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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가비 Nov 24. 2024

[100-77] 닮고 싶은 할머니들

 웰빙과 웰다잉을 넘어 이제는 웰에이징이 뜨고 있다. 잘 살다가(웰빙) 잘 죽기(웰 다잉)까지 그 사이에 잘 나이들면서 살아가는 과정(웰에이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평균 수명도 늘었고 라이프 스타일도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잘 나이드는 삶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게 되니 나는 어떤 할머니로 늙고 싶은지 자주 생각해본다. 요즘 롤모델이 될만한 멋진 할머니들이 많아서 그들의 모습 중 닮고 싶은 부분들을 꼽아보기도 했다. 좋은 부분들만 다 조합해서 갖춘 그런 모습으로 나이들고 싶다는 무리한 욕심이 스멀스멀 올라오기도 한다.


 운동을 좋아하다보니 70대인데도 근육을 장착한 몸짱 할머니들을 보면서 나도 계속 근육운동과 요가를 병행해서 몸짱으로 늙어야지 하는 목표가 생겼다.


 그리고 책을 좋아하니 계속 읽으며 지혜롭고 지적인 할머니로 늙고 싶다.


공저를 쓰게 된 귀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나의 이야기나 나만의 아이템으로 단독 저서도 쓸 수 있는 능력이 생기기를 바란다. 그래서 글쓰는 작가 할머니로 늙고 싶다는 바램이 있다.


즉, 건강하고 멋지고 지혜롭고 근사한 할머니가 되고 싶다는 과한 욕심이 생겼다. 찾아보면 관련 책도 제법 많이 출간되었고 언론에도 소개된 경우가 많다. 점점 더 시니어들의 활약이 늘고 있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셀럽이 된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보면 자기 관리나 추구하는 삶의 방향을 미리 잘 정하고 꾸준히 실천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유명해지는 것이 부럽다는 얘기가 아니라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건강하게 잘 이끌어나가는 면이 부럽다는 것이다.

요즘 멋진 할머니들이 뜨고 있다! 그녀들의 이야기.

 

 최근에 재미있게 읽은 두 책에서 발견한 지적인 할머니들이 있다.

<즐거운 어른>은 김하나 작가의 어머니기도 한 이옥선님이 쓴 산문인데 편안하면서도 유쾌하고 그 안에 담긴 통찰이 있는 글이라 공감하면서 술술 읽어버렸다.


<미오기전>은 서평 잘 쓰기로 워낙 유명한 김미옥 작가에 대해 잘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카리스마가 엄청난 것 같다. 게다가 문대통령도 이 책을 읽고 추천하셔서 더 인기가 많아졌다. 개인적으로 이유출판 대표이신 유정미 교수님과 책모임을 오래 해와서 더 애착이 가는 책이다.



   외국 작가로는 사노 요코를 빼놓을 수 없다. 쿨내 진동하는 그녀의 글은 아픔과 고통도 유머로 승화시키며 때로는 귀엽기까지 하다. 인생을 이런 태도로 살 수 있다는 건 진짜 대단하다.


 배우들 중에도 멋진 어른들이 있다. 젊고 이쁜 시절 팽팽하던 피부는 점점 주름이 지고 노화를 맞이할 수 밖에 없다. 과하게 나이를 거스르려는 몸부림은 추하게 보이기도 하는데 오히려 나이들수록 더 근사한 여배우들이 있다.


 문숙은 아름다운 외모임에도 건강하고 소박한 섭식과 잘 꾸미지 않는 자연주의를 추구하는 의외성을 보여주었고, 윤여정 배우는 자기 주관이 뚜렷한 시원시원한 소신 발언으로 인생의 지혜를 전한다. 김혜자 배우는 다정하고 인정넘치는 따듯한 어른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스타일이 남다른 할머니들도 있다. '밀라 논나'로 알려진 장명숙님은 패셔너블함으로 유명하고 허은순님은 인스타로 자주 보고 있는데 '신인류'를 주장하는 그녀의 소신답게 독특한 스타일과 면모를 보여준다. 다들 겪어온 산전수전공중전의 내공과 자기만의 철학을 잘 만들어온 것이 느껴진다.


 그래서 나는 이런 할머니가 되고 싶다. 건강하고 활력있는 모습, 좋은 어른의 지혜, 깊은 생각과 철학, 자기만의 스타일을 갖춘  할머니.


 잘 나이들어 가는 것.

내 버킷리스트 상위목록에 올려둔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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