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관장 박남희)는 격년으로 ‘백남준 예술상’을 시상하는데요. 경기도가 후원하고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가 주최하는 예술상입니다. 2009년부터 2021년까지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으로 운영한 기존 수상 제도를 개편하고 새 이름으로 재개했습니다. 기존 심사 항목인 창의성, 실험성, 급진성 외에 미술 창작을 통해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세계평화에 이바지한 예술가를 선정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또한 미술사에 족적을 남긴 거장으로 국내 전시 개최 의미와 가치 확산 가능성이 주요한 심사 기준으로 평가되었다고 합니다.*
2024년 제8회 백남준 예술상 수상 작가는 조안 조나스(Joan Jonas, 1936-, 미국)입니다. 예술상을 수상한 작가의 작품을 이듬해에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전시합니다. 전시 주제는 <<조안 조나스: 인간 너머의 세계>>입니다. 저는 일본에 있어서 이번 전시의 도슨트를 하지는 못합니다만, 이번 전시를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백남준아트센터는 경기도 용인에 있습니다. 시간 있으시면 전시를 관람해 보시기를 적극 추천합니다.
조안 조나스는 뉴욕에서 태어났고, 대학에서 조각과 미술사를 공부했는데요. 1960년대 후반부터 퍼포먼스라는 장르에 매료되어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현재까지 비디오, 퍼포먼스, 조각, 설치 등 여러 분야를 통섭하고 융합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2000년대부터는 자연 동물, 생태 주제로 관심을 옮겼습니다. 즉 인간과 그리고 인간이 아닌 존재들, 즉 작가가 지구 타자라고 부르는 존재들이 인간과 어떻게 함께 지구에서 살아가는지를 깊게 고민하는 작업을 최근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 제목이 ‘인간 너머의 세계’인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이 제목은 식물, 동물, 풍경, 기후, 지형 등 우리가 함께 지구를 공유하는 모든 존재와 인간 사이에 복잡한 관계망을 가리킵니다.
예술상 심사위원장인 프란시스 모리스는 조안 조나스에 대해 “초기 비디오와 퍼포먼스 아트 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기후 위기, 생태, 인간과 비인간 친족 관계를 주제로 한 몰입형 설치 작품을 제작하는 등 새로운 영역을 계속 탐구하고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박남희 백남준아트센터 관장은 “조안 조나스의 작품은 다른 존재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생각의 지평을 확장하는 예술의 힘을 보여준다.”라고 말하며, “2024년 백남준 예술상 수상을 계기로 조안 조나스의 예술을 현재 시점에서 풍부하게 해석하고 확산하기를 바란다.”라는 기대를 덧붙였습니다.
백남준아트센터 전시는 11월 20일부터인데요. 10월 14일 백남준아트센터 자원봉사자 도슨트 카페에서 조안 조나스 전시 소식을 들었습니다. 작가 이름은 처음 들었고요. 전시 시작 전에 도슨트는 이론 교육과 전시장 교육을 받고 자신의 스크립트를 써서 해설을 준비하거든요. 11월 15일이 전시 스터디를 하는 일이었어요.
11월 초 도쿄 여행에서 백남준과 요셉 보이스 사진을 소개했는데요. 그때 국립신미술관(國立新美術館)에서 조안 조나스 작품을 본 거예요. 자료도 올라오기 전이어서 아무것도 몰랐지만, 무척 반가웠어요. 시간에 쫓겨 아쉬웠어요. 그때 사진을 찾아보았어요. 작품명은 <Double Lunar Rabbits>(2010)이네요.
이 작품에 대한 설명은 이렇습니다. 조나스는 일본에서 매우 익숙한 ‘달의 토끼’ 이미지를 탐구한다. 아즈텍 전통에도 유사한 신화가 존재함을 발견한 그는, 두 이야기를 나란히 배치하여 설치 작업을 구성하는데, 그 설치는 투사된 영상과 상상 속 공연자들이 한때 사용했을 법한 버려진 소품들, 그리고 섬세한 조각적 형태들이 무대처럼 결합된 것이다.**
백남준아트센터 전시에는 1984년 제작한 <더블 루나 독스>가 있네요. 작품은 공상과학소설 「우주」에서 기반합니다. 작품 속의 사람들은 오랫동안 우주선에 갇혀서 표류하면서 자신들이 왜 여기 있는 건지 그리고 이 우주에서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조차 잊어버렸습니다. 사물에 어울리는 지구의 언어를 찾으려 노력을 하지만 계속해서 실패합니다. 제목과 연관 있는 쌍둥이 개가 중간중간 등장하는데, 잃어버린 인간의 정체성을 지키는 상징적인 존재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이 개를 통해 잃어버린 인간 세계의 상식과 언어 등이 여기에서 표류하고 있는 인간들과 계속해서 맞닿는 매개를 해주는 역할로 등장하는 게 쌍둥이 개들입니다. 이 작품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와도 연결되는 어두운 미래상을 극 미래상을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그러고 보니 달, 토끼, 1984 등의 소재들 관련해서 백남준 작품들이 생각나네요. <달은 가장 오래된 TV>, <달에 사는 토끼>, <굿모닝 미스터 오웰> 같은 작품들요. 12월 초에 한국 가서 전시 보고 구체적 작품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 예술상 관련 정보는 <https://ggc.ggcf.kr/p/67296ea6c838b745e89cdbc9>(검색일: 2025. 11. 23.)
** 〈Double Lunar Rabbits〉설명은 <https://www.macba.cat/en/obra/a07217-double-lunar-rabbit—joan-jonas/> (검색일: 2025. 11. 23.)
※ 사진은 모두 11월 3일 촬영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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