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심리 상담실에서는,
가끔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을 만난다.
남편이 세상을 떠났는데…
슬프지 않아서, 너무 괴로워요.
죄책감이 심하게 들어요..
그 말 속엔
수십 년의 감정이 꾹꾹 눌려 있다.
사람들은 흔히,
배우자가 떠나면 반드시 슬퍼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별하면 당연히 그리워야 하고,
울고, 아파하고, 외로워야
그게 진짜 사랑이었다고 여긴다.
하지만 인간의 마음은
그렇게 단순하게 작동하지 않는다.
한 어르신은
남편의 간병을 8년 가까이 혼자 감당해왔다고 한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돌보는 일은
신체적인 고단함뿐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버거운 시간이었을 것이다.
남편이 떠난 지금,
슬픔보다 먼저 찾아온 건
묘한 해방감이었다고 한다.
자신이 너무 이상한 사람인가 싶어
말도 꺼내지 못하고 몇 달을 끙끙 앓다가,
상담실에서 처음으로 그 감정을 꺼내놓았다.
그 말을 들은 상담사는 이렇게 말했다.
마음속에
여러 감정이 동시에 있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또 어떤 어르신은
평생을 ‘가족을 위한 사람’으로 살아왔다.
자신의 마음이나 선택보다
늘 아내와 자녀, 처가 식구들의 필요를 먼저 챙겼다.
그렇게 살아온 시간이
자신을 얼마나 작게 만들었는지,
사별 후에서야
비로소 실감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말하지 못한 이 마음이
자신만 느끼는
이상한 감정 같아서
부끄럽고, 두려웠다고 한다.
우리는 관계 안에서
참 많은 걸 참고,
많은 걸 포기하고 살아간다.
사랑했기에,
미워할 수도 없었고,
힘들다고 말할 수도 없었다.
그렇게 오래도록 눌러왔던 마음이
어느 날 한순간,
‘텅 빈 마음’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사별은 단지 누군가의 죽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동안 미뤄두었던 감정들이
천천히,
때로는 갑작스레
수면 위로 올라오는 시간이다.
그 안에는 슬픔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리움도, 억울함도, 해방감도, 죄책감도 있다.
그 모든 감정은
함께 살았던 세월만큼 정직한 것이다.
그래서 상담실에서는
이렇게 말해준다.
사별 후
홀가분함을 느끼셨다면,
그건 그동안
참 많이 애써오셨다는 증거입니다.
그 마음은
사랑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지금까지 너무 오래
혼자 견뎌온 마음 때문이에요.
마음을 너무 단순하게 판단하지 말자.
감정은 늘 두 가지 얼굴을 가질 수 있다.
사랑과 미움, 그리움과 안도감, 애틋함과 자유로움…
그 모든 것은
‘잘못된 감정’이 아니라,
‘진짜 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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