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4. 3차원으로 바라보기; 돌아가는 길

"또 다른 길"

by 그리울너머


나는 갑자기 여행을 떠나곤 했다. 그 길 위 아름다운 자리마다, 너를 찾곤 했지.


비가 그치고 지극히 평범한 날. 익숙한 거리, 익숙한 발걸음 그러면서도 조금은 어색한...

불안하게 행선지를 옮겼다. 불편했는지 한숨을 내리었다. 같은 길이지만, 언제는 조용히 웃으며 걸었고, 언제는 지금처럼 한숨 한번 내 죽으며 걸었다.


다른 길로 가볼까, 나는 가끔은 잘못 됐단 걸 알면서 움직인다. 막다른 골목에 다시 돌아갈 길이 있다는 것이 좋았다. 돌아가는 길, 함께 걷는 사람들 이속에는 어떤 사람의 슬픔도, 기쁨도 함께 걷는다.

이 발걸음이 영원했으면 좋겠다.


재밌다. 익숙한 골목, 거리마다 내가 스며들어 있었다.

기쁠 때도 걸었고, 슬플 때도 걸었다.

너와 함께 걷기도 했고, 너도 이 길을 걸을 때 부디 그럴 거라고 믿고 싶었다.

낙엽이 떨어지고, 다시 꽃이 피고, 바람이 부는 좋은 날에 언젠가 한 번은 다시 이 길로 돌아올 거야.


걸어가면서 너의 이름을 찾았다.



그냥 조용히

혹은.

웃으며 떠들며 걸었던 거리인데.


누군가도 이 거릴 걸었으며.

나와 같았을까.


누군가 걸었던 이 거리에는.

슬픔 행복 기쁨이 스며들어 있는데.


나 또한 이 거릴 걸었으며.

나와 같았을까.

너도 같은 생각을 했을까?




문득, 자주 걷는 거리를 걷다가 집착했다. 매일 걷는 길이지만 조금은 다른 내일을 기다린다.

조용히 걸었던 길, 저 사람은 누굴 기다릴까.


집으로 돌아가는 길 또 다른 생각을 하며 또 다른 느낌을 품는다. 가끔 생각이 깊어질 때 조금은 이기적이어도 된다. 그래서 너를 찾았는데, 넌 어디에도 있으니까, 그래서 걷는 것을 좋아한다. 어떤 길이든 그 길 위에는 기쁨, 행복, 슬픔이 녹아있는데.

너 또한 이 길을 걸었으며, 나와 같을까. 어떤 길이든 너의 길은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다. 네가 걸어가는 길은 어떤 길이어도 괜찮다.



낮은 담을 지나고, 골목을 돌고, 익숙한 상점을 지나칠 때쯤. 괜히 몇 걸음 멈춰서, 오래 본 간판이나 문 앞 화분을 바라보곤 한다. 그 안에 뭐가 달라졌는지 모르면서도 자꾸 확인하게 되는 건 아마도 내가 이곳에 계속 있었다는 증거를 찾고 싶은 거겠지. 어떤 하루는 똑같은 거리를 걷는데도 어제와는 다르게 느껴지고, 어떤 하루는 새로운 길인데도 이상하게 익숙한 기분이 든다. 순간, 장면을 또렷이 기억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으니까. 발걸음을 멈추지 않기로 했다.


문득, 걷는 여행길 오늘은 이길 위에서 너도 그러한 생각을 했는지 조심스럽게 물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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