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나쌤 Aug 09. 2019

영어 그림책은 어디서 살까?  

영알못 딸이 2달 만에 원서 200권을 읽기까지

엄마표 영어의 어려운 점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수준에 맞는 책을 어디서 공수해 오느냐?"일 것이다. 수준에 맞는 책을 찾는 것도 어렵고, 책을 빌리러 도서관을 다니는 것도 쉽지 않다. 다행히 우리 집은 구와 구가 만나는 경계여서 구립영어도서관이 2개나 근처에 있다. 그리고 전에 살던 동네 쪽에 일이 있어서 매주 가는데, 그 동네 작은 도서관에도 엄마표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 책들이 적지만 알차게 있다. 그래서 나는 가족별로 대출 카드를 만들어서 한 번에 최대 15권씩 책을 빌려왔다. 하루에 3권씩 읽으면 도서관 한 군데에서만 빌려도 되는데, 막 원서를 읽기 시작했을 때는 책이 워낙 얇다 보니 하루에 3권 이상씩 읽어줄 때가 많아서 도서관을 몇 군데 다니며 빌렸다. 그나마 내가 일반 워킹맘이 아니라 가능했던 일이다. 안 그러면 주말에만 빌려야 하는데 피곤한 몸을 이끌고 주말에 도서관 가는 건 쉽지 않을 거다.  

도서관이든 중고서점이든 열심히 골라야 하는 건 피할 수 없는 나의 몫

나는 영어도서관이 근처에 있어 빌릴 수 있어서 다행이었는데, 문제는 생각보다 영어도서관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서울은 그래도 구마다 하나씩 있는데, 지방은 수가 너무 적다. 영어도서관은 커녕 일반 도서관에 영어책이 없는 경우도 많다. 지방에 사는 언니가 내 포스팅을 보고 마을 도서관에 갔는데 거긴 원서가 없더라는 말을 전해주었다. 주변에 영어도서관이 없으면 또는 영어책이 있는 도서관이 없으면 영어책을 빌리는 게 불가능하니 사야 하는데,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지 않다면 무척 부담스러운 일이다. 원서가 한 두 푼 하는 것도 아니고. 빌릴 곳도 없고 경제적 여유가 없다면 원서는 무조건 중고로 사야 한다.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서도 살 수 있지만, 추천하는 방법은 중고서점이다. <개똥이네>(http://www.littlemom.co.kr)는 중고 아동서적을 주로 취급하는 곳이라 아이들용 원서도 꽤 많이 있다. <개똥이네> 는 온/오프라인으로 책을 판매하는데, 내가 일하던 곳 근처에 오프라인 매장이 있어서 나는 <개똥이네>를 오프라인으로 먼저 알게 되었고 그곳에서 책을 구입했다.


개똥이네 중고매장을 검색했더니 대여와 방문매입 서비스가 눈에 확 들어온다. 원서 사는 게 부담스러우면 대여를 하는 것도 방법.

그러나 온라인은 아무래도 실물을 확인하는데 (사진이 있기는 하지만) 한계가 있으니 중고매장을 선호하게 되는 것 같다. <개똥이네>는 매장이 많지 않아서 아쉽다. 오프라인 중고매장의 최강자는 알라딘. 개인적으로는 알라딘 중고매장이 예스24보다 접근성이 좋고 매장 크기도 평균적으로 더 큰 것 같다. 재밌는 일이 있었다. 얼마 전에 강남에 있는 알라딘 중고매장에 갔다.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시간에 가서 사람들이 별로 없었는데 유독 사람이 많은 코너가 있었다. 어딜까? 이미 눈치챘겠지만, 바로 아이들 원서 코너였다. 7-8명의 내 또래 여성들이 책을 열심히 고르고 있었다. 한 팀이 빠지면 다른 팀이 또 와서 고르고... 나도 들어서 알게 된 건데, 중고 원서는 강남 알라딘이 가장 많다고 한다. 실제로 신촌이나 종로 중고매장에 가 보았는데 정말 강남과는 비교가 안되게 원서가 없었다. 신촌은 매장 자체도 작아서 그럴 수 있다고 치고, 종로 매장은 강남과 비교해서 매장 크기가 많이 차이 나지 않는데도 보유 영어 원서 측면에서는 강남점과 비교가 되지 않는 것 같다.

중고서점을 잘 이용하면 새 책 같은 중고 원서를 만날 수 있다.

며칠 전, 부천에 갈 일이 있었는데 부천역 앞에 알라딘 중고 매장이 있어서 원서 코너에 가 보았다. 역시 강남에 비할 바는 못되었다. 그래도 생각보다 원서가 꽤 있어서 열심히 들여다보았다. 마침 공돈이 좀 생겨서 리더스북과 페이퍼북으로 된 그림책 70권 정도를 구입했는데 총 17만 원 정도 나왔다. 정가로 구입하면 2.5~3배 정도가 더 든다고 보면 된다. 너무 헌 책은 빼고 사용감이 좀 있거나 없는 것들 위주로 골라왔는데 주로 2천 원 이하였다. 2천 원이 넘으면 일단 좀 생각해보고 결정했다. 아, CD가 있으면 3천 원이 훌쩍 넘는다. 나는 CD 없는 책들로만 골라서 평균가가 1,600원 정도였다. (CD는 유튜브가 있으니 굳이 없어도 된다.)


중고로 책을 살 때 유의할 점은 웬만하면 보드북이나 플립/플랩북은 사지 않는다는 것(보드북은 비싸다. 아이가 5살 이상이라면 페이퍼북을 무조건 추천한다.플립/플랩북은 손상된 것들이 많다.)과 5천 원 이상이 넘어가면 새 책을 파는 사이트에서 가격을 검색해봐야 한다는 점 정도일 것 같다. 5천 원이 넘어가는데 마음에 드는 책이 있어서 새 책 원서 사이트에서 검색해봤는데 별 차이가 안 나거나 오히려 새 책이 더 싼 경우도 있었다. 그러니 꼭 검색을 해보시라. (딸램이 좋아하는 리더스북 Biscuit 시리즈의 경우는 새 책과 헌 책의 가격차이가 별로 안 나서 새 책으로 구입했다.)


가격이 나가는 책은 웬디북에서 값을 비교해본다.

새 책을 꼭 사야만 한다면 웬디북(https://www.wendybook.com)을 추천한다. 동방북스(http://www.tongbangbooks.com)도 많이들 추천하는데, 나는 이용해 본 적은 없어서 패~스. 웬디북에서는 책을 꽤 많이 샀는데 최대 75%까지 할인해주는 책들이 있어서 유용했다. 사고 싶은 책 재고가 없을 때도 꽤 있는데 입고 알림 신청하면 카톡이랑 메일로 알려줘서 편리하다. 웬디북은 사이트도 이용하기 좋게 설계되어 있고 유명 작가나 수상작, 레벨별 등 분류가 잘 되어 있어서 좋다. (동방북스 사이트를 가보니 웬디북과 별 차이는 없는 것 같다.)

들어갔더니 마침 세일!!! (No!거의 늘 세일할 확률이 높다 ;;;;)

웬디북이나 동방 북스의 최대 단점은 지름신을 쉽게 불러준다는 것! 재고가 없는 것을 몇 번 경험하고, 세일 상품들을 보면 "지금 아니면 못 살 수도 있다"는 다급함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경험상, 재고 없는 제품은 그만큼 인기가 많은 제품이라 조만간 다시 입고된다. 그리고 세일은 생각보다 훨씬 자주 돌아온다. 재고 없는 제품은 입고 알림 신청을 해두고 기다리시라. 그리고 틈틈이 사이트를 들어가서 원하는 제품이 세일을 하는지 확인해보는 부지런함을 발휘하시라. 큰 돈 들이지 않고 원서를 집에 들일 수 있는 방법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