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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가비 Oct 10. 2024

[100-31] 질투는 나의 힘

- 그러나 비교 지옥에서는 좀 벗어나고 싶다.

 나는 남들은 자주, 많이, 부러워한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낮추는게 문제다. 겸손이 지나쳐 나를 못나게 만든다. 비교를 하기 때문인데, 내가 가진 장점이나 감사할 일들은 생각도 하지 않고 내게 없는 것들을 무턱대고 부러워하며 비교하는 것이 나를 불행하게 한다.


 남의 편은 나에게 인스타를 끊으라고 계속 말한다. 아무리봐도 너의 불행은 인스타를 보면서 남들이 겉으로 '척'하는 것도 모르고 그대로 믿기 때문이라나. 속에서는 온갖 고난과 괴로움과 결핍이 있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일수록 자랑하려고 거짓으로 올렸을지도 모르는 그런 게시물에 자신을 비교지옥으로 몰아넣는 거라며 SNS를 하지 말라고 설득한다.

 

 인스타 생활이 벌써 몇 년인데 끊을 수 없다. 나름 인맥도 많이 쌓여고 소통해온 사람들이 있어서 이 공간이 소중해졌단 말이다.  나는 개인용 인생 기록으로 생각하는 면도 있고 비공개 계정이며 지인들과 주로 소통하므로 솔직하게 힘든 일, 속상한 일, 결핍을 느끼는 때 등등을 적당히 풀어놓을 때가 많다. 그런 내 글이 좋다고 말해주는 이들이 있어서 위로를 받기도 한다. 그리고 이제는 타인이 올린 게시물을 그대로 다 보고 믿으며 받아들이지 않는 내공정도는 생겼다. 사람 사는 일 비슷할진데 정도 차이가 있는 거지 희노애락애오욕은 다들 느끼고 살겠지.


  그런데 최근 질투를 하게 되는 일이 잦다. 몸과 마음이 평온하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 질투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니 이러하다.

이성에 대한 시기, 다른 사람이 잘 되는 것에 대한 미움, 그리고 그것은 칠죄중 하나라고 한다. 질투는 죄를 짓는 일이라는 건데 질투라는 감정을 안 느끼고 사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다들 자기 감정을 속이며 가면쓰고 쿨한 척, 남들 신경 안쓰는 척 하는거 아닐까. 진짜 난사람이고 대인배라서 혹은 천상천하유아독존, 내가 최고라서 안 그런 사람이 있을수도 있겠구나. 그런 분들은 그러세요 그럼. 지질하게 나는 왜 그런가 싶지만 질투가 나는 걸 어떡하나. 조절하기가 쉽지 않다.


 요즘 나는 운동을 거의 할 수 없는 몸상태라서 운동 영상들이 올라오거나 러닝인증 사진들이 올라오면 질투가 난다. 글을 잘쓰는 사람들, 개인 저서를 쭉쭉 내는 샘들을 보면 질투난다. 내가 더 의미 있는 존재였으면 좋겠는데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나보다 다른 사람과 더 친밀한 관계인 것을 알게되서 너무 질투가 났다. 나도 잘하고 싶고 특별한 사람이고 싶단 말이다. 이 시샘을 에너지삼아 발전하는데 써야지.


 살다보면 내 상황이나 기분에 따라 기가 막히게 딱인 사람이나 사건, 책으로 만날 때가 있다. 오늘 읽은 그림책이 절묘하게 내 마음을 건드렸다. 그림책이 주는 인사이트는 때론 공감과 따듯한 위로, 때론 냉소, 때론 반면교사, 때론 투영, 때로는 슬픔인데 오늘은 여러가지가 섞여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천천히 읽으며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미간이 좁아지고 인상이 구겨졌다. 심란한 마음이 든다.


 

 

 늘 우화적인 컨셉으로 인간을 빗대어 꼬집는 작가 권정민.  <당신을 측정해 드립니다> 라는 책 제목도 의미심장하다. 고양이로 표현된 인간의 세태와 문제를 보며 내 모습이 겹쳐지는 부분에서 오늘은 위로보다는 슬프고 비참한 감정이 몰려왔다. 나 자신을, 내 속마음을, 마주하면 지질해질게 분명하지만 그래도 알아차려야 할 나를 깊이 들여다보는 중이다. 내일 그림책 모임에서 다른 이들은 어떤 이야기를 할까 궁금하다. (또 나만 자존감 낮은거 티 나는거 아닌가 몰라)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이 사이토 다카시다. 그는 자기계발서의 글을 너무 얄밉지 않은 방식으로 써서 좋다. 검색하다보니 읽어보지 못한 책이지만 나처럼 비교하는 마음, 질투하는 마음으로 괴로운 사람을 위해 조언을 해주는 내용이 있다. <일류의 조건>이란 책에서 사이토 다카시는 해결책으로 몰입을 제시했다. 특히 3가지를 언급했는데 운동하며 몰입하기, 배우며 몰입하기, 글쓰며 몰입하기가 그것이다. 이 소개글을 보고 있으니 '아, 그래. 내가 몰입하면서 열심히 살고 있지 않아서 그래. 허리 아파서 운동을 못가니 시간이 좀 남는구나? 엄청나게 바쁘지 않아서 쓸데없는 부정적 감정들에 휘둘리고 있나 보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를 알았으니 정신 차리자.


 나 자신으로 온전히 존재하는 일, 나는 나인것을 자꾸 잊어버린다. 그러지 말자. 나도 꽤 괜찮은 사람이며 누군가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마음을 얻기 힘든 사람에게 집착하지 말고, 잘 안되는 일에 미련두지 말자. 괴로워지기만 할 뿐이니 내가 힘낼 수 있는 일, 나를 힘나게 해주는 사람들에게 집중하자. 사이토 다카시가 말한 3가지 중 운동은 당분간 몰입하기 힘들겠지만 몸을 회복하는데 몰입하면 되겠다. 그리고 부지런히 배우며 글쓰는 일에 몰입해야겠다. 나에겐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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