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찍이의 여름나기

찹쌀떡을 닮은 아이

by 시더로즈



여름이 되면 찍찍이의 하루에도 작은 변화들이 찾아옵니다.



햇살이 길어지고 공기 속에 따뜻함이 더해지면, 평소 아늑하게 파묻혀 지내던 베딩 안도 금세 포근함을 넘어 더운 온기로 가득해지지요.


그럴 때마다 저는 찍찍이를 유심히 살펴보곤 합니다.

그러면 어김없이 찍찍이는 아주 특별한 방법으로 여름을 나고 있더라고요.


어느 날도 그랬습니다.

방 안에 은근히 더운 기운이 감도는 오후, 찍찍이는 베딩 속에서 천천히 몸을 빼내더니 케이지 한쪽 구석으로 사르르 이동했어요.

그리고는 마치 찹쌀떡처럼 몸을 길게 늘어뜨린 채 벽에 살짝 기대어 잠이 들었지요.


볼록했던 볼주머니는 쏙 들어가고, 작은 네 발도 가지런히 정리한 채로요.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고 신기하던지, 한참을 바라보다가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아마 찍찍이만의 여름을 나는 지혜로운 방법이 아닐까 싶었어요.

베딩 속의 포근함보다는 케이지 바깥쪽 차가운 벽 근처가 더 시원하다는 걸 스스로 알고 그렇게 자리를 옮긴 거겠지요.

그 작은 몸으로도 계절의 변화를 감지하고, 스스로를 가장 편안한 자리로 이끄는 모습이 참 대견하게 느껴졌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저는 문득 생각했습니다.

우리도 가끔은 찍찍이처럼 조금 불편하더라도 자리를 옮기고, 몸을 느슨하게 풀고, 그렇게 여름을 건너는 법을 배워도 좋겠다고요.


저는 오늘도 찍찍이를 관찰하며, 또 하나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지켜보고 바라보는 일, 그것은 분명 사랑의 한 모습이라는 걸 찍찍이를 통해 다시금 배우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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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