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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가비 Oct 28. 2024

[100-50] 작은 성장을 쌓다보면

 이 나이에도 나를 소개하는 말을 해야할 때가 종종 있다. 직업을 먼저 말하는 건 싫고 어떤 말로 나를 표현할까 고민하다가 생각해낸 것이 "좋아하는 걸 잘하고 싶어서 노력하는 사람"이다. 이 말을 들으면 평소 나의 열정과 에너지, 꾸준함이 이해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 좋아하는 것에는 '운동, 독서, 글쓰기'가 주를 이룬다. 오랫동안 나를 보아온 사람들은 내가 빈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 내 생활과 일치한다는 것을 알 것이다.


  나는 점점 나아지는 사람, 꾸준히 성장해나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독서는 지식을 쌓고 내 직업에도 도움이 되며, 글쓰기는 고차원적인 일로 궁극적으로는 창작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간절한 바램이 있기 때문이고, 운동은 건강해야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오래 하면서 사는 질높은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나처럼 성장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로 '업글인간'이란 단어가 있다.



                               업글인간

   

 단순한 성공이 아닌 성장을 추구하는 자기개발형 인간들을 이르는 말로, 여기서 ‘업글’은 ‘업그레이드’의 준말이다. 이는 타인과 경쟁해 승리하기 위한 단순한 스펙을 축적하는 것이 아닌, 삶 전체의 질적 변화를 추구하는 것은 물론 어제보다 나은 나를 만들어 나가려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즉, 이들이 추구하는 것은 ‘성공’이 아닌 ‘성장’이며, '남들보다 나은 나'가 아닌 '어제의 나보다 나은 나'이다. 이에 업글인간들은 자신의 건강과 취미여가활동, 지적 성장을 위한 소비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 [네이버 지식백과] 업글인간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독서와 글쓰기, 운동은 내 삶지탱하는 세 가지 축이다. 독서는 진짜 매일 한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않으면 허전할만큼 당당하게 말할 있고 책도 어마어마하게 사는 편이다. 하지만 내가 말하는 독서에는 그냥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읽고 내용을 깊이 있게 이해하여 내것으로 만들고 감상을 고급지게 표현하고 싶다는 욕망이 담겨 있는 읽기다.

 

 깊고 풍성하게 읽어내고 싶어서 독서모임에 참여해 온 시간이 길다. 참여한 모임의 갯수도 많지만 들고 나고 하면서도 꾸준하게 이어오고 있다. 함께 읽기가 주는 풍요로움과 배움은 직접 경험해봐야 한다. 개인 취향에 치우친 읽기에서 벗어나 다양한 책, 특히 두꺼운 책을 완독하고 싶다면 독서 모임에 참여하기를 강력 추천한다.


 글쓰기는 그저 한숨부터 나오지만 잘하고 싶은 것 중 베스트 1위다. 역설적으로 그만큼 어렵고 잘 안되고 있는 것이란 얘기다. 아마도 글쓰기는 내 평생 과제가 아닐까 싶다. 공저는 어찌어찌 함께 해온 모임의 힘과 실천이 바탕이 되어서 쓰게 되었지만 단독 저서를 쓰고 싶은 마음은 나만의 컨텐츠와 필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아직도 저 멀리 있는 꿈이다. 그럼에도 놓지 못하는 짝사랑 같은 것이다.


 자기만의 언어를 가지고 표현을 잘 해내는 사람들이 부럽다. 내가 봤을 땐 일정부분 타고나는 능력이라고 생각하지만 노력으로 나아질 수 있는 부분도 분명히 있기에 죽을때까지 노력할 예정이다. 글쓰기를 배우기 위해서 스터디도 해보고 모임에도 들어가고 합평도 받아보고 여러 가지 노력을 해오고 있다. 그중 하나로 브런치에 100일 쓰기를 하겠다고 공언하고 시작했는데 이렇게 매일 쓰다보니 어느덧 50일째가 되었다.


 "무조건 많이 써봐야 는다"는 공통된 조언을 따르기 위해 마감이 있는 강제 시스템에 나를 던져 넣었다. 자기 검열과 머뭇거림, 비교가 심한 인간이라는 단점을 극복하고자 생각해낸 방법인데 '아티스트웨이'에서는 모닝글쓰기를 하지만 나는 그날 안에 글을 한 편 쓴다는 정도의 차이다. 뭐라도 쓰기 위해서 글감을 고민하고 분량을 어느정도 맞춰가면서 쓰고 있으니 당장 눈에 띄는 변화는 모르지만 내 안에서 쌓여가고 있으리라 믿어야지.


 운동은 제일 즐겁게 하고 있고 글쓰기에 비하면 성과를 훨씬 빨리 내며 발전 속도가 눈에 잘 보이는 종목이다. 노력하는만큼 몸의 변화가 바로바로 보여서 희열이 있다. 또 그만큼 게을러지면 살이 찌는것도 순식간이다. 몸은 정말 정직하다. 운동이 습관이 되어서 꾸준히 센터에 가는데 며칠 못하게 되면 너무 찌뿌둥하고, 열심히 운동하면서 땀을 흘린날은 그렇게 개운할 수가 없다.


 거의 매일 헬스장에 가는 나를 보고 어떻게 그렇게하냐며, 운동하러 가기까지가 힘들어서 못한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일단 운동복 챙겨입고 그냥 가야한다. 가면 하게 된다. 운동복 챙기기가 귀찮으면 센터복이라도 빌려입어라.


 주변에 나로 인해 웨이트를 시작한 사람, 바프 촬영까지 한 사람들이 많다. 운동 자극이 되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여러 번 들었다. 내가 계속 운동을 해야하는 이유가 또 생겼다. 나의 성장과 더불어 같이 성장!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도 성장하고 싶은 이유가 되겠다.


 어느정도 운동 년차가 생기자 점점 욕심이 나는 것들이 생겼다. 근육질의 쎈언니가 되고 싶어서 중량 늘리는 것에 재미붙였다가 허리를 여러 번 삐끗하고 나서 이제는 저중량 고반복으로 전환했다. 허세부리지 말고 조용히 몸 사리자. 꾸준히 오래 운동해야 하기 때문에 무리하거나 다치는 것은 아주 조심하기로 했다. 그 다음으로 욕망한 것이 여자들의 로망인 '맨몸 풀업하는 여자'가 되는 것. 잘하고 싶어서 노력하는 게 나의 장점이므로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

  

 처음엔 상체 힘을 기르기 위해서 등 운동을 해서 광배를 키웠, 팔 힘도 필요하니까 팔 운동을 열심히 다. '어시스트 풀업'은 잘하는 편인데 기구로 하는 운동이라 쎈언니, 멋진 언니로는 인정받기 힘들다. 맨몸으로 풀업을 해야 찐으로 운동 잘하는 언니가 되는 것이다.


 다른 분야에도 적용되지만 기록은 중요하다. 노력한 과정과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무슨 운동을 얼만큼 했는지 중량과 횟수, 종목 등을 빼곡히 기록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는 그렇게까지 철저하게 하지는 않았다. 질려서 그만두게 될까봐 지속가능하고 나에게 맞는 방법을 택했는데 운동 자세와 변화를 보기 위한 영상 촬영이다. 찍어두면 비포와 애프터의 차이를 눈으로  확인하기 좋다.


  처음 연습을 하던 날은 밴드를 끼워놓고 그 위에 발을 올려서 하는데도 낑낑댔었다. 그런데 점점 밴드의 강도를 달리 해서 연습하다보니 어느 순간 맨몸으로 어라? 되네? 하는 기쁨을 맛보게 되었다.


 이후에는 맨몸으로 풀업 연습을 하면서 갯수를 늘려가고 이왕이면 자세도 멋지게 하고 싶다는 욕심까지 담아서 영상을 찍어놓으니 나의 변화를 볼 수 있었다. 사십 대 중반에 맨몸 풀업하는 나 자신이 좀 멋있게 느껴졌다. 올해 안에 풀업 10개 성공하기를 목표로 요즘 매일 연습중이다. 꼭 이뤄내고 싶다.


 꾸준히 계속해서 노력하면 어느 순간에 분명히 성장했음을 느끼는 때가 온다. 더디지만 멈추지만 않으면 조금씩 나아진다는 것을 내 몸으로 체득하니 자신감이 생겼다. 나는 노력해서 결국 해내는 사람이란 것을 경험하고나니 좀 더 단단한 사람이 된 기분이다.


 이제는 내 소개 문구에 좀 더 추가해 볼까 한다.

"좋아하는 걸 잘하고 싶어서 노력하는 사람, 그리고 결국에는 해내는 사람"이라고. 마침내 풀업을 하게 된 것처럼 깊이 있는 독서와 자신 있는 글쓰기도 언젠간 이루어 낼 것이다. 그날을 위해 매일매일 업글인간을 지향하며 오늘도 열심히 살아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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