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두 달동안 다사다난했다. 시간의 흐름이 아주 길게 느껴질만큼... 몸이 자꾸 아프고 다치기도 했고, 생각지도 않은 큰 금전적 손실을 겪는 등 세상이 나에게 자꾸 시비를 거는 기분이었다. 아니면 나를 시험에 들게 해서 평가하는 것일까 싶게. 너 잘 견디나 한 번 보자하면서.
9월초에는 입원해서 자궁근종 제거술을 받았다. 다행히 색전술이라는 방법으로 할 수 있는 케이스여서 흉터는 남지 않았고 회복도 빨라서 인맥과 정보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데 9월 중순에는 차를 아주 제대로 긁어먹는 일을 겪었다. 처음 가보는 폴댄스 용인기흥점 건물 주차가 그렇게 악명높기로 유명한 줄 몰랐던 나는 이 일로 인해서는 무지함이 얼마나 큰 손실을 불러오는가를 깨달았다. 검색도 열심히하고 잘 알아보고 갔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인데...
이 외에도 여러 가지 크고 작은 일들이 있어서 생각해보니 헛웃음이 난다. 내 인생 왜이리 빡센가. 내 신변도 어수선한데 고3, 중3 두 아이 집중케어로 엄마노릇 하느라 더 정신이 없다.
인생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면 좋겠다. 리셋할 수 있다면 얼마니 좋을까하는 상상을 하며 푸념을 한다. 자동차는 수리 맡겼더니 흉하게 갈렸던 문짝도 싹 갈아서 아주 깨끗하게 되었다. 아프고 다치고 상하는 내 몸도 이렇게 말끔하게 갈아 끼우고 바꿀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곧 사이보그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아픈 허리때문에 한동안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다가 겨우 조금 살만해서 센터에 갔는데 할 수 있는 운동이 거의 없더라. 살은 자꾸 찌고 우울해져서 땀복입고 싸이클에 앉아 페달을 돌리다가 텐션 콘트롤 레버를 돌려 허리아프지 않는 강도로 조절을 했다. 그러면서 든 생각. 인생 강도도 조절가능하다면 좋을텐데....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누가 힘든 걸 하려고 하겠나. 인간은 교만하고 악한 면이 있기에 죽음이라는 유한함과 인생의 시련(그리고 자식)을 겪게 하시는 거겠지.
나란 인간은 일희일비 끝판왕이었는데 그 감정의 폭은 조금씩 좁혀지고 있는 중이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둔해지는 것일수도 있고 배움과 경험의 결과치들이 쌓여가다보니 마음 다스리기가 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대단한 사람들에 비하면 여전히 바르르하는 수준이겠지만 나 자신의 이전과 비교하면 그래도 나아지고 있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리셋하고 싶고 되돌리고 싶은 순간은 앞으로도 수없이 찾아와 나를 시험할 것이다. 내가 택할 수 있는 것은 반응하는 방법, 견뎌내는 방식이다. 좀 더 지혜롭고 괜찮은 어른으로 나이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