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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시간을 어떻게 기억하고 싶나요?

출근길의 질문

오늘은 얼마전 제가 진행한 워크샵에서 나온 이야기를 풀어봅니다.

리더분들도 본인에게 이 질문을 해보셔도 좋을 것 같고

우리 구성원분들에게도 한번 해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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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솔직히 말하면, 기억에 남고 싶지 않아요. 아무에게도 기억되고 싶지 않아요.”

지난주, 한 기업의 전략본부 워크샵을 진행했다.
얼마전 대표가 바뀌고 분위기도 예전같지 않고,
초기 멤버와 요즘 입사자의 갭도 큰 것 같다고.

워크샵은 나 자신은 어디로 가고 싶은지, 무엇을 해왔는지 정리하고 내 일 자산을 어떻게 레버리지 하면서 함께 협업해 나갈 것인가 질문에 답하며 진행되는데,

“나는 어떤 동료로 기억되고 싶은가요?”

내가 드리는 여러가지 질문 중 이 질문에 어떤 분이 저렇게 말씀하셨고,
그 분의 용기(!) 덕분에, 그 뒤로 5명이 같은 답.

일을 엄청 탁월하게 잘하거나 저 인간 때문에 정말 끔찍했다.. 하는 사람들이 기억에 남는데, 전자는 좀 요원해보이고 그렇다고 민폐를 끼치는 것은 싫어서 이런 답을 택했다는 분 1명, 다른 4명은 그 자리에서는 명확히 이유를 답하진 않았다.

솔직히 나는 저 답변이 생경했다.
누군가의 기억에 남아야만 하는 일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지금도 예전 회사 생활을 할 때도, 나는 기억에 남는 사람이고 싶은 사람이기도 했고.

이 답변의 이유를 더 파고 들어보면
회사 생활이 힘들었거나, 관계에서 소진된 경험이 있다면, 혹은 어차피 회사 사람은 ‘임시적’이라는 냉정한 현실 인식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냥 조용히 내 일만 하고 흔적 없이 사라지고 싶다", “나의 자아와 진짜 관계는 회사 밖에서 찾겠다” 마음이거나, 그 시간이 의미없게 느껴진다는 반증아닐까.

그래도 나는 여전히
25명 중 5명이 아무에게도 기억에 남고 싶지 않다는 답변이 나오는 이 조직 & 개개인의 일하는 마음이 좀 아쉽게 느껴졌는데..

그렇다면..,
남의 기억에 남을 것까진 아니더라도

내 기억에 남을 일들을 만들면 어떨까.

나는 오늘 이 일을 하면서 내 주도로 뭔가 했다, 누군가와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 문제를 해결했다, 이러고 저러고 보람찼다, 이런건 온전히 내 것이니까.

생각해보니, 앞으로 내가 질문을 바꿔야 할 듯.

“나는 이 시간을 어떻게 기억하고 싶나요?”

#출근길의질문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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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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