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자신도 모르게 말이 줄어들었다는 걸 깨닫는다.
누군가를 탓할 수는 없지만,
마음 한편엔 그 침묵의 기운이 오래 남아 있었다.
말이 없던 사람 곁에서 오래 지내다 보면
처음엔 이해하려 애쓰다가,
그다음엔 말 걸기를 주저하게 되고,
결국엔 나도 조용해진다.
“왜 화가 났는지 말을 좀 해줘요.”
“기분이 안 좋은 거예요? 아니면 그냥 피곤한 거예요?”
말을 걸어도 돌아오는 건 짧은 대답,
혹은
아무 말 없는 무표정뿐이었다.
그럴수록 마음속 감정은 방향을 잃는다.
'말해봤자 뭐가 달라지겠어'라는 생각이 자리를 잡는다.
어르신 한 분이 조용히 말씀하셨다.
남편은 늘 말이 없었어요.
그래서 저도… 그냥 말하지 않게 됐어요.
그 짧은 문장 안에 많은 세월이 들어 있었다.
외로움, 억울함, 그리고 익숙한 단념.
조용한 사람 곁에서 말을 줄이다 보면,
어느새 말하지 않는 것이 익숙해진다.
그리고 감정도 함께 눌러지기 시작한다.
이런 분들 중에는
어릴 적부터 감정을 말로 표현해 본 적 없는 경우가 많다.
“우리 집은 다들 조용했어요.”
“어머니는 항상 ‘말 안 해도 다 안다’고 하셨어요.”
자란 환경이 말 없는 관계였다면,
그건 성격이 아니라 배움이다.
감정 표현을 배우지 못한 채
자란 사람은,
어른이 되어서도 말보다 침묵에 익숙하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고,
감정을 설명하는 일이 낯설다.
그 곁에 있는 사람은 자꾸 묻게 된다.
“왜 말을 안 해요?”
“정말 아무 생각이 없는 거예요?”
그러다 어느 순간 알게 된다.
그 침묵은
마음의 문을 닫은 게 아니라,
열어본 적이 없는 마음이라는 걸...
말이 없는 사람에게
더 많은 질문은 부담이 될 수 있다.
때로는 적당한 거리를 두고
기다려주는 여유로움이 필요할 수도 있다.
“왜 말이 없어요?”라고
채근하는 대신에..
“필요한 거 있을 때 말해줘요”라고
따뜻한 한마디를 전해 보는 건 어떨까?
말문이 트이는 건
크고 거창한 대화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그날 있었던 소소한 감정,
조금 불편했던 마음을 꺼내보는 데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말을 놓치지 않고 들어주는
누군가가 있을 때,
그 마음은 점점 겉으로 향하기 시작한다.
말 없는 사람.
그 곁에서 점점 조용해지는
또 다른 사람.
그 둘 사이에
말이 다시 흐르기 시작하면,
그건 관계가 살아난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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