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높고 내가 살찌던 가을이 가고 본격적으로 지방이 쌓이는 계절, 겨울이 오고 있다. 겨울엔 우리의 입맛을 자극하는 고칼로리의 맛난 간식이 왜이리 많은건지 유혹에 빠지기 십상이다.
붕세권이라는 말이 생겨날 만큼 그 맛과 추억이 이어지는 붕어빵과 호떡부터 시작해서 호빵과 만두, 군고구마에 귤까지 하루종일 간식으로 배를 채울 수 있다. 어묵과 떡볶이는 뭐 일년내내 먹어주는 기본값이지.
나는 한여름에 태어나서 더위보다 추위가 더 싫다. 이불밖은 위험하니까 활동량을 최소화하는데 먹고 덜 움직이면서 노곤노곤해지는 전기장판위에 드러누워 책읽으며 느끼는 행복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인간의 유전인자에 새겨진 지방 축적 시스템은 겨울에 셀룰라이트층을 어찌나 두껍게 잘 만들어내는지 아주 무서울 지경이다.
바프 촬영을 위한 다이어트와 대회때 최저 체중으로 감량한 이후에 지금은 거의 10키로가 불어있는 상태다. 식단을 안하니까 운동을 한다고 해도 지방에 덮힌 근육이 보이지 않고, 몸이 무거우니까 유산소도 너무 하기 싫어서 최소한만 겨우겨우 하고 온다.
운동녀들 단톡방에 매일 경쟁하듯이 올라오는 운동량 수치와 바디체크 인증 사진을 보고 있으면 내 자신이 참 초라하게 느껴진다. 그녀들은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기고 있고나는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알기 때문이다.
사십 대 중반이 되니 감량이 더 힘들어진다. 정말 적게 먹고 진짜 많이 운동해야 조금씩 변하는 수준이라 속이 터질 지경이다. 운동보다 더 중요한 게 식단 조절이라는 건 이제 상식이 되었다.그런데 몇 번 해보니까 그게 너무 힘든 과정인걸 알기 때문에, 아니까 더 하기가 싫다. 먹는 즐거움은 순식간이고 입에 들어오는 그 달콤함의 중독을 포기하지 못한다. 추워지니까 커피마저도 달달한게 더욱 땡기는 계절이 오고 있다.
헬스장에서 거울을 볼때마다 곤란한 내 눈바디. 체중을 좀 빼긴 빼야하는데...독한 마음을 먹고 몸을 움직여야 하는데 손가락을 움직여 또 뭘 자꾸 산다. 식단용 도시락, 샐러드용 야채(물가가 올라서 무지 비싸다. 특히 방토 가격 ㅠㅠ ), 닭가슴살, 아침 공복 운동을 위한 방탄 커피(버터 커피), 부스터 역할을 해주는 에너지 음료, 혈당 스파이크를 막아준다는 땅콩 버터, 소화 효소 등등 좋다는 것을 마구 사고나면 순식간에 지출액이 엄청나게 늘어 있다. 이러니 싼 음식 먹고 찌운 살,비싼 돈 들여 뺀다는 말이 나오지.
저탄고지, 간헐적 단식, 키토제닉, 카니보어 등 온갖 다양한 식이요법이 유행하고 있다. 개인적인 성공담과 드라마틱한 비포 애프터 사진을 보면 다 따라해보고 싶어진다. 그러나 내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지속가능성"이다. 무리가 되어서는 안되고 금방 지치면 중단하게 되기 때문에 주의 하려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외모로 인해 일희일비 하지말고 나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기, 자존감 무너지지 않기. 잊지 말것.
이제 다이어트는 평생 숙제다. 신체 리듬상 기초대사량과 소화력이 떨어지니 그럴 수밖에 없다. 그러니 운동도 식단도 다 할만한 수준, 지속가능한 수준에서 해야 꾸준히 실행이된다. 건강하고 활기찬 노년을 위해 지금부터 노력해야 한다. 내 몸에 맞는 적정한 음식 섭취량과 에너지 소비량을 잘 파악해나가면서 먹고 운동하며 그렇게 살아가리.