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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진 것과 알려지지 않은 것, 그 사이의 문 - 2

짐 모리슨과 도어스 이야기

by 김주영 Mar 0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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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앨범이 나왔고, 싱글로 커팅된 Light My Fire는 빌보드 1위를 기록했다.

'내 이럴 줄 알았지. 로비 축하해'

'야, 시답잖은 소리! 다 같이 한 거잖아.' 기타리스트 로비 크리거가 손사래를 치며 짐에게 대꾸했다. Light My Fire의 선율과 코드 진행이 록 스탠더드 Hey Joe에 약간의 빚을 지고는 있지만 로비 크리거의 창작임에 틀림없다고 짐 모리슨은 생각했다. 그렇지 않더라도 짐은 인터뷰가 있을 때마다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밴드 전체를 앞세웠다. 그래봤자 언제나 나쁘든 좋든 중심인물이 자기 자신이라는 것엔 추호의 의심도 없었지만 말이다.


처음에 도어스의 공연장은 정열을 쏟을 곳을 찾던 LA의 젊은 영혼들이 모여 열정과 불만과 불안을 뿜어내었던 배설과 발산의 장소였다. 그런데 공연이 거듭될수록 음악보다는 짐 모리슨이라는 교주가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어떤 새로운 세계로 가기 위한 의식으로 변해갔다.

어쨌든 처음에는 방종하는 젊음들이 공연장에 몰렸고, 이런 저런 사건들이 생겼다.

68년 3월 1일, 메사추세츠 보스턴 가든 공연에서 꼬맹이라고 불려도 좋을 10대의 남성팬이 약에 취해 공연장 2층 발코니에서 몇 마디 고함 뒤 갑자기 맨땅에 다이빙을 했다. 퍽하는 짧고 묵직한 소리가 있었고 잠깐의 정적 뒤 그 어린 팬은 다행히 툭툭 털고 일어나 집으로 돌아갔다.

짐의 25번째 생일이 막 지난 68년 12월 어느 날, 코네티컷 뉴헤이븐 아레나에서의 일이었다.

공연장 화장실에서 자신의 여성팬을 애무하던 중 순찰 중인 경찰과 시비끝에 경찰이 짐의 얼굴에 최루스프레이를 쏘았다. 동료들에 의해 무대로 끌려 올라간 짐은 노래를 부르다가 갑자기 멈췄고, 관중들에게 방금 전의 사건을 고발하며 경찰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작은 파란 색 돼지'라고 경찰을 조롱하고 도발하다가 결국 체포되었다. 록 스타 사상 최초로 공연중 체포된 사건이었다.

더 심한 사건이 69년 마이애미 디너 키 오디토리움에서 있었다.

수용 가능한 인원보다 훨씬 많은 12,000여 명의 팬이 몰려 극도로 혼란한 상황이었는데, 짐은 공연 시간을 지키지 않았다. 몇 시간이 지나 술과 마약에 은 짐이 등장했고, 노래는 뒷전에 던져 두고 자신을 비난하는 팬들에게 도발하였다. 험하고 음란한 용어들로 가득찬 말이었다.

그러다가 '여러분은 자유로운가? 자유를 원하나?'라고 외치며 바지를 내려 성기를 노출시키려 했다. 이 때 경찰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었고 짐은 공연중 또 체포되었다.


기성의 있어 보이거의 모든 대상적대시 했다. 그의 표현을 빌자면 거의 대부분 싫어하지만 특히 대상은 다음과 같았다.

'난 그들이 끔찍히 싫어.

해군장성인 내 아버지, 아메리카 인디언을 학살하고 땅를 강탈한 미국에 온 유럽인들, 그리고 짭새들'


짐은 어렸을 적 언젠가 읽었던 올더스 헉슬리의 책 '인식의 문'에서 얻은 힌트를 평생 되새겼다.

알려지지 않은 금지된 세계로 가는 문을 열려면 술과 마약이 유효하다는 신념을 가졌고, 과감히 복용했다.

처음에는 약간의 용량에도 놀라우리만치 효과가 좋았다. 짐은 대범해졌고 솔직해졌다. 팬들은 확신에 가득 찬 그런 짐에게 더욱 열광하고 빠져 들었다.

언제부턴가 짐은 도어스의 음악을 듣고자 찾아온 팬들을 자신이 이끌어 갈 어린 양들이라고 생각했고, 그 들에게 멋진 신세계의 문을 열어주는 목동이 되고자 했다. 짐은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윌리엄 브레이크가 죽은 자를 볼 수 있는 무당이었다고 믿었고, 시는 샤먼 의식을 위한 제례이며, 자신 또한 다섯살 쯤에 죽음을 목격하였던 인디언 무당의 영혼과 함께 한다고 생각했다. 이제 녹음실에도 촛불과 향을 피웠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 갈수록, 복용량이 많아질수록, 마시면 마실수록 살은 부풀어 갔고, 대리석 조각처럼 각졌던 얼굴은 희미하고 뭉퉁해져 갔다.

그리고 갈증은 왜 그렇게 심해지는지,..




(Part 3 완결로 이어집니다.)


아래 링크에서 도어스의 음악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詩人이 되고자 했던 짐 모리슨 그리고 Do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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