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으로 굽은 해바라기"
그 많은 미련을 뒤로 한채 아름다운 마음을 간직 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해가 뜨고 달이 지는 순간 처럼 항상 찬란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말 한번 건네기 어색했던, 마음을 여한없이 썻던, 순간. 계절은 항상 바람 잘일 없듯이 모든 순간이 계절이었습니다. 하지만 보잘것 없는 대단한 우연도, 해가 뜨고 달이 지는것 처럼 제 자리를 찾아가려 했습니다. 항상 그랬던 거 아닐까요. 흩어지는 걸 알면서도, 다시 마주칠 거라고 믿고 싶었던 것처럼. 그래도 다행입니다. 순수하고 아름답던 계절들을 함께 할 수 있었으니까요.
싹을 틔우고, 지고, 그 많은 계절들을 함께하면서도 해만 바라보는 해바라기는 그래서 이쁜가 봅니다. 그럼에도 만개한 해바라기는 결국 서쪽으로 고개를 돌립니다.
"해가 저 산 너머로 숨는 이유는"
영원히 멀리 도망가 버릴까 봐 잠시만 숨는 것, 해가 저 산 너머로 숨고 달의 시간이 오면, 아름다움은 배가되어 닿을 것만 같았다. 의미가 있거나 의지를 했던 건 아닌데, 부담으로 다가갔나 봐 그래서 잠시 숨었나 봐. 너가 잠시 숨는 이유는 내탓이겠지, 의미가 있거나 의지했던 것이 아닌데, 자꾸 도망가 버리니 의미가 생긴다.
해가 숨으면 달의 시간이 오는 것처럼, 너는 곱절이 되어 아름다움으로 다가왔다. 해가 뜨고 달이 뜨고, 사실은 하루가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무뎌지지 않고 또렷해지는 감각에, 사실은 이것이 매 순간 변하는, 시간이 가지는 힘이구나 생각했다.
가끔 너 가 저 산 너머로 잠시 숨는다. 의미 없는 말과 행동이 의미가 되었고, 그래서 영원히 도망가 버릴까 봐 잠시 숨는다. 다시 아침이 오는 것과 같은 기다림. 너는 자주 숨었다.
그럴 때마다 시간이 제법 흘렀다.
의지 한 것이 아닌데,
의미 있었는 말이 아닌데,
의미 있던 선물은 아닌데,
그냥 툭 던진 마음이 말들이,
부담스러웠나 봐.
그렇게 도망가는 걸 보면,
내 탓이었겟지.
그러지 않기로 마음먹었던 나지만,
자꾸 도망 가버리니 의미가 생기네.
너의 말 한마디가,
너의 행동 하나가,
고마움 이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는데,
걱정돼서 너가 잠시 숨었나 봐.
멀리 도망가 버릴까 봐.
이젠, 제법 시간이 지나고, 모처럼 혼자 걸었습니다.
"너는 가끔 저 산 너머로 잠시 숨는다."
의미 없는 말과 행동이 의미가 되었고, 도망가 버릴까 봐 잠시 숨는다. 너를 따라 산을 올랐다.
“레스토랑 요리에도 오르지 못할 산이 있다.”
나지막이 올려다본 산 아래, 먼저 마음을 어지럽혀 놓은 사람들. 자전거 몇 대와 배낭을 메고 걸어 다니는 사람들. 오르기 전에 산 아래에서 잠시 숨었고, 시간의 길이에 시작해보지 않고 걱정부터 하였습니다. 어쩌면 더욱더 혼자가 되기를 바랐는지도 모릅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더 길어지는 이유는 아름다움이 배가 되기 위해서”
오르기 전에 이미 마음이 드러누웠습니다. 산행이라는 것은 마냥 그렇습니다. 항상 목표를 정해놓고 가는 것, 아무래도 그런 편이 낫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올라가는 길목에서 잠시 마음이 드러누워도 괜찮습니다. 해가 숨으면 달의 시간이 오는 것처럼, 곱절이 되어 아름다움으로.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럴 것입니다. 아름다운 것을 보았을 때 떠오르는 것.
"산; 레스토랑 요리, 자전거, 배낭을 멘 사람들."
가끔은 그냥 두는 편이 괜찮을지도, 해가 뜨고 달이 뜨고.
그럴 때마다 시간은 제법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