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흩뿌린 날"
많은 이별을 경험하고 있을까요? 이별뒤에 남는 건 무엇인가요? 이별했다고 단순히 끝은 아닙니다. 그 후에는 무엇이 남을 까요? 만남의 시간은 단순한 배경은 아니었기 때문에, 이별 후 고요함 속에서 감정이 더 선명해집니다. 우리는 평소에도 많은 이별을 하고 있습니다. 빗방울과의 이별, 새의 지저귐과의 이별, 이런 사소한 이별들. 이 작은 것들이 부각될수록, 누군가 떠난 자리가 더욱 도드라져 보이게 됩니다. 그럼, 우리가 잊은 듯 놓쳤던 감정의 결이 메마른 땅 위에 비가 내리듯 단비를 내리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과거에 머물러 있지만, 동시에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려 합니다. 그래야 새가 지저귀고, 개구리가 울고, 귀뚜라미가 웃을 수 있겠죠.
메마른 땅 위 비가 내린다. 거세게 내리던 비는 한차례 쏟아지곤 차츰 실비로 변하고, 잠시 후 고요함이 찾아온다. 비가 내리면 마음속에 쓸쓸함도 더해지는 법. 비를 맞으며 걷다 보면, 사람들은 조금 더 가까워지고, 그럴 때 나는 혼자 빗소리를 더욱 감상한다. 그리움과 아쉬움이 뒤섞여 있는 감정,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비가 내리는 동안 내 마음에 남아있다. 비 그친 뒤 풍경은, 새가 지저귀고, 개구리가 울고, 귀뚜라미가 웃는다. 사소한 것이 증폭되고, 비가 그친 오후, 공기가 더욱 선명해진다. 나는 그 자리에 서서 고요가 드리운 어둑함에 무지개를 감상하다, 멍해진다.
내면 깊은 곳에서 흐르는 기억들은 비가 내리는 소리와 함께 점점 선명해진다. 가슴 한편에 묻힌 미련과 아쉬움은 빗방울마다 조금씩 드러나, 한순간의 잔상으로 남는다. 어릴 적 지나간 시간들, 사랑했던 날들의 따스함과 서늘함이 교차하며, 마음은 때로 무거워지기도 하고 때로는 소리 없이 흘러간다. 그 순간마다 나는 잃어버린 것들과 마주하고,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을 한 줌의 빗물에 담아 보려 애쓴다. 차가운 빗소리는 마치 내 마음의 귓가에 스미어, 오래도록 잊힌 기억들을 부드럽게 깨워내며, 동시에 내 안의 공허함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이 모든 감정은 한데 어우러져, 비가 내리는 날의 풍경 속에 조용히 녹아들어, 시간이 멈춘 듯한 고요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나는 그 풍경 속에서 스스로를 바라보며, 아직도 미완의 이야기가 가슴 깊은 곳에서 계속되고 있음을 느낀다. 그리움과 아픔, 기쁨과 서글픔이 한데 뒤섞여, 비처럼 흐르는 시간 속에 담기고, 결국 모든 것은 지나가리라는 믿음 속에 서서히 스며들어 간다.
멍하니 바라본 무지개, 나무 위 빗방울이 전깃줄 언저리, 나뭇잎 언저리에 안착했다가 다시 굴러 떨어진다. 비가 내리면 메마른 땅이 젖기라도 하는데, 내가 흘린 눈물은 그만도 하지 못했을까. 빗방울이 놓인 이 자리 메우지 못한 채, 멍해진다. 떨어진 빗방울 하나, 공허한 마음만 남는다. 빗방울이 떨어진 그 자리.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그 자리에 서 있다. 무지개와 어둑함의 이질감에 내 흔적이라도 남겨두었지만, 그마저도 하지 못했는지, 무지개가 떠오른 나무 아래, 네가 떠난 자리는 여전히 메마른 채로 있다.
비가 그친 오후, 나는 아직 그 자리 그대로 서서 낯선 오늘의 하늘을 감상한다.
내일이 되어도, 오늘과 같은 비가 내리면 좋겠다.
내일의 날씨는 맑음. 하지만, 그래도 우산을 챙겨야지.
"내일의 날씨는 맑음. 하지만, 그래도 우산을 챙겨야지."
비가 내리면 메마른 땅이 젖기라도 하지
내가 흘린 눈물은 그만도 하지 못했을까
네가 떠난 자리 메우지 못한 채 그 자리서
네가 떠난 자리 흔적이라도 남겨뒀지만
내가 흘린 눈물은 그만도 하지 못했는지
네가 떠난 그 자리는 여전히 메말랐구나
네가 떠난 자리에 나는 아직 그대로인데
너 없는 자리,
나 혼자 남은 그 자리엔
아직 비가 내리는구나..
비가 자주 내리는 계절입니다. 내일 하루는 맑음, 그래도 우산은 챙겨야지.
비가 오는 날이 지겹게도 싫은 이유는, 찝찝함과 함께 떠오르는 좋지 않은 기억들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사소한 것들이 증폭되고, 찾아오는 고요함은 마치 오래전 잊힌 상처를 다시 건드리는 듯하다. 나는 그 자리에 서서, 고요가 드리운 어둑함 속에서 무지개를 감상하며, 이질적인 애틋함을 느낀다. 처마 밑에 떨어지는 빗방울, 지저귀는 새의 음성, 울리는 개구리 소리… 겉보기엔 경쾌해 보이는 이 모든 것들이 오히려 내 마음 한구석의 쓸쓸함을 더욱 부각한다. 비 오는 날이면 사람들은 서로 가까워지는 듯하지만, 나는 그저 무심한 표정으로 흘러가는 빗속을 바라본다.
비가 그치는 날이면 오히려 더운 공기와 함께 잔잔한 외로움이 밀려온다. 며칠, 며칠이 지나고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이 펼쳐질 때마다, 마음 한편엔 네가 떠난 자리의 흔적을 메꿀 수 없다는 아쉬움이 스며든다. 때로는 거짓말처럼 구름 한 점 없는 날, 잠시 소나기가 흩뿌려지길 바라는 마음도 든다. 그런 날이면 찝찝한 기분과 좋지 않은 기억들이 다시금 떠올라, 비 오는 날의 씁쓸함이 배가된다. 결국, 비가 오는 날은 그 모든 것이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한없이 지겹게만 느껴진다. 내일 하루가 맑다 하더라도, 나는 어쩌면 또다시 우산을 챙겨야 할지 모른다.
혹시라도 필요할 사람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 자신을 위로하려 애쓰지만, 마음 한편에 자리 잡은 공허함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소나기가 흩뿌린 날, 나는 아직도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 낯선 오늘의 하늘을 감상한다. 그때마다, 내 안 깊은 곳에서 묻혀 있던 기억들이 하나둘 떠오르고, 빗방울마다 그리움과 미련이 한데 섞여 흐른다.
내가 걸어가는 이 길은, 비가 내리는 순간마다 어쩔 수 없이 다시금 과거를 마주하게 만든다. 차가운 빗줄기와 함께 스치는 기억들이,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고요 속에 조용히 스며들어, 잊혔던 감정들을 다시 일깨운다. 그리움과 아쉬움은 빗소리와 함께 귓가에 맴돌고, 눈앞에 펼쳐진 풍경 속에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그런 이야기가 쌓여, 결국 내일의 맑은 하늘 아래서도 우산을 챙겨야만 하는 이유가 되리라 믿는다.
내일은 우산을 챙길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