인요양원이 위치해 있었다.

이곳 역시 화장실에 비데가 따로 있었고, 벽에 있는 옷걸이가 생뚱맞게 걸려 있었고,

화장실에는 기다란 줄이 천정에서 아래로 벽 쪽에 붙어 있었다. 절대로 위험한 경우에만 잡아당길 것. 한국 여행객들에게 경고가 따르는 것. 무엇이냐 하면 비상호출기인 셈이다. 당기면 호텔 직원들이 응급상황으로 판단하고 득달같이 달려온다.

저녁식사를 호텔에서 마쳤는데 최악이었다. 주스는 가루 주스에 지중해 물을 섞은 것 같았고, 수프와 스테이크는 도저히 배가 고프지 않으면 먹히지 않을 곳.

복도는 홍등가처럼 값싸게 붉었고, 단지 호텔의 엘리베이터 내부가 대리석으로 맘에 들 정도로 호감을 끌기에 부족함이 많은 호텔이었다. 그러고 보니 7박 8일 중 최악의 호텔이다.

웹사이트 : www.villafiorita.it
호텔 평가 ★☆ (까만 별 하나는 엘리베이터 때문)

[아래 사진이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park hotel villa florita]

네 번째 밤을 보낸 이탈리아 밀라노의 Holiday Inn Milan Assago! 

밀라노에서의 호텔은 기억이 아주 짧았다. 채 5시간을 채우지도 못하고 쫓겨나듯 빠져나온 곳이다.

워낙 유명한 호텔 체인 중의 하나일 뿐 별로 특징적인 것이 없었던 호텔이었다. 호텔 로비는 처음으로 넓었고, 귀퉁이에는 술을 마시거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바(Bar)가 있었으나 이용할 여건이 아니어서 평가에서 제외하고 통과.

오랜만에 로비 옆에 PC방 같은 환경의 PC 접속 환경이 있었으나, 얼마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그냥 지나치는 것이 당연할 정도로 비쌌던 것만 기억에 남는다.

호텔 입구 한쪽에는 현지 도자기 작가의 작품이 구매자를 기다리는데 굳게 잠긴 자물쇠로 가까이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새벽 4시에 이탈리아식 도시락을 준비해 준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내가 평가하기에는 평가 요소가 적었고 상황이 좋지 않았다.

주소 : TANGENZIALE OVEST KM 19 MILAN, 20094 ITALY 
웹사이트 : Holiday Inn Milan Assago 

호텔 평가 ★★☆

[아래 사진이 이탈리아 밀라노 Holiday Inn Milan Assag]

다섯 번째 날. 스위스 인터라켄의 Aeschi Park 호텔

이 호텔은 들어설 때나 나설 때나 콘도?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박했던 외향이 생각난다. 그리 높지도 않았고, 고양이가 출입문을 지키고 앉아 있던 정감이 그나마 살아있던 곳이다.

한국인들이 방 안에서 담배를 오랫동안 피워 어쩔 수 없이 친절하게 한글로 '금연' 안내문을 세워 놓은 곳. 아마도 한국인들이 자주 머무는 곳이지 않았나 싶다. 괜스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피곤해서인지 침대가 유독 편안해서인지 아늑한 잠을 잤다. 냉장고에 있는 맥주며 음료수는 거의 먹을 수 없을 정도로 규격화된 느낌이었고, 각 층을 안내하는 푯말은 융프라우, 뭰히, 아이거, 쉴터호른으로 표기되어 융프라우 밑자락임을 그대로 표기해 주고 있었다.

실내에 담배 냄새가 잘 빠지지 않은 듯 호흡이 조금 힘들었다.

웹사이트 : http://www.aeschipark.ch/
호텔 평가 : ★★★☆

[아래 사진은 스위스 인터라켄의 Aeschi Park 호텔]

여섯 번째 날. 프랑스 파리의 머큐어 호텔 (Hotel 

Merc

ure Paris Orly Rungis)

역시 파리는 예술의 나라라는 느낌을 많이 전달받을 수 있었던 호텔. 다시 파리에 간다면 이 호텔을 마다할 수 있을까?

밖으로 보이는 야경은 지평선 끝까지 차분하고, 조명이며 복도 장식이며 장식의 색이며 무엇 하나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특히나 종업원이 없는 듯 있는 서비스는 언어적으로 부담 많은 여행객들의 마음을 헤아려 준다고나 할까? 다소 도심에서 떨어진 곳에 있어서 아침 운동을 밖으로 나가는 것은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맘에 들었던 호텔

주소 : 20 avenue Charles Lindbergh, Rungis, 94 656, France. 
웹사이트 : www.mercure.com 

호텔 평가 : ★★★★☆

[아래 사진은 여섯 번째 날을 묶은 프랑스 파리의 Hotel 

Merc

ure Paris Orly Rungis]

마지막 7박과 8일째는 국적 항공기 기내에서 하루를 묵었다.  

좁은 이코노미석에서 14시간을 견딘다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평가 : ☆


그리고 7박 8일 유럽여행 끝~!

[7박 8일의 여행을 마무리하면서 한꺼번에 몰아놓은 당시의 흔적들]


7박 8일의 유럽여행은 이번 25회로 끝이 났다. 끝나지 않았다.


여행의 마무리치 고는 정리가 아직 덜 된 기분이다. 아직 번잡하게 주워 담았던 입장권이니 팸플릿이니 하는 것들이 너저분히 남아있고, 여행에서 찍은 12G에 달하는 용량의 사진도 편집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그러니 나의 여행은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가장 즐거운 꿈은 '여행 꿈'이다. 그래서 잠들 때면 꿈속에서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잠에 든다. 아마도 나는 날마다 1박 2일의 어딘가를 다녀오는 여행을 계속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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