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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며든 게 있긴 하구나

혼자 북카페에 간 이십쨜 백수

by 은가비

매일의 계획이 빡빡한 나와 달리

긴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할지 모르는 그.

이십쨜 백수.


지난 번

이케아 다녀온 이후

어떤 날은

헬스장 갔다오는 게 전부일 때도 있고

아예 외출을 안하고

집콕 하는 날도 있다.


아.

저러다

은둔형 외톨이나

히키코모리 되는거 아닐까

자꾸 걱정이 되기도 한다.


이런 날의 반복이다.

애미 마음은 지옥을 오가는중.


그러던 어느 날

서울 나들이를 갔다오겠다고 하더니

소식이 없기에 어디냐고 물었다.

답장으로

사진을 보내왔다.



이런 허세샷이라니?

이건 딱 내가 인스타에 업로드할만한

내 취향 샷인데 말이지.


공부와는 담을 쌓아서

지금 이지경을 만들어 온 그가

집에 넘쳐나는 책을

초등이후로는

읽지도 않던 그가...


신기하고

궁금해서

어딘지 물어봤더니

도시 야경을 좋아하는

그의 취향과

책을 좋아하는 내 취향이 섞여있는 곳이다.


아무튼 북카페라는 것이 의외의 포인트다.


매일 서로

애증의 관계로 으르렁대서

저놈의 자식을

내가 저렇게 못되먹게 되도록

키우진 않았는데

애쓰며 키운 아이가

왜 저렇게 밖에 안되었나

가슴을 치며

울기도 많이 했는데...


엄마에 대한 마음이

없지는 않나보다.

무의식 어딘가에

스며들긴 했겠지.


어떤 책 읽고 있냐고 물으며

별 기대가 없었다.

그냥 사진용이겠지

읽지는 않겠지

여겼다.


책 제목을 보니

잘 안풀리고 있는

인생에 대해

고민이 많은가보다.

한 문장이라도

마음에 담았기를.


지금

방황하는

이런

하루하루가

너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인생 공부일 것이다.


비로소

진짜 너를 찾는 시간.


독일의 자유학기제나

자신의 진로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유럽의 청년들처럼


느리게 가는

너의 시계에

맞춰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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