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남성 어르신이 상담실에서 한참을 망설이시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여셨다.
막내딸이 나를 모시겠다고 해요.
그런데... 받아들이기가 어려워요.
어르신에게는 두 딸과 큰 아들이 있었다.
평생 큰 아들만 바라보고 사셨다.
딸들은 언젠가 시집갈 사람이라고 생각하셨고,
실제로 결혼 후에는 연락도 뜸했다.
"큰딸은 시댁 눈치 보느라 바쁘고,
아들은... 솔직히 저에게 별로 관심이 없어요."
그런데 막내딸이 몇 년 전부터 달라졌다.
자주 안부를 묻고,
명절 때도 친정에 먼저 오겠다고 하고,
이제는 아예 아버지를 모시고 살겠다고 한다.
고마운데... 왜 이렇게 어색하죠?
평생 기대했던 자식과
실제로 자신을 돌봐주는 자식이
다른 경우는 많다.
아버지는 아들만 바라봤지만,
막내딸이 더 효도한다.
이럴 때 마음은 복잡해진다.
"내가 잘못 키웠나?"
"내가 편애해서 이런 마음이 드는 건가?"
"지금이라도 마음을 바꿔야 하나?"
더 깊이 들어가면 또 다른 감정이 숨어 있었다.
죄책감이었다.
그동안 소외시켰던 자식이
자신을 가장 잘 돌봐주니까,
그것이 오히려 부담스러운 것이다.
사랑을 덜 받은 자식이
더 많은 사랑을 돌려주는 아이러니.
그것이
감동보다는 죄책감을 불러일으켰다.
차라리 큰아들이 잘해줬으면...
마음이 편했을 텐데요.
이런 마음을 갖는 어르신들이 꼭 하시는 말씀이 있다.
"이제라도 막내를 더 사랑해야 하나요?"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70-80년을 살아오면서 형성된 마음의 패턴을
갑자기 바꾸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리고 그럴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관계였다.
아버지를 돌보는 것이 의무감 때문이든, 진심이든,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이었다.
상담을 받으신 어르신은 마지막에 이런 깨달음을 얻으셨다.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지금을 달리 볼 수는 있구나.
막내가 자신을 돌보는 것을
의무나 부담으로 보지 말고,
서로에게 주어진 새로운 기회로 보기로 하셨다.
평생 큰아들에게만 집중했지만,
이제는
막내와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는
시간이 생긴 것이라고.
"늦었지만...
이제라도 막내와 제대로 살아보고 싶어요."
가족 관계에서 가장 아픈 것은 때늦은 깨달음이다.
평생 잘못 생각하고 살았다는 것을
인생의 마지막에 와서야 알게 되는 것.
하지만 그 깨달음조차도 늦지 않을 수 있다.
남은 시간 동안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니까.
사랑에는 순서가 있었지만,
고마움에는 순서가 없네요...
어르신이 하신 이 말씀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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