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네는 마음"
"선물 1"
당신에게 선물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기념일, 생일과 같은 특별한날 주는 마음인가요 아니면 물건인가요. 우리의 특별한 날은 아니지만, 당신이 떠올라서 함께 하는 그 순간이 특별해지게끔 만들수 있는 그런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어떤 선물을 건낼지 고민 하며 전달 하기 까지의 그 마음. 이 순간을 함께 하는 당신은 선물 보다 이 순간을 깊이 간직하길 바랍니다.
너를 만나러 가는 길, 아무 생각 않고, 설렘을 안고 아침 일찍 도착했다.
만나기 전까지 시간이 좀 남았으니, 네가 지내는 곳 이곳저곳도 둘러보고, 네가 좋아하는 산도 올라 보았다가, 꽃 가게에 들렀다. 언젠가 꽃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아주머니 이 꽃 얼마에요?”
적당히 이쁜 ‘안개 꽃’을 손에 들고, 다시 한번 여기저기 서성대었다.
"갑자기 무슨 꽃이야"
“그냥, 오다가 하나 샀어.”
어렸을 적 가봤을지도 모른, 한식 식당에 들러 간단히 점심을 먹고, 드라이브도 즐기고, 노을이 지는 바다를 보다가, 쇼핑도 하고. 너는 한번 보았지만, 정말 재밌다는 영화도 보았다. SNS에 올라오는 유명 식당에서 누군가가 꽃을 사준 게 처음이라며 이런저런 이야기, 그러다가 식당으로 ‘장미꽃’을 팔러 들어온 잡상인에, 두 번째도 되고 싶어, 냉큼 받아 너에게 주었지. 내가 꽃을 건네는 마음은 단순히 너 가 좋아서만은 아니란 것을.
먼저 나와 꽃을 사고, 건네기까지, 살까 말까 고민도 많이 하였고, 설렘에 긴장도 되었다. 그런 마음을 알까, 그만 멈췄으면 하는 그런 마음들.
너를 만나러 가는 그 마음은, 꽃을 건네는 것처럼, 가는 길 내내 설레었고, 긴장했다.
오늘은 취할지도 몰라.
괜한 투정도 괜찮아, 조용한 밤 분위기에 감싸줄 따뜻한 이불은 없더라도, 잠깐 기대도 좋아.
둘러봐, 분위기 있는 술집에 우리 둘밖에 없잖아.
“오늘 하루도 고생했어”
꽃을 건네는 마음은.
단지 당신이 좋아서가 아니다.
꽃을 주기 위해.
당신보다 먼저 나와서.
꽃을 건네주기 위함이 즐거워서이다.
꽃을 건네는 마음은.
단지 꽃을 건네기 위함이.
즐거워서가 아니다.
꽃을 사기 전까지.
줄까 말까 부끄러워하며.
설레는 마음을 간직하기 위해서이다.
꽃을 사기 위해 설레는 그 마음은.
당신을 좋아함이 순수하기 때문이다.
그 모든 꽃이 그랬고 내 맘도 그랬다.
건네는 건 쉽지만.
건네기 전까지.
그토록 순수했다.
단지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꽃을 건네는 마음을 당신은 모를 거야’
‘갑자기 무슨 꽃이야’라고 묻는 당신에게, 내가 꽃을 건네는 마음을 당신은 모를 겁니다.
내가 꽃을 건네는 이유는 당연히 당신이 좋아서입니다. 그렇지만 꽃을 건네는 이유는 단지 당신이 좋아서만은 아닙니다. 꽃 한 송이를 선물하기 위해 당신보다 한참 일찍 집을 나서 꽃 한 송이 건네기 위해 꽃을 살까 말까, 몇 번이나 마음이 바뀌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꽃을 건네는 이유는 당신보다 일찍 집을 나섬이 즐거워서입니다. 그러면서도 꽃을 살까 말까, 설레었기 때문입니다. 긴장되었다는 표현도 그럴싸한 것 같습니다.
설레는 마음을 계속 간직해야 하니까요.
내 마음이 이런 것은 오직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순수해서입니다.
그 모든 꽃이 그랬고, 내 마음도 그랬습니다.
건네는 것은 쉽지만 건네기 전까지 그토록 순수했습니다.
단지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제가 오늘도 당신에게 꽃 한 송이 선물한다면,
당신을 다시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당신을 만나러 간 그때 처음처럼, 당신을 만나러 가는 길이 설레었고, 긴장되었기 때문입니다.
"선물 2"
선물도 언젠가는 낡아빠져 버려지게 되죠, 소중한 것인 만큼 버리기를 여러 번 고뇌하다가도 그때 좋았지 혹은 누가 줬던 선물인데 하면서 말이죠. 선물은 물건의 본래 기능을 하지 못하는 물건, 대신 오래 간직되는 물건인 것 같습니다. 유용한 물건이겠지만, 소중히 다루다 보면 어디 깊숙이 간직해 가끔은 잊어버린 경험을 누구나 하는 것처럼요. 다만 함께한 시간이 스며든 기억의 일부로 마음속에 오래 기억될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닐까요.
친구 사이의 선물도 연인 간의 선물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지만, 그냥 너라서 건네게 되는 선물의 기억과 순간의 잔상에 의미를 둔다면, 단순 주고받는 행위가 아니죠. 오랜 시간이 지나도 남아 있지는 않지만, 어떤 공기와 분위기 그리고 호흡 속에서 건네졌는지는 마음 한편에 남아 있을 테니까요.
특별한 날은 아닌데, 어떤 선물을 건넬까.
오늘의 분위기는 오래된 피아노 소리처럼, 그래서 더더욱이나 오늘이 오지 않기를 집으로 가는 길을 둘러대었지. 그러면서도 집으로 가는 발걸음을 또박또박 써 내려갔다.
아무것도 가진 것은 없지만, 내일의 하루는 조금은 의미 있는 선물이 될 수 있을까.
영원히 멀리 도망가 버릴까 봐, 별 의미는 없지만.
단지, 소중히 남기고 싶을 뿐이기 때문에 이러한 이유들로 선물을 남기었다.
“오늘 무슨 날이야 웬 선물?”
놀라 던진 물음이었겠지만, 이유를 만들려고 갖가지 핑계를 붙여 두었지.
오래 간직되기보다는 마음속에 기억될 수 있는 그런 선물이 되기를.
오늘의 날씨, 오늘의 느낌.
어쩌면 오늘의 공기마저도 스며들 수 있는 그런 날이 되기를.
한 호흡 들이마시면서, 한번 웃어넘길 수 있으면 그걸로 됐어,
나의 날숨은 바람이 한번 불면 감춰지겠지.
그래도 웃을 수 있어 다행이다.
오늘의 공기마저도 스며들 수 있는 그런 날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래서 다행이다.
한 호흡, 한 호흡 내뱉어 낼 때마다.
잊혀 질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더딘 시간에 잊힐 거야.
내가 건네는 선물이 경솔할지 몰라서, 갑자기 멀리 도망가 버릴까 봐.
걱정했지만, 괜한 핀잔이었겠다.
처진 너의 어깨에,
나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겠지만,
다행이다.
오늘은 못다 한 이야기가 많겠지만,
오늘의 날씨, 오늘의 느낌, 오늘의 공기마저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간직할 수 있는 것,
그게 어떤 것일지 잘은 몰라도 별 의미는 없어.
단지, 소중히 남기고 싶어서.
그냥 너라서.
영원히 멀리 도망가 버릴까 봐
소중히 남기고 싶어서
그러나 별 의미는 없어
그냥 너라서
돈으로 살 수 있는 그런 선물 말고
그런 건 누구나 다 줄 수 있으니까
특별한 무언갈 주고 싶어서
오래 간직되기보다는
마음속에 기억될 수 있는
그러나 별 의미는 없어
그냥 너라서
사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대학 캠퍼스, 방학이면 조용한 주택가.
가만히 너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서 나는 오랜 시간 함께했음을 느낄 수가 있었다.
너의 이야기에는 ‘아픔’이라는 단어를 위로하기 어려웠고, 그저 함께하는 시간에 의지했다.
혼자 걷는 이 거리 함께 지나가던 그 건물에는 꼭 불이 켜져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럴 때마다 가만히 너의 이야기를 곱씹어서 다행이다.
좋은 추억보다도 특별한 추억을 선물해 준 그대에게 당신도 나의 이야기를 곱씹을 수 있게.
멀리 도망가 버릴까 봐 큰 의미는 없이, 특별한 선물을 낯설게 준비했다.
몇 년 전에 당신은 술에 취해 영화를 함께 보자 했다.
몇 년 전에 당신은 나에게 글을 써달라 했다.
오래 간직되기보다는 마음속에 오래 기억될 수 있는 선물.
별 의미는 없지만 그냥 너라서.
사실 당신이 나를 좋아하는지는 별 관심이 없다.
계속 더 기억되는 일.
사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냥 너라서.
나는 오래된 정든 선물로 우리가 아름다웠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