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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PM이 알아야 할 원가 관리

by 김선혜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인력의 공수를 산정해서 비용을 책정하는 우리 업에 있어서 원가를 관리한다는 것은 곧 “사람“을 관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프로젝트에서 해야 하는 일의 양을 월 단위 투입되는 사람을 기준으로 계산하는데(MM, Man Month), 역할과 업무의 난이도에 따라 초급, 중급, 고급, 특급으로 레벨을 구분하고, 각 등급별로 월 단위 몇 명의 사람이 투입되었을 때 품질을 유지하면서 생산성과 효율성을 낼 수 있는지를 고려하여 견적을 산정한다. 등급별 단가는 (구)소프트웨어 단가를 기준으로 금액을 산정한다. 직군과 직능별로 세분화된 단가 체계가 도입되긴 했지만 평균 단가가 낮아 해당 단가로 견적을 산정할 경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이유로 과거 등급별 단가 체계를 계속 유지하고 있고, 다행히도 대부분의 발주사나 원청사에서도 등급별 단가로 견적 산정을 요청하고 있다.


회사마다 원가를 관리하는 기준이 다를 수 있으나 보통 매출, 비용, 수익/수익율로 관리를 하고, 비용은 인건비(정규직)와 매입(외부 인력)으로 구분해서 관리를 한다. 이미 구매 협상 단계에서 견적은 현실성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견적을 기준으로 인력을 투입할 경우 프로젝트는 시작과 동시에 망조가 드리워질 확률이 높다. 따라서 PM은 영업 단계에서 협상 과정을 거쳐 합의된 견적을 검증하는 과정부터 시작해야 하고, 견적이 비현실적인 경우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품질, 생산, 효율을 유지할 수 있는 현실적인 공수를 재산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회사와의 의견 충돌이 발생할 수 있지만 마찰이 있더라도 설득을 통해 최초 원가를 보장받아야 이후 따라오는 재앙과 그로 인한 한없는 원가 하락을 방지할 수 있다.


최초 투입 공수와 최초 원가를 책정하면 그 이후로는 사람의 드나듦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범위, 이해관계자, 인력, 일정, 품질, 의사소통, 변경, 위험 관리를 해나가면 된다. 인력 관리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사람들이 다 내 맘같지 않고, 아무리 필터링을 하더라도 실제로 일을 했을 때 뽀록나는 거짓 역량과 불량한 태도로 사람을 교체해야 하는 일이 프로젝트마다 매번 일어나다보니 최초 원가를 마지막까지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PM으로서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것은 필요한 인력의 확보다. 일이 몰리고 바쁜 시기는 늘 있기 마련이고, 생각지 못한 변수는 생기기 마련이지만 아직 발생하지 않은 상황을 지나치게 근심걱정하며 과한 인력을 확보하려 해서도 안 된다. 수익을 높이기 위해 투입 인력을 줄이고, 과중한 업무 강도를 푸시하며 사람들을 갈아넣는 PM은 PM의 명함을 반납해야 한다. 수익율만으로 PM의 능력을 평가하는 조직 또한 경계해야 하는 조직이다.


조직마다 PM의 원가 관리 롤이 주어진 인력으로 업무를 진행하는 좁은 범위로 한정되는 경우도 있고, 견적을 산정하고 인력을 선발하고 인력의 드나듦과 돈의 흐름, 수익율을 관리하는 넓은 범위의 원가 관리를 담당하기도 한다. 조직의 운영 방안이니 옳고 그름을 논하기는 적절치 않지만 적어도 PM이라 하면 후자에 가까워야 한다는 조언을 드리고 싶다. 업무 범위를 분석해서 투입 공수를 산정하고 견적서를 작성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PM들을 주변에서 종종 보게 되는데 당장에는 인력과 원가 관리에 대한 책임이 없으니 부담이 적을 수는 있지만 사람과 돈을 관리할 수 없는 PM을 과연 PM이라 부를 수 있을까?


견적서를 보면 항상 현타가 온다. 한 번도 실수령으로 받아본 적 없는 소프트웨어 단가 기준은 정말 기준일 뿐, 할인에 특별할인까지 적용해서 점점 낮아져만 가는 평단가를 보고 있노라면 도대체 이 기준으로 돈을 받는 사람이 누구길래 나라님은 이런 단가표를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만 들뿐이다. 그리고, 사람은 많은데 제대로 일하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게다가 실력 대비 많은 돈을 요구하는 사람들을 보면 양심이 있나 싶다. 메타 인지가 바닥인 시대에 돈과 사람, 저울질하기 힘든 두 가지 대상으로 늘상 고민해야 하는 이 세상 모든 PM님들, You are not al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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