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하늘에 돈벼락을 맞아야 알게 될까?

돈으로 행복을 완성할 수 없음을

by 통통샤인머스캣

미국 타임지에서 높은 연봉에도 행복하지 않은 직업으로 내과의사, 치과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라고 소개한 기사를 보았다. 이들 직업은 미국에서 존경받는 직업군에 속한다고 한다. 미국 내과 의사들의 연봉 중앙값은 15만 불이었고, 마취과 의사의 경우 43만 불을 넘었는데 내과의사 중 자신의 직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사람은 6%에 불과했으며, 내과의사의 자살률도 다른 전문직보다 70%가량 높게 나왔다. 미국의 전문직 중 의사의 자살률은 예전보다 높았던 것은 알고 있었지만,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같은 지면에 실린 내과의사의 인터뷰에서 문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나는 마치 병원이 벌이는 돈과의 전쟁에서 졸이 된 것 같았다. 병원은 같은 시간에 더 많은 환자를 진료하도록 지속해서 강요했다. 의사가 되는 것 말고도 내 삶을 더 풍요롭게 할 수 있는 많은 방법이 있었지만, 나는 의사를 선택했다. 생명을 살리는 일보다 가치 있고 고결한 것은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는 이 모든 것이 가식이 되어버린 기분이다.”


생명을 살리는 고귀한 직업적 가치가 성과와 매출의 압박에 밀려 퇴색해지는 자본주의 현실에서 가치관의 충돌로 혼란을 겪는 개인의 아픔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환자와의 상호작용을 누릴 새도 없이 자신의 가치가 단위 시간당 더 많은 환자를 보고, 병원에 돈을 많이 벌어다 바치는 존재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개인을 탓할 것이 아니라 시스템이 선량한 개인의 동기도 결국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단면을 말해주는 것이다.



인생의 모든 즐거움을 누렸다던 솔로몬 왕은 사람에게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 자기가 하는 수고에서 스스로 보람을 느끼는 것,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전도서 2장 24절)고 말했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번다고 해도, 스스로 보람을 느낄 수 없고, 삶이 의미를 찾지 못하면 행복할 수 없는 존재가 인간이다.



우리 주변에는 돈으로 인생의 대부분의 행복을 구성하고 완성시키려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의 종착역은 남보다 더 많은 돈을 남기는 삶일 것이다. 곳간에서 인심도 나는 법이지만 보이는 물질적 가치가 전부인양 살아간다면, 돈은 더 많이 벌 수 있을지 몰라도 인생을 평면적으로만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행복은 돈이 아니고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누릴 수 있음을 배워야 한다. 돈으로 잠시 행복을 살 수는 있어도 끝까지 행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돈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괜찮아 보이는 사람들이 밝게 웃어주는 미소를 공짜로 보는 것이 어렵다. 돈을 지불해야 친절한 미소를 보여주는 사회에서 따뜻한 말을 듣기 위해 인간은 쇼핑을 하게 된다. 친절함을 보여야 하는 사람과 친절함을 요구하는 상대방과의 사이에 돈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긴장감이 흐른다. 서비스 제공자도 소비 수준에 따라 고객등급을 나누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하는 것을 당연시 여기고, 서비스 제공자인 감정노동자들을 학대하는 갑질행위가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갖는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지만, 돈이 적다고 그 사람의 존재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서비스에 대한 돈을 지불했다고 해서 상대방의 인격에 상처를 주면서 무례하게 친절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까지 생기는 것은 아닐 것이다. 돈이 많고 적음을 떠나 그 사람도 나처럼 귀하고 존엄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돈으로 마음까지 사는 세상에서 개인의 가치를 돈으로 매기고 있는지 우리는 우리 자신을 늘 경계해야 한다.


단언컨대 우리는 결코 돈으로 행복을 완성시킬 수 없는 존재들이다.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할 때, 돈보다 더 중요한 인생의 소중한 의미와 가치를 놓치고, 영원히 배우지 못할 수 있다. 무엇을 더 배워야 할까? 다산 정약용은 두 아들에게 쓴 편지를 통해 무형의 자산 가치를 이렇게 전했다.

자기가 자신의 재화를 쓰는 것은 물질적으로 사용하는 것이고, 타인에게 재화를 베푸는 것은 정신적으로 재화를 쓰는 것이다. 물질을 물질적으로 향유하면 소멸하는 데 기한이 있기 마련이지만 물질을 정신적으로 향유하면 변화와 소멸을 피해간다.. 재화를 비밀스럽게 저장해두는 방법 중 가장 좋은 것은 남에게 베푸는 것이다.


God blesses those who are poor and realize their need for him, for the Kingdom of Heaven is theirs. (NLT version of Holy Bible)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신약성서 마태복음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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